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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대형-박해민-박동원-이천웅, KBO리그 '신기한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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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대형-박해민-박동원-이천웅, KBO리그 '신기한 남자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4.07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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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안 좋아진 이대형-병살타 선두 박해민, 박동원 타점-이천웅 타격 1위 기염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KBO리그가 개막한지 일주일이 흘렀다. 만우절 닻을 올린 2016 프로야구는 전승이나 전패 팀 없는 평준화로 겨우내 손꼽아 명승부를 기다린 팬들의 흥미를 충족시키고 있다.

팀별로 많게는 5경기, 적게는 3경기를 치렀으니 아직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개인기록 1위에 자리한 선수들의 면면이 특이해 더욱 눈길을 끈다. 통산 기록만 놓고 보면, 그동안의 스타일을 본다면 이해하기 힘든 지표들이 수두룩하다.

이래서 야구가 재밌다. 믿을 수 없는 부문별 1위, 신기한 사나이들을 짚어본다.

▲ 이대형이 달라졌다. 안타는 단 하나밖에 때려내지 못했지만 볼넷을 9개나 골라내며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 ‘볼넷 1위’ kt 이대형, 안타 좀 못치면 어때 

‘꽃미남’ 이대형(33·kt 위즈)의 시즌 타율은 0.071. 안타는 수원 홈 개막전인 지난 5일 때려낸 하나가 전부다. 그런데 출루율이 0.435다. 볼넷이 9개로 전체 1위다. 통산 출루율이 0.335인 이대형은 지난해 140경기에서 53볼넷을 골랐다. 경기당 평균 0.38개던 볼넷이 급격히 증가했다.

서른줄에 접어들더니 야구가 늘고 있다. 안타가 좀 적으면 어떤가. ‘슈퍼소닉’의 출루만으로도 투수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2년 연속 타율 0.300(0.323, 0.302), 출루율 0.370(0.372, 0.370) 이상에 빛나는 그가 선구안을 제대로 장착했으니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이대형의 출루가 늘었다는 것은 곧 도루왕 판도가 요동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건창(넥센), 박해민, 김상수(이상 삼성), 정수빈(두산) 등 싱싱한 20대들과 ‘1등 대도’ 타이틀을 놓고 진검승부를 펼칠 이대형에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 이유다.

▲ 발이 빠른 박해민은 의외로 병살타와 도루 실패 부문에서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람보르미니’ 삼성 박해민, 병살타-도루실패 1위라니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박해민을 ‘람보르미니’라 부른다. 단거리 육상선수를 떠올리게 하는 주력이 이탈리아 명품차인 람보르기니를 연상시키기에 나온 별명이다. 장타력은 떨어져도 주루, 수비만으로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독보적인 캐릭터다.

그런데 박해민이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병살타를 2개씩이나 기록해 이 부문 공동 1위에 자리해 있다. 지난 2년간 263경기에서 단 12개의 병살타만 기록했던 그였는데 말이다. 어지간해선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는 그가 내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빠른 땅볼을 때려버린 까닭이다.

도루 실패도 2개로 공동 선두다. 263경기에서 단 16차례의 쓴맛만 봤던 박해민이, 모든 전문가들이 ‘도루왕 0순위’라 입을 모았던 그 박해민이 4경기째 베이스를 훔치지 못한 채 2번이나 체면을 구겼다. 다른 팀들의 대응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의미 아닐까. 이래서 ‘프로’야구인가보다.

◆ 넥센 안방마님 박동원, 타점 1위 기염 

타점 1위는 에릭 테임즈(NC), 최형우(삼성)도 아닌 박동원(넥센)이다. 지난해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연달아 홈런을 때려 야구계를 놀라게 만들긴 했지만 이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다. 득점권 타율이 5할이니 하위타순에서 그를 만나는 투수들이 갑갑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박병호, 유한준을 잃었음에도 염경엽 감독은 김하성, 고종욱과 함께 박동원을 언급하며 “셋이 온전히 자리를 잡아준다면 타선은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적이 있다. 매년 커리어하이를 경신해왔던 박동원이 초반부터 염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는 것이다.

타점 2위가 김연훈(kt)이란 사실도 흥미롭다. 개막전에서 친정팀 에이스 김광현(SK)의 공을 밀어 담장을 넘겨버리더니 6타점으로 박동원의 뒤를 부지런히 쫓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 중인 앤디 마르테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맹활약이다.

▲ 이천웅은 개막 이후 3경기에서 7안타를 때려내며 타격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개막전 임팩트’ 타격 1위 LG 이천웅 

개막전인 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홈런을 포함한 3안타로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 이천웅(LG)은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벌이며 타격 선두에 자리해 있다. 타율이 0.583이며 최다안타는 7개로 공동 3위다. 1위 정근우(9개)보다 1경기를 덜 치렀으니 경기당 안타수는 1위다.

2011년 트윈스의 육성선수로 입단, 3년간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그는 경찰청 입대 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2014년 타율 0.385로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격왕에 오르더니 이듬해에도 0.373의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전역과 동시에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이런 페이스라면 장종훈, 박경완, 김상현, 김현수, 서건창으로 이어지는 ‘연습생 신화’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다. LG 세대교체의 핵심으로 급부상한 만큼 출전 기회는 당분간 보장될 것이 확실시 된다. 이천웅이 맹타 행진을 얼마나 이어갈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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