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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결혼계약' 근사한 고백보다 더 시청자 가슴 설레게 만든 이서진의 역대급 고백 "소송걸어…너 내가 살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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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결혼계약' 근사한 고백보다 더 시청자 가슴 설레게 만든 이서진의 역대급 고백 "소송걸어…너 내가 살릴께"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4.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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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도시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근사한 고백이 멋진 프로포즈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이것이 고백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로 무덤덤한 한 마디가 그 어떤 근사한 고백보다도 강력하게 심장을 직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자면 '스타워즈' 클래식 3부작에서 사랑한다는 레이아 공주(캐리 피셔 분)의 말에 무덤덤하게 "I know"(알아요)라고 대답하던 한 솔로(해리슨 포드 분)의 대답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그리고 지난 10일 방송된 MBC 주말특별기획 '결혼계약'(극본 정유경·연출 김진민) 12회에서도 '스타워즈'에서 해리슨 포드가 했던 "I know"에 버금갈 역대급 반전 고백이 등장했다. 이서진이 유이가 뇌종양에 걸려서 자신과 이별하려 한 사실을 알아채고, 유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 MBC '결혼계약' [사진 = MBC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

한지훈(이서진 분)은 어머니 오미란(이휘향 분)의 간이식을 위해 강혜수(유이 분)와 맺었던 계약결혼이 끝나게 됐지만, 이휘향의 고향 섬마을 바닷가에서 유이와 진하고 달콤한 키스를 나누며 서로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그리고 이서진은 어서 유이와 이혼하라는 아버지 한성국 회장(김용건 분)의 말에 반발해 모든 돈줄이 막히는 사태에 이르지만, 차와 시계도 팔고 박호준(김광규 분)에게 돈도 빌려서 유이를 위한 프로포즈를 준비한다.

하지만 뇌종양에 걸려서 5년 후 생존률이 30%라는 사실상의 시한부 판정을 받은 유이는 결국 고민 끝에 이서진의 근사한 프로포즈를 거절하고 만다. 유이는 김용건에게 돈을 받으면서 계약관계가 종료됐고, 그동안 서로 좋아한다고 느낀 것 역시 연기에 지나치게 몰입한 탓이라며 "단 한 번도 본부장님을 남자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차가운 말까지 내뱉으며 이서진을 밀어내려고 한다.

이서진은 그 말을 믿지 못하고 수 차례 유이에게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 때마다 유이는 매몰차게 이서진을 밀어내고 결국 이서진은 진짜로 유이에게 마음을 접으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이서진은 유이가 병원에 가방을 두고 갔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가방에서 약봉투를 발견하면서 유이가 뇌종양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유이가 뇌종양에 걸린 사실을 알고 밤새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한 이서진은 다음날 유이에게 이혼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법원에서 만나자고 약속한다. 그리고 이서진은 유이에게 마지막이니 식사라도 하자며 단둘이 파스타를 먹고 햇살좋은 봄길을 거닌다. 이 때 이서진은 "야 강혜수, 너 진짜 나한테 할 이야기 없어? 그럼 오늘 우리 서울 한 바퀴 돌자"라고 마지막으로 유이의 속내를 떠보고, 유이가 정색을 하자 "내가 너한테 겨우 그 정도였어? 언제나 그렇게 깍듯이 존댓말. 그렇게 내가 불편하고 어려운 사람이었니?"라고 울컥하고는 법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서진의 진짜 고백은 바로 법원에서 시작된다. 이서진은 유이가 작성한 이혼서류를 손에 받자마자 "소송걸어. 난 이혼 못해"라고 바로 찢어서 집어던진다. 유이는 기가 막혀 "진짜 왜 이래요? 네?"라고 말하지만, 이서진은 그 순간 유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너 내가 살릴께. 너 내가 살린다고. 네가 내 인생 살렸으니까 너도 이제 살아봐"라고 말한다.

당황한 유이는 몸을 돌려서 도망가려고 하지만, 이서진은 유이의 팔을 낚아채며 "그깟 병이 뭐라고 이런 청승을 떨어, 강혜수 이 답답한 계집애야"라고 말하며 눈물이 글썽한 모습을 보여 유이의 마음에 직격타를 날렸다.

▲ MBC '결혼계약' [사진 = MBC '결혼계약' 방송화면 캡처]

'결혼계약'에서 이서진이 연기하는 '한지훈'이라는 캐릭터는 '꽃보다 할배'나 '삼시세끼'에서 보던 투덜이 이서진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이서진이 평소 보여주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심지어 실제 뉴욕에서 유학한 이서진처럼 '한지훈' 역시 뉴욕에서 유학한 유학파로 설정되어 있을 정도. 이서진과 '한지훈'의 차이라고 한다면 이서진은 요리가 그렇게 능숙하지 못하지만, '한지훈'은 요리에 제법 능숙하고 관심이 많다는 정도?

그래서 '결혼계약' 12회에서 이서진이 유이에게 던진 "소송걸어"나 "너 내가 살릴께"와 같은 정제되지 않은 진심의 고백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더욱 생생하게 날아들어온다. 할배들을 데리고 투덜거리며 여행하고, 정선 옥순봉에서 밥 한 끼 해먹는 것도 귀찮아 투덜거리던 이서진이 분위기 잡고 낭만적인 고백을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돌직구로 자신의 마음을 빈정거리듯 표현하면서도 솔직하게 다가서는 것이 진짜 이서진이고 '한지훈'답다고 생각되지 않나? 그래서 '결혼계약'의 이 고백은 한국 드라마에서도 가장 멋지고 쿨한 고백 중 하나로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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