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5:00 (금)
피겨여왕이 탄생하기까지... 김연아를 만든 사람들
상태바
피겨여왕이 탄생하기까지... 김연아를 만든 사람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2.21 05: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디오스! 김연아] 류종현·신혜숙 코치, 어머니 박미희씨 등 헌신 어우려져 이룬 작품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유럽의 견제와 러시아의 홈 텃세 속에서도 올림픽 2대회 연속 메달의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김연아의 노력은 추앙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지금의 작품은 결코 김연아 혼자만의 것은 아니었다. 오늘의 여왕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이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다. '피겨여왕' 김연아를 만든 이들을 소개한다.

◆ 김연아 피겨인생의 시작과 끝, 류종현 코치(1997년~2000년, 2012년~현재)

김연아의 연기를 링크 옆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이가 있다. 류종현 코치(46)는 김연아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발견해 선수의 길로 이끈 인물이다.

류코치는 김연아가 7살 때 처음 피겨 강습을 받으러 과천 아이스링크를 방문했을 때 재능을 알아보고 피겨선수를 권유했다. 이후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가장 긴 기간을 동고동락한 지도자다.

시니어 데뷔 후 브라이언 오서(캐나다), 피터 오피가드(미국) 등 주로 외국인 코치와 함께 기량을 다듬던 김연아는 자신의 피겨 인생 마지막 여정을 피겨의 길로 인도한 류종현 코치에게 맡기기로 했다.

지난 2012년 신혜숙 코치와 함께 김연아와 재회한 류 코치는 “김연아는 이미 완성된 선수”라며 결코 자신의 역할을 내세우지 않는다. 묵묵히 뒤에서 김연아를 지도할 뿐이다.

◆ 점프 기술은 그로부터, 신혜숙 코치(2000년~2003년, 2012년~현재)

김연아가 올림픽 2연패를 하는 그 순간, 류 코치 외에 신혜숙 코치(57)도 함께 했다. 신 코치는 김연아가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00년에 그를 처음 만났다. 김연아를 자세하게 관찰했던 신 코치는 김연아가 피겨와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재능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신혜숙 코치는 1세대 피겨선수로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84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방상아, 김세열, 지현정, 최지은, 김나영, 김연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제자들을 지도했다.

김연아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약 2년 반 동안 신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당시 김연아는 1년 반 만에 트리플 점프 5가지를 마스터할 만큼 재능이 남달랐다. 신 코치는 김연아에게 처음으로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플립 점프를 가르쳤다. 지금의 김연아 점프의 기초를 가르친 주인공이다.

◆ 김연아의 모든 것, 어머니 박미희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55·올댓스포츠 대표이사)씨의 공헌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다. 김연아의 우승 때마다 언급되는 박씨는 이제 자녀교육에 관한 책(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까지 낼만큼 유명해졌다.

박씨는 김연아가 스케이트에 소질이 있어 보이자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최소한의 가계 지출만 남기고 김연아의 스케이팅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피겨스케이팅의 기본적인 기술인 점프, 착지, 스핀은 물론이고 딸의 잦은 부상으로 인해 물리치료까지 공부하며 준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쌓았다. 많은 것을 포기했다. 개인 시간은 없었다. 오로지 딸에게 올인하는 삶을 살았다.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하루 16시간동안 훈련을 지켜봤다.

또한 국제 무대 활동을 위해 어렸을 때부터 차에 태우고 훈련장을 오가는 시간에 딸이 하루 3~4시간씩 영어 테이프를 듣도록 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과정에서의 보여준 김연아의 유창한 영어 실력도 어머니 박미희씨의 작품인 것이다.

◆ 찰떡궁합,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2006년~현재)

데이비드 윌슨(48·캐나다)은 탁월한 안무가다. 탄성을 자아내는 아름답고 독창적인 안무들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세계 최고의 안무 프로그램과 김연아의 독보적인 연기력이 더해지자 한 편의 예술작품이 탄생했다.

2006년 쇼트프로그램 ‘록산느의 탱고’와 프리스케이팅 ‘종달새의 비상’서부터 시작된 둘의 인연은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프로그램인 ‘제임스 본드 메들리’,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에 이어 이번 올림픽까지 이어졌다.

벌써 7년째 ‘피겨 퀸’과 희로애락을 함께 한 윌슨은 김연아가 이번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와 ‘아디오스 노니노’에 대해 “오직 김연아만이 해낼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곡을 연기로 표현해 낼 선수는 김연아 뿐”이었다고 밝혔다.

▲ [사진=스포츠Q 박상현 기자] 결별 과정에서 애증 관계가 됐지만 김연아가 세계적인 피겨 선수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 브라이언 오서 코치.

◆ 결별은 아쉬웠지만... 브라이언 오서(2007년~2010년)

이번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우승하며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군 하뉴 유즈루(20)의 뒤엔 익숙한 이름이 있다. 지난 2010년 김연아와 결별한 브라이언 오서(53·캐나다)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코치로 금메달을 땄던 오서는 이번엔 일본에서 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코치가 됐다.

결별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지만 김연아에게 브라이언 오서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오서를 만나기 전 단순한 ‘스케이터’였던 김연아는 오서를 만난 후 연기력이 급성장하며 ‘예술가’로 거듭났다. 오서를 만나기 전 훈련과정이 힘들기만 했던 김연아는 그와 훈련하며 '행복한 스케이터'로 변신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까지 김연아의 전담 코치였던 오서는 김연아를 세계 최고로 만들었다. 그랑프리 파이널 3회우승과 세계선수권 1회 우승, 그리고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감격을 함께 누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