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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흔넷에 우생순 완성을, '거미손' 오영란의 아름다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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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마흔넷에 우생순 완성을, '거미손' 오영란의 아름다운 도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3.31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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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8년만의 복귀…후배들 이끌고 리우서 첫 금메달 조준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5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시작으로 총 4번의 올림픽에 나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며 한국 핸드볼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올림픽에 도전한 골키퍼 오영란(44·인천시청)의 이야기다. 그는 모든 종목을 통틀어 역대 올림픽 여자 국가대표 중 최고령이기도 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의 주역인 ‘우생순’으로 유명한 오영란이 올림픽 무대에서 또 한 번 기적을 꿈꾼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올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8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스무 살 넘게 나이 차가 나는 후배들과 리우의 영광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오영란이 8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 자신의 5번째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자신이 출전하지 않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은 여자 핸드볼이기에 반드시 메달을 따야겠다는 열망이 강하다. 아직도 리그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오영란이기에 세계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 여전히 뛰어난 기량, 실력으로 임영철호 복귀

오영란은 핸드볼리그에서 골키퍼 1, 2위를 다툴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방어율 38.87%, 세이브 152개를 기록하며 각각 리그 3위를 달리는 중이다. 여전히 위력적인 ‘거미손’의 면모를 과시했다.

오영란이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인천시청의 성적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승점 17로 3위를 달리며 원더풀삼척, 서울시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미 4번의 올림픽을 치른 베테랑을 대표팀에 부르는 것이 선수층이 얇은 여자 핸드볼의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오영란이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며 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임영철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임영철 여자 대표팀 감독은 대한핸드볼협회를 통해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오영란을 다시 불렀다. 신구조화가 잘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28일부터 포항에서 시작된 해병대 극기훈련에서 보트를 드는 도중 선두에서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는 오영란(오른쪽).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 가시밭길 예상되는 본선무대, 정신력 무장해 '유종의 미' 장식한다

오영란을 포함한 여자 핸드볼 대표팀 24명은 지난 22일 태릉선수촌에 소집돼 1차 강화훈련에 들어갔다.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에 출전해 전승으로 본선 진출 티켓을 따낸 대표팀은 1차 목표인 올림픽 4강 진출을 위해 일주일간 구슬땀을 흘렸다.

한국 단체 구기종목 최다인 9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기쁨도 잠시. 대표팀은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 12개국 중 무려 8개국이 핸드볼 강호로 불리는 유럽 국가로 구성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네덜란드, 루마니아, 몬테네그로, 스웨덴, 러시아, 프랑스 등 유럽 강호들이 본선행을 확정지은 것. 이들과 만날 확률이 높기에 더 많은 훈련과 정신무장이 요구됐다.

이에 대표팀은 28일부터 경북 포항 해병대 교육단에 입소, 맞춤형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새달 1일까지 진행되는 해병대 극기훈련을 통해 정신력을 최고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차가운 물에 들어가고 무거운 고무 보트를 옮기는 등 후배들과 함께 모든 훈련을 받은 오영란은 MBC와 해병대 현장 인터뷰를 통해 “언니로서 많이 이끌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따는 게 소원이다”라고 간절한 바람을 표현했다.

선수생활 마지막 올림픽을 앞둔 오영란의 매서운 눈빛이 약속의 땅 리우를 향하고 있다.

▲ 마지막 올림픽을 앞둔 오영란은 "언니로서 이끌어주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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