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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캠프① 실력향상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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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캠프① 실력향상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배우다
  • 김종빈 편집위원
  • 승인 2014.08.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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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종빈 편집위원] 우리 팀은 매년 여름, 겨울 하키캠프를 한다.

생활체육에서 캠프는 실력향상이 주된 목적이 아니다. 하루에 두 번씩 운동을 하므로 당연히 실력은 향상 된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 후배, 동료들과의 유대관계 형성, 어릴 때의 좋은 추억 만들기, 단체생활을 통한 사회성 형성 등이다.

이번 캠프는 우리 클럽이 운동하고 있는 고양시 어울림누리 내의 아이스링크에서 하게 되었다. 항상 한 달 전쯤에 캠프 공지를 하는데 기존 부모들은 캠프의 좋은 점을 몇 번 경험하여 일정만 겹치지 않으면 대부분 참가시키고, 일정이 겹치더라도 조정하여 하키캠프는 꼭 보내는 편이다.

▲ 고학년 중학교와의 합동 훈련 모습. 캠프에서는 선·후배와 동료들과의 유대강화 등 중요한 경험을 할 수 있다.

1학년이나 새로 시작한 학생 부모의 경우는 아이와 처음 떨어지므로 결정이 늦어진다. 그러나 기존 부모님들의 조언을 듣고 이번에도 많은 학생이 참여하게 되었다.

캠프는 남학생 15명, 여학생 1명, 코치 4명 등 모두 20명이 참가해 8월 3일부터 9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숙소는 아이스링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를 빌렸다. 기존에는 고양시 근처에 적당한 숙소가 없어 아이스하키팀들이 자주 이용하는 목동의 숙소를 사용하였으나, 숙소근처 아파트를 빌리게 돼  이동거리를 줄일 수 있었다. 초등학생들을 태우고 다니므로 이동거리가 짧으면 사고의 위험도 적어지는 등 많은 부분에서 이익이다.

캠프 첫 날

▲ 아침용 과일주스는 고학년이 만들어 1인용 병에 담아 냉장보관한다.

 

▲ 1인용 병에 담긴 아침 식사용 과일주스가 냉장고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일요일 클럽운동이 끝나고 장비 건조 후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캠프에서는 운동량이 평소보다 많아져 매일 저녁 고기를 식단에 넣는다. 다음 날 아침 운동을 대비해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저녁 8시30분에 일찍 취침을 하였으나 집을 떠나 여러 명의 친구들과 같이 생활을 하니 아이들이 잠을 잘 리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매년 첫 날 하던 것처럼 힘을 빼서 재우려고 쿠션동작(앉았다 일어나기)을 반복시킨 후 잠을 청하였다.

아이들은 성장기에 성장호르몬 때문에 일찍 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요즘 아이들은 학원에, 숙제에 일찍 자야 10시에나 잔다고 한다. 기상시간은 7시30분인데 아이들은 6시30분부터 일어났다. 원칙적으로는 밥과 반찬이 있는 식사를 하여야 한다. 하지만 집에서도 의외로 아침밥을 먹는 아이들이 적어 모두를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과일과 우유를 갈아 마시는 것으로 대신했다. 아침식사는 전날 고학년들이 만들어 냉장고에 1인용으로 보관하는 것이 팀의 전통이다.

캠프 둘째 날

▲ 수업은 수준에 맞추어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됐다.

아침 식사 후 아이스링크로 이동하여 장비를 착용했다. 평상 시 같으면 저학년은 부모님들이 장비를 착용시켜 주지만 캠프에서는 스케이트 끈을 묶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학년이 스스로 하게 된다. 저학년의 경우 처음으로 혼자서 장비를 착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선생이 옆에서 지켜보며 알려주면 하루, 이틀 내에 무리 없이 착용한다.

네 명의 선생이 수준에 맞추어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수업을 하는데 골리 2명, 고급반 6명, 중급반 6명, 초급반 2명이다. 초등학생들은 이해력이 성인보다 떨어지므로 합숙훈련 때 실력을 바짝 끌어올려야 한다.

얼음판 위의 훈련이 3시간 30분이고 지상훈련이 1시간, 상급자 중 고학년은 중학교 선수 팀의 1시간 반 운동까지 따라하므로 적지 않은 운동량이다. 오전 운동 후 아이스링크 단지 내에 있는 도서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일부는 중학교 운동을 따라하고 오후 운동이 다시 시작되었다. 첫 날의 훈련 분위기가 끝까지 가므로 집중하지 않는 아이들은 혼도 내면서 강한 훈련을 했다.

힘든 훈련 후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주장이 빨래, 청소, 아침식사를 역할 분담시켜 마무리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 전날 잠자리도 바뀌고 친구들과의 생활이 설레기도 해 잠을 설친 아이들은 9시에 모두 취침을 하였다. 저학년 아이 중에는 잘 때 잠자리에 실례를 하는 학생도 있어, 선생은 돌아가며, 12시~1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소변을 보게 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 캠프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며 자립심을 키운다.

캠프나 대회에 참여할 때는 아이들에게 운동 외에 무엇을 가르쳐 줘야 하나 생각을 한다. 이번 캠프는 처음으로 숙박업소가 아닌 집에서 생활하므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아이들이 직접하게 할 생각이었다.

오리엔테이션 할 때 물어본 결과, 자기 방을 정리정돈하는 아이들은 몇 있었지만 진공청소기를 사용하여 청소해 본 아이들은 없었고, 세탁기 사용, 분리수거, 아침식사 준비를 해 본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캠프 중에는 부모들이 걱정하실까봐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사진을 자주 찍어 보내주는데, 첫 날부터 부모들은 놀랍다는 반응과 동시에 아이들이 대견하다는 글들을 계속 올렸다.

대부분의 캠프가 아이들의 뒤치다꺼리하기 바쁜데 주장의 주도 하에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니 아이들이 대견해 보였을 것이고, 저학년 부모들은 ‘우리 아이도 고학년이 되면 저렇게 늠름해지는 거냐?’ 며 즐거워 했다.

캠프 셋째 날

▲ 캠프 셋째