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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생각] 신성장 동력 찾는 지자체, '스포츠도시'에서 답 찾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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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생각] 신성장 동력 찾는 지자체, '스포츠도시'에서 답 찾으려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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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현재 한국 스포츠의 2대 화두를 든다고 한다면 '통합'과 '산업'이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모두 관장하는 통합 대한체육회가 출범했으며 정부는 스포츠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스포츠 도시'를 지향하며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종합운동장, 종합체육관 등 각종 스포츠 시설들은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재정난을 부추기는 요인이었지만 지금은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구난방식으로 스포츠 도시를 표방하는 지자체가 난립한 것도 사실이다. 아무런 준비나 명확한 지향점이 없이 시작하는 지자체가 중간에 좌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포츠 시설에 대한 명확한 사용 계획과 이에 따른 정책이 뒷받침되어야만 스포츠 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 고양시는 일찌감치 스포츠의 부가가치에 주목하며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함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2군팀인 고양 다이노스, K리그 챌린지 고양 자이크로 FC 등을 유치했다. 고양시는 지역 주민들에게 프로 스포츠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며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고양 오리온과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경기. [사진=고양시 제공]

◆ 프로팀 유치부터 스포츠 관광산업까지, 고양시의 '토털 패키지'

고양시는 2010년부터 스포츠의 부가가치에 주목했다. 해외 사례를 보면서 프로스포츠구단이나 국제대회 개최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스포츠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고양시는 2008년 고양 어울림누리빙상장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을 통해 국제대회 개최를 통한 효과를 경험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포츠산업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2011년 경기도 전국체전을 유치한 고양시는 고양종합운동장과 고양체육관을 중심으로 한 '고양 스포츠타운'을 2000년부터 건설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후 활용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었다.

고양시는 프로스포츠팀 연고 이전을 통해 길을 뚫었다. 때마침 연고 이전을 계획하던 프로농구팀 오리온을 유치했다. 또 지금은 사라졌지만 고양 원더스 독립야구단 창단도 이끌어냈다. 고양 원더스가 사용하던 경기장은 지금 NC 2군팀인 고양 다이노스가 사용하고 있다. K리그 챌린지 팀인 고양 자이크로 FC(당시 고양 Hi FC)의 연고이전도 성사시켜 프로 3개 종목이 고양시에 둥지를 틀게 됐다.

고양시는 단순히 프로스포츠팀 유치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몇몇 지자체를 보면 프로스포츠팀을 유치해놓고 경기장 사용료를 과도하게 받거나 지원을 해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고양시는 예산을 투입해 연고팀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교육문화국 산하 체육진흥과에는 스포츠 언론계 출신 체육정책 주무관을 둬 스포츠마케팅은 물론 프로스포츠팀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는 "연고 프로팀은 고급 스포츠 관람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유관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된다. 이에 따라 구단들과 지역 기업체가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공동마케팅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며 "또 연고팀 홍보를 비롯해 시설 개선 등에 대한 예산도 별도로 편성해 적극 지원했다. 또 시설 사용료 감면도 30%에서 50%로 올려 연고 프로팀이 절감한 예산을 마케팅 비용으로 재투자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 고양시는 전국체전을 치르기 위해 건설한 고양종합경기장과 고양체육관 등 고양스포츠타운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K리그 챌린지 고양 자이크로FC,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2군 팀인 고양 다이노스 유치를 통해 프로스포츠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앞장서고자 했다. [사진=고양시 제공]

이와 함께 각종 대회 유치에도 적극적이었다. 고양종합경기장에서는 유난히 한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 또는 올림픽대표팀의 평가전이 많이 열린다. 지난달에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이 알제리와 평가전을 치르기도 했다. 대표팀트레이닝센터가 위치한 파주에서 가깝다는 지역적인 유리함도 고양이 축구대표팀 평가전과 A매치를 자주 열 수 있는 경쟁력이 있어 가능했다.

또 고양 어울림누리빙상장에서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 파이널이나 전국피겨선수권, 아이스하키 경기 등이 열리기도 해 목동과 함께 새로운 '빙상 메카'로 자리잡았다.

