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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11K 완벽투, 넥센 트라우마까지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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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11K 완벽투, 넥센 트라우마까지 지웠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4.09 0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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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양의지 완벽 리드 힘입어 6⅓이닝 2실점 시즌 2승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니느님'.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수식하기에 이보다 좋은 말이 있을까. 니퍼트가 입이 떡 벌어지는 피칭으로 '역대 최고 외인'의 자격을 증명했다.

니퍼트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해 5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주고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 호투, 두산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1일 삼성과 원정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고 1실점하며 승리 투수가 됐던 니퍼트는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19가 됐다.

◆ KKK… 개인 최다 11K 타이 기록, 니퍼트의 인생 피칭

이날 니퍼트는 3회초 2사까지 완벽했다. 3회초 볼넷과 도루, 폭투로 인해 1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니퍼트는 경기를 마친 후 "포수 양의지가 리드를 잘해줬고 수비수 도움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삼진을 11개나 잡은 것도 모두 양의지의 덕"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니퍼트가 워낙 잘 던졌다. 3회초 2사까지 잡아낸 8개의 아웃 카운트 가운데 1회초 도루 시도로 아웃된 이택근을 제외하고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2회초에는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민성과 채태인, 박동원이 모두 넋 놓고 공을 바라보다가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김민성과 박동원을 상대로는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치는 공, 좌타자 채태인을 상대로는 몸쪽에 바짝 붙는 공을 던졌다. 채태인이 엉덩이를 뒤로 뺄 정도로 도저히 손 쓸수 없는 공이었다.

빠른 공 구위도 워낙 좋았다. 최고 시속이 154㎞까지 나왔다. 제구까지 되니 다른 공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107개의 투구 중 63개를 직구로 던졌다. 대니 돈에게 초구 홈런을 맞았지만 니퍼트의 실투이기 보다는 워낙 잘 때렸다. 7회초 1사까지 11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한 경기에서 11개의 삼진을 잡아낸 것은 역대 개인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이다. 2013년 5월 10일 잠실 NC전, 2015년 10월 2일 광주 KIA전 이어 3번째다. 두산으로 범위를 넓혀도 다니엘 리오스와 게리 레스에 이어 외국인 선수 최다 타이기록이다.

◆ 지난해 부진-넥센 트라우마 모두 날린 귀중한 1승

니퍼트의 이날 승리는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니퍼트는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정규리그에서는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에 그쳤다. 두산은 사실상 니퍼트가 없는 상황에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포스트시즌 활야에도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에게 확신을 갖지 못했다. 1981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와 잦은 부상 때문에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니퍼트가 다시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준 것은 김태형 감독은 물론 니퍼트에게도 고무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니퍼트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확실한 믿음을 보이지 못했던 김 감독의 마음까지 완전히 돌려놨다.

니퍼트 역시 "여느 1승과 다름없는 귀중한 1승"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니퍼트는 이날 전까지 넥센을 상대로 5연패 중이었다.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지난 시즌(3경기 평균자책점 9.72)을 제외하더라도 니퍼트는 2013년(2경기 11.91)과 2014년(2경기 8.25)에도 넥센만 만나면 작아졌다.

▲ 니퍼트(오른쪽)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 투수 유희관의 뒤를 이어 경기를 책임지러 마운드에 올라서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이날 승리로 니퍼트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개막 이후 2연승이자 지난해 부진을 완전히 떨쳐버렸다. 이와 함께 2012년 6월 19일 잠실 경기 이후 무려 1389일 만에 넥센을 상대로 승리했다.

두산은 지난해 30승을 합작한 토종 왼손 듀오 유희관(18승)과 장원준(12승)이 건재하다. 그리고 올 시즌 새로 합류한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지난 6일 KBO리그 데뷔전에서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니퍼트까지 2경기 연속 믿음직한 투구를 펼치며 리그 최강 4명의 선발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5선발이 아직 풀리지 않은 고민이지만 4명의 선발이 이렇게만 활약해 준다면 지난해 영광을 재현하는 것도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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