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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리틀야구, '월드챔피언' 일본 기타쓰나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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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리틀야구, '월드챔피언' 일본 기타쓰나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4.15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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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조직력 뛰어나, 캐치볼부터 다르다... 변화구 대처능력도 일품"

[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일본 수도 도쿄에서 건너왔던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디펜딩 챔피언 기타쓰나가 한국 리틀야구에 신선한 충격을 남기고 돌아갔다. 국내 현장 지도자들은 “야구에 욕심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기타쓰나 선수들을 보고 많은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리틀야구연맹이 지난 9,10일 주최한 2016 한·일 리틀야구 친선 교류시리즈에서 경기 남양주시, 서울 광진구, 경남 김해시, 서울 용산구가 기타쓰나와 한 차례씩 붙어 1승 3패를 기록했다. 남양주만이 14-5로 승리했을 뿐 광진구는 3-8, 김해시는 0-10, 용산구는 7-13으로 졌다.

▲ 감독들은 공통적으로 기타쓰나의 수비 기본기를 극찬했다. 낮은 자세, 푸트워크 등이다.

기타쓰나는 리틀야구 최고 권위 대회인 12세 이하(MAJOR)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3회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보여줬다. 눈앞에서 일본 최고 수준의 꿈나무들을 지켜본 감독들은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짜임새, 스피드, 컨택트 능력 등 3가지 포인트를 짚었다.

용산구 최철훈 감독은 “대표팀 스태프로 4~5년 일하면서 늘 느낀 것이지만 일본은 기본기부터 다르다. 6학년, 중학생들의 구력이 일단 6~7년씩이라 캐치볼부터 잘한다”며 “체구가 작긴 한데 그만큼 움직임이 빠르다. 수비는 우리가 따라가려 해도 잘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타자들도 변화구를 커트해내는 걸 보면 놀랍다. 리틀야구 수준에서 타이밍을 맞춘다는 게 어려운 일인데 어지간해선 삼진을 당하지 않는다”며 “우리 선수들이 겉으로 티는 안 내도 ‘야구를 저렇게 해야 하는거구나,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4개 권역(동서울, 서서울, 중부, 남부)을 대표하는 팀 중 하나가 풀리그 예선에서 정상에 올라야 태극마크를 다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단일팀이 월드시리즈에 참가한다. 리틀리그월드시리즈조직위원회는 일본에는 아시아-퍼시픽 지역예선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특혜를 부여한다. 클럽만 800여 개에 달하는 야구강국이기 때문이다.

▲ 지도자들은 "파워만 놓고 보면 한국이 기타쓰나보다 낫지만 빠른공과 변화구 대처 능력이 우리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렸다.

김해시 박지훈 감독은 “기술이 세련됐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내야수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완성도가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우리 친구들은 막 휘두르는 스타일인 반면 저 친구들은 손목을 참 잘 쓴다. 컨트롤이 좋아 공을 잘 따라간다”고 평가했다.

이어 “게다가 저변이 탄탄해 동네마다 리그가 있으니 어려서부터 실전 경험이 많을 것”이라며 “파워만 놓고 봤을 땐 한국 애들이 앞서지만 기타쓰나보다 거칠다. 단일팀으로 붙어선 분명 이기기 어렵다. 잘 하는 친구들을 뽑아 팀을 구성하면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승리를 거둔 남양주시 조성찬 감독은 “그쪽이 에러를 하는 바람에 빅이닝이 나와 승리한 것이지 여러 차례 붙는다면 우리가 낫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기타쓰나가 8일 밤 11시에 입국해 9일 오전 생소한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렀으니 여독이 풀리지 않은 점을 고려한 발언이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워낙 빠르다 보니 우리 내야가 부담을 느끼고 악송구 에러를 범하더라. 주자들의 기동력은 물론이고 내야수들의 공 빼는 동작, 짜임새 등이 훌륭하다”며 “재밌는 것은 월등히 잘 한다고 느끼진 못했는데 확실히 까다롭더라는 것이다. 매 이닝을 끈질기게 붙더라”고 돌아봤다.

기술적인 차이로는 “불리한 카운트에서 빠른 공으로 승부하지 않고 변화구를 던져 상대 타이밍을 빼앗으려 하더라. 제구력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라며 “체구에 관계 없이 타자들은 빠른 공을 디뎌 놓고 때린다. 파워 쪽이야 한국이 낫다고 보지만 조직력은 따라잡기 쉽지 않다”고 평했다.

▲ 용산구전 이닝 중간 더그아웃 앞에 모여 지시를 받고 있는 기타쓰나 선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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