프로 연고팀 유치를 통해 볼거리를 제공했다면 그 다음은 다양한 산업과 접목하는 것이 중요했다. 고양시는 스포테인먼트에 주목했다. 고양시는 고양-한스타 연예인농구대회를 열어 스포츠와 한류스타라는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했다. 한류스타가 직접 농구 경기를 연다는데 주목한 중국 관광객들이 500여명이나 직접 고양시를 찾기도 했다. 관광객들이 한류스타들의 농구 경기만 본 것이 아니라 관광시설과 쇼핑시설을 찾아 적지 않은 지출을 했음은 물론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스포츠산업을 이벤트 유치와 동일하게 생각하는 틀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1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스포츠산업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스포츠 시설 확충은 물론이고 지역의 문화적 요소와 관광지, 유명 특산물 쇼핑 등을 연결하는 새로운 산업의 탄생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스포츠를 통해 너무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직접 실천했다. 스포츠산업이 다른 산업과 접목될 경우 무궁무진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을 고양시가 그대로 보여줬다.

▲ 고양시는 프로스포츠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스포츠 융복합산업 활성화 등에 앞장서며 지난해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고양시는 프로스포츠팀 적극 지원을 통해 시민들이 언제라도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프로농구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성남 분당과 함께 대표적인 '베드 타운'이었던 고양 일산을 변화시켰다. 굳이 서울 등 대도시로 나가지 않아도 프로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주민들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까지 이끌어냈다. 지난달 고양 오리온이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는 더욱 극대화됐다.

또 고양시는 스포츠를 문화, 관광과 엮어 스포츠융복합사업 활성화를 이끌어냈다. 고양 킨텍스에서는 스포츠산업 관련 전시회를 열어 스포츠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고양시 관계자는 "지난 3년 동안 국제대회 10개, 국내대회 29개 등 모두 39개의 스포츠 행사를 열어 부가가치 400억 원, 산업유발 효과 700억 원을 올렸을 뿐 아니라 스포츠 시설을 확충해 국내외 대형공연 319건을 유치해 119억 원의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고양시는 이렇게 얻어낸 수익을 고스란히 생활체육에 투자하고 있다. 고양 스포츠타운은 대형 스포츠 행사 유치는 물론 주민들의 생활체육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고양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고양 스포츠타운에서 생활체육을 즐긴 인구가 238만9000명으로 2011년 73만5000명에 4배 넘게 늘었다. 고령인구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체육 교실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고양시는 스포츠가 무궁무진한 부가가치를 갖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엘리트체육은 물론이고 생활체육까지 모두 잡는 '토털 패키지'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고양시는 지금도 스포츠와 지역의 특성, 장점을 연결해 어떻게 경제적 효과로 창출해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또 얻어낸 수익은 그대로 생활체육에 투자하면서 고양 스포츠타운이 생활체육의 메카로 자리하고 있다. 고양시의 '토털 패키지'를 주목하는 이유다.

▲ 고양시는 지난달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을 유치하는 등 각종 스포츠 행사를 적극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 온천상품에 착안한 아산시, 국내 유일무이한 스포츠 의료도시 발전 가능성

고양시는 비록 기초자치단체이긴 하지만 인구가 100만이 넘는 대도시다. 그렇다면 스포츠산업 정책은 대도시만 가능한 것일까. 소도시도 할 수 있다. 풍부한 관광자원과 연계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2014년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지자체 부문에서 수상한 아산시가 좋은 예다.

아산시는 올해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한다. 아산시는 이를 위해 충남 유일의 동하계 복합체육시설인 이순신체육관과 함께 이순신종합운동장을 두고 있다.

