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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텝업: 올인' 안무가 자말 심스 "춤은 행복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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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텝업: 올인' 안무가 자말 심스 "춤은 행복 바이러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8.1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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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대한민국에 춤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Mnet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 시즌2는 다양한 댄스장르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며 15일 막을 내렸다. JTBC 드라마 ‘유나의 거리’에는 현실에 창궐한 중장년층의 댄스월드 ‘콜라텍’이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기 가수들의 각양각색 춤과 예능 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의 인기, 확산하는 라틴댄스 동호회, 홍대·이태원·강남 3각지대를 중심으로 한 클럽문화 등 춤은 일상 속 깊숙이 침투했다.

▲ 내한한 세계적 안무가 자말 심스[사진=영화사 하늘 제공]

다음달 3일 개봉되는 댄스영화 ‘스텝업: 올인’(감독 트리시 시에) 홍보차 세계적인 안무가 자말 심스(43)가 내한했다. 그는 '스텝업' 시리즈 전편에서 총 안무가로 참여했으며 마돈나, 제니퍼 로페즈, 마일리 사일러스, 어셔, 퍼프대디 등 세계적인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및 무대 퍼포먼스 안무가로 활약했다. 뿐만 아니라 태양의서커스의 ‘마이클 잭슨: 더 임모탈 월드 투어’와 뮤지컬 ‘렌트’ ‘헤어스프레이’ 안무를 맡는 등 할리우드 최고의 춤꾼으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 '댄싱9' 파이널리그 3차전 사전대결과 최종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 사전 대결 주제로 ‘오리지널’을 선정, 안무조언과 심사를 했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좋은 댄서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내가 본 여러 나라 댄서들에 비해 훨씬 재능이 많다. 그들의 댄스에서 춤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 ‘댄싱9’ 참가자 중 스카우트하고 싶은 인물들이 있었나?

▲ 탁월한 스트리트 댄스 실력을 보여준 최남미(왁킹), 손병헌(하우스), 박정은(팝핀)은 당장이라도 스카우트하고 싶다. 비보이 김기수 역시 ‘스텝업’ 시리즈에 출연했어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

▲ '댄싱9' 파이널 리그 3차전 사전 대결 장면(사진 위와 중간)과 최종회 심사위원석에 앉은 자말 심스(맨 아래)[사진=Mnet 방송화면 캡처]

- 미국 인기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유 캔 댄스’의 심사위원 및 안무가이기도 하다. 한미 양국에서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무언가.

▲ 지난주 ‘유 캔 댄스’ 안무를 막 맞추고 왔다. 전문 댄서가 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으므로 대단한 기회다. 반면 참가자들을 한계상황까지 푸시해 힘들게 하는 점은 안타깝다. 경쟁이 치열하므로 심사위원들의 요구처럼 마냥 즐길 수만은 없다.(웃음) 춤이라는 예술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좋은 기회가 되므로 이런 프로그램이 늘어나는 건 분명 긍정적이다. 참가자들이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엄청난 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시청자와의 커넥션(교감, 소통)이다.

- 한국 가수들의 춤을 본 적이 있나.

▲ 이번에 한국에 와서 태양, 인피니트, 비스트, 엑소의 춤 영상을 봤다. 태양의 춤을 볼 때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알고 보니 나와 친한 안무가인 패리스 고블이 안무를 맡았더라.

- ‘팝의 여신’들인 마돈나, 제니퍼 로페즈, 마일리 사일러스의 안무를 담당했다. 노래와 춤에 모두 일가견이 있는 가수들이다. 각각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 가수들마다 음악 스타일, 정서와 개성이 다르니까 춤도 다르다. 프로페셔널한 댄서로서도 손색없는 마돈나는 효과적이면서도 깔끔한 춤을 선호한다. 제니퍼 로페즈는 에너지가 충만한 춤을 좋아한다. 마일리 사일러스는 미친 듯한(Crazy) 댄스를 좋아하고, 이를 잘 표현한다. 지금은 음악방향이 바뀌었지만 사일러스가 데뷔하던 14세부터 함께 작업해 와서인지 제일 익숙하고 케미스트리가 잘 이뤄진다.

 

- 가수들의 공연 안무와 영화·뮤지컬 안무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어떤 차별점이 있나.

▲ 뮤지컬과 영화는 스토리에 기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서 춤이 스토리텔링에 매이게 된다. 반면 가수의 쇼나 투어는 안무 자체에 집중할 수가 있다.

- 2006년 1편 이후 댄스무비의 교본과 같은 ‘스텝업’ 시리즈는 팝핀, 크럼핑 등 스트리트 댄스 장르들과 현대무용, 발레 등 전혀 달라 보이는 장르들을 한데 섞어 각각의 특색이 살아 있는 춤을 선보였다. ‘스텝업: 올인’은 어떤 특징이 있나.

▲ 그동안 등장했던 캐릭터를 연기한 스타와 댄서들이 모두 다 돌아왔다. 이전 편들보다 댄서들을 몰아부쳤다. 특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쇼 배틀 피날레 장면에서 과거에 시도한 적이 없었던 불과 바람, 전기를 활용한 퍼포먼스와 모래바닥에서 춤추는 장면을 건져 올렸다.

- 이외 어떤 춤이 돋보이나.

▲ 뉴욕 브루클린에서 많이 추는 ‘본 브레이킹’이라는 댄스가 있다. 뼈가 부러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춤이다. 옷의 일부를 찢어서 팔이 자유자재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춤인데, 굉장히 유연해야 출 수 있다. 위험한 춤이기도 하다.

▲ 댄스영화 '스텝업: 올인'의 극중 장면
 

- 안무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그리고 실제 작업에서 어떻게 만들어가나.

▲ 보통은 다른 댄서들의 춤을 눈여겨본다. 이외 음악, 패션, 건축물, 클래식 영화에서 영감을 얻곤 한다. 이후 각 분야의 전문가들 및 보조 안무가와 공동 작업을 한다. 나의 비전에 그들의 전문성을 더하는 방식이다.

- 왜 대중이 춤에 매료된다고 여기나. 춤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 누군가 길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다면 사람들의 시선이 자동적으로 그쪽을 향하게 되듯 춤이란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보편적 행위다. 내면의 감정을 표현, 보는 이와 교감함으로써 감동을 주지 않나. 전문적인 동작이든, 아마추어 동작이든 끌리게 마련인 이유다. 춤은 사람을 기본 좋게,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이게 춤의 본질이자 매력이다.

- 현재 준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들려달라.

▲ 미국 남부지방 클럽에서 유행하는 버킹(언더그라운드 힙합댄스의 일종) 댄서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감독 및 댄스 소재 극영화의 감독과 안무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음악과 춤이 있는 영화 제작과 프로듀싱을 해나갈 계획이다.

▲ 안무가 자말 심스가 내한기간 동안 다양한 활약을 펼쳤다[사진=영화사 하늘 제공]

[취재후기] 어린 시절 마이클 잭슨이 주연한 영화 ‘마법사’를 보고 댄서의 꿈을 꾸기 시작한 자말 심스는 힙합을 기본으로 온갖 장르의 춤을 배웠다. 댄서에서 안무가로 전환할 당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그는 댄서를 꿈꾸는 청춘에게 “돈이 걸려있기 때문에 춤출 생각은 하지 말라.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해피 바이러스에 감염된 탓일까. 시종일관 밝은 에너지와 유연한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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