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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무용수들의 잇따른 '커밍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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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무용수들의 잇따른 '커밍아웃'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8.1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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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엄격한 클래식의 벽장에 갇혀 있던 발레 무용수들의 '커밍아웃(Coming out of the closet)'이 잇따르고 있다.

케이블채널 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 시즌 2 최종 본선에 진출한 블루아이의 윤전일은 국립발레단 주역 무용수로 3년 동안 활약했으며 루마니아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를 역임했다. 아깝게 본선 무대 직전에 탈락했으나 강효형 역시 국립발레단 정식 단원(솔리스트)이다. 두 사람은 예선 무대에서부터 깔끔한 도약과 회전, 폴드브라(팔동작)와 서정성 짙은 마임 등 정통 발레동작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즌1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 출신 발레리노 김명규가 맹활약을 펼쳤다.

▲ '댄싱9'의 윤전일

이들의 합류로 인해 '댄싱9'이 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으로써 풍성함과 깊이,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갖출 수 있게 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윤전일 정도되는 레벨의 발레리노는 현대무용, 댄스스포츠, 스트리트 댄스까지 무리없이 소화할 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데다 발레리나와의 파트너십이 몸에 배 리프팅 등 고난도 동작과 호흡이 중요시되는 커플댄스에서 빛을 발한다.

댄스 프로그램에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국립발레단의 코르 드 발레(군무) 단원인 최지인(26)이 오는 16일부터 방송되는 온스타일의 모델 서바이벌 프로그램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GUYS&GIRLS’(이하 ‘도수코 가이즈앤걸스’)’에 출전해 눈길을 끈다.

시즌 최초로 남자 모델들이 합류하는 '도수코 가이즈앤걸스’에 도전장을 내민 최지인은 신장 176.5cm에 발레로 다져진 아름다운 보디라인으로 모델로서 손색없는 신체 조건을 지녔다. 뿐만 아니라 커다란 눈망울, 깨끗한 피부로 눈길을 끈다. 그는 “모델과 무용수 둘 다 놓칠 수 없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 '도수코 가이즈앤걸스'의 최지인

'도수코 가이즈앤걸스' 제작진은 "지난 시즌 발레를 전공한 임현주와 황현주가 출전한 바 있는데 이들은 발레 전공자 특유의 매혹적인 보디라인으로 만들어지는 포즈, 뛰어난 감정표현에서 나오는 표정연기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소속 단체와 스스로 부여한 엄격한 규율을 바탕으로 발레 공연을 통해서만 관객을 만나던 발레 무용수들이 이렇듯 대중매체 등에 얼굴을 내미는 현상이 확산하는 이유는 무얼까. 젊은 발레리나, 발레리노들의 의식 변화 및 발레단체의 획기적인 입장 선회에서 기인한다.

전반적으로 요즘 무용수들은 발레뿐만 아니라 모던발레, 타 장르와의 콜라보레이션(협동무대)에 관심이 많다. 다양한 문화세례를 받으며 성장한 신세대답게 무용, 영화, 음악, 광고 등 예술에 대한 관심의 폭이 과거와 달리 무척 넓어졌다. 발레단 역시 무용수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질 경우 발레 공연으로까지 이어진다는 판단 아래 소속 단원들의 대외 활동을 적극 밀어주는 분위기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수려한 외모와 탄탄한 실력으로 아이돌 스타 못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며 '발레돌'로 불리는 발레리노 이현준, 이승현의 국내외 팬미팅을 마련해주고 있으며 국립발레단의 발레리나 김리회와 발레리노 이동훈은 유명 청바지 브랜드의 광고를 촬영하기도 했다.

▲ '댄싱9'의 강효형

국립발레단 홍보팀의 오유선씨는 "단장님과 지도위원들의 합의 하에 결정이 이뤄지지만 발레단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제한을 가하진 않는다. 다른 분야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킨다면 이는 곧 발레단의 자산이 되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역시 "지난 연말 '댄싱9' 시즌1 참가자인 현대무용수 이선태씨와 합동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이때 몰려든 팬들이 이후 내가 출연한 발레 공연에도 관객으로 오더라. 좋아하는 무용수를 통해 어렵게 여겨지던 발레작품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니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수석무용수로 오랫동안 활약해온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이 국립발레단 단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런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다. 단장 스스로 그간의 유명 발레단 단장이 시도하지 않던 파격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MBC 예능프로 '라디오스타'에 여배우 김성령, 가수 백지영과 함께 출연해 유머와 입담을 과시하기까지 했다.

▲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강수진(왼쪽)[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댄싱9'에 출연했던 강효형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단장님께서 내 개인적인 꿈을 밀어주신 것"이라며 강 단장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낸 바 있다.

2000년대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던 당시 김주원(현 유니버설발레단 객원 수석 무용수)은 잡지 화보촬영과 댄스 뮤지컬 출연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로서는 무척이나 '튀는' 행보였다. 시간이 흘러 2014년 현재, 김주원의 후배들은 '벽장을 뚫고 나와' 더욱 왕성한 대외 활동으로 발레의 대중화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

윤전일의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후배이자 유니버설발레단 단원인 발레리노 김태석은 "다양한 댄스를 경험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전일이 형의 모습이 멋져 보인다. 다른 장르의 춤까지 소화하려고 노력하는 형의 모습에서 나 역시 무용수로서 자극을 얻는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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