최근 아산시는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연고지 유치에 성공했다. 아산시는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가 서울로 복귀한 이후 이순신체육관의 활용을 위해 우리은행을 연고팀으로 받아들였다. 아산시는 시설사용료를 전액 면제해주는 등 프로스포츠팀이 손쉽게 연고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산시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드물게 체육행정 전담부서를 설치해 스포츠 마케팅 민간 경력자를 채용, 각종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우리카드를 통해 중소도시에서도 프로스포츠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했다. 우리카드와 인연이 이어져 우리은행 농구단을 유치, 겨울에 여자프로농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아산시는 스포츠 문화공연이 관광 상품으로서 성공 가능성을 일찌감치 확인했다. 지난해 이순신 빙상장에서 개최한 볼쇼이 아이스쇼는 다양한 이벤트를 관광 상품과 연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아산시도 이순신체육관을 활용하기 위해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에 홈 코트를 제공했다. 우리카드는 서울로 떠났지만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을 다시 유치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프로스포츠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아산시 제공]

아산시 관계자는 "볼쇼이 아이스쇼를 기획, 추진한 결과 모두 5회 공연에서 객석점유율 99.9%를 기록하며 거의 모든 좌석을 채웠다"며 "아산시민은 물론이고 경기도와 전라도에서도 볼쇼이 아이스쇼를 보러오기도 했다. 앞으로 아산시는 스포츠 관광산업 육성에 대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다른 지자체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그러나 아산시는 온양온천, 도고온천, 아산온천을 활용한 관광상품과 연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다. 선수들이 온천을 하면서 운동재활을 하는 것에 주목해 온천을 활용한 스포츠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산시는 건립 예정 중인 장애인전용체육관 내에 운동처방실을 두고 장애인뿐 아니라 부상선수들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용수요가 증가한다면 부상선수들을 위한 운동처방과 재활시설을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산시가 이를 잘 활용한다면 국내에서 유일무이한 '스포츠 의료도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아산시는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산시가 스포츠 재활치료의 메카로 자리한다면 부상을 당한 선수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다. 아산시에는 의대를 갖고 있는 대학도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

▲ 아산시는 이순신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클러스터와 함께 온양, 도고, 아산온천 등 풍부한 온천을 바탕으로 한 스포츠 의료 재활 도시로 커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사진=아산시 제공]

◆ 구단 유치만 능사는 아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스포츠 도시가 돼야

지자체 가운데 프로스포츠팀을 연고로 하는 지역은 적지 않다. 수원시는 드물게 수원 삼성과 수원FC 등 K리그 두 팀을 보유하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더비가 벌어지는 기초지자체가 됐다.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의 출범으로 충주(충주 험멜), 안산(안산 무궁화), 안양(FC안양), 부천(부천FC) 등 기초지자체가 K리그 팀을 보유하고 있고 전주와 안양, 원주, 창원에도 프로농구팀이 있다.

또 구미에는 WK리그팀인 구미 스포츠토토와 V리그팀 구미 KB손해보험이 있고 인근 김천은 V리그 여자부팀인 경북김천 한국도로공사를 유치했다. 한국도로공사 본사가 성남에서 김천으로 옮긴 것과 함께 V리그 팀을 유치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에게 프로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수원시는 프로야구 kt 위즈를 비롯해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수원FC, V리그 수원 한국전력과 수원 현대건설까지 모두 다섯 팀의 연고지다. 특히 kt와 수원FC, 한국전력, 현대건설 등은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위치한 수원종합운동장과 야구장, 체육관을 사용한다.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날이면 일대는 시끌벅적해지고 유동인구가 많아진다.

지역 상인들도 "경기가 열리는 날만 되면 손님들이 저절로 늘어난다. kt가 창단되기 전만 하더라도 일대가 썰렁했었는데 이제는 주변 식당들도 많아졌다"고 즐거워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수원종합운동장과 kt 위즈 파크 등에서 자주 경기가 벌어지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이와 함께 지역주민들도 체육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 생활체육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수원시는 수원 삼성과 수원FC 등 K리그 클래식 두 팀을 비롯해 프로야구 kt 위즈, V리그 남자부 수원 한국전력과 수원 현대건설 등 프로팀의 연고지다. 그 결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의 경기를 즐기고 있는 관중들. [사진=스포츠Q(큐) DB]

하지만 인구가 10만이 넘지 못하는 군 지역 단위에서 프로스포츠팀 유치를 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인구가 적으면 관중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팀들이 좀처럼 가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군 단위 지역에서 스포츠팀을 유치한 지역도 충북 보은군(보은 상무)과 강원 화천군(화천 KSPO) 정도에 불과하다. WK리그의 팬들이 그리 많지 않아 스포츠팀을 유치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탓이다.

그래도 스포츠 도시로 적극적으로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소도시가 적지 않다. 경북 울진군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울진군은 해양관광개발계획에 마련된 '후포항 마리나시설조성사업'을 바탕으로 해양 스포츠의 메카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울진군은 '여름 한철'일 수밖에 없는 해양 스포츠에만 주력하지 않는다. 울진군은 경북도민체전을 치른 각종 운동장 시설을 바탕으로 전국에 있는 학교팀 또는 실업팀과 프로팀의 전지훈련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울진군도 아산시처럼 온천도시이기 때문에 온천과 관광, 전지훈련을 연계하는 스포츠 강소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경남 남해군도 이미 오래 전부터 전지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따뜻한 기후조건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대신 동계 전지훈련을 남해군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남해군도 울진군처럼 바다를 끼고 있어 해양 스포츠의 메카로도 발전하고 있다. 부곡온천이 있는 경남 창녕군도 2009년 159억7700만원을 들여 창녕스포츠파크를 개장, 동계전지훈련 유치 성과를 올리며 스포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도 스포츠 도시를 표방하는 지자체는 계속 탄생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스포츠 도시가 되겠다고 나선다면 경쟁력을 잃고 표류할 것이 뻔하다. 스포츠산업이 '미래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면 스포츠를 통해 얼마나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스포츠산업은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스포츠 도시가 탄생할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게 어떻게 콘셉트를 잡고 스포츠 도시로 발전할 것인지는 지자체의 몫에 달려 있다.

▲ 울진군은 해양관광개발계획에 마련된 '후포항 마리나시설조성사업'을 바탕으로 해양 스포츠의 메카로 발전하고 있다. [사진=울진군 제공]

◆ 스포츠산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어떻게 쓰느냐도 문제다

아직까지 스포츠산업을 통해 수익을 벌어들이는 지자체는 많지 않다. 스포츠산업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음에도 수익규모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5 스포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스포츠산업 사업체의 매출 규모는 전년도보다 늘어났음에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스포츠산업진흥법이 개정되면서 한국 스포츠시장도 재편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들이 생활체육과 프로스포츠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었지만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통해 지자체들이 스포츠 시설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게 됐다.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을 통해 경기장 부대시설을 구단이나 전문업체 등 제3자에게 맡길 수 있게 돼 팬들을 위한 상업시설을 유치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지자체들도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통한 수익모델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스포츠 사업을 통해 얻어낸 수익을 생활체육 발전을 위한 투자에 쓰인다면 이보다 더한 스포츠 복지도 없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이라는 '스포츠 통합시대'에도 부합한다.

아직까지 일반인들의 생활체육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모자라다. 시간을 쪼개거나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적지 않지만 운동 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스포츠산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선순환도 가능하다. 생활체육을 즐기면 엘리트체육에 대한 관심으로 확대될 수 있다. 프로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체육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증폭은 지자체와 프로스포츠팀의 수익성 증대에도 도움이 된다. 그 수익은 다시 생활체육에 재투자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스포츠도시에 대한 인식 부족도 곳곳에 눈에 띈다. 아직까지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지역체육의 자존심을 올려주는 것을 전부로 아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인식을 바로 잡아야 줘야 할 지역 언론조차 '체육 웅도' 표현을 쓰며 전국체전 성적이 곧 지역 스포츠 발전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 스포츠 도시를 지향하는 지자체들의 기본 정책은 사람에 맞춰져야 한다. 스포츠가 건강을 지키고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활동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 토대 속에서 정책을 맞춰야 한다. 사진은 아산 이순신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는 지역 주민들. [사진=아산시 제공]

궁극적으로 스포츠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전세계 스포츠는 '스포츠 활동 참가는 권리'라는 '스포츠 포 올(Sports for all)' 정책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한국 체육계 역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스포츠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엘리트스포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시대임에도 체육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어떻게 하면 금메달 하나를 더 따고 10위권 이내에 들 수 있는지를 더 연구한다. 올림픽 성적이 좋아져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들을 기쁘게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스포츠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활동이다.

스포츠의 중심은 바로 사람이다. 지자체들이 스포츠를 통해 윤택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출발점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연구한다면 스포츠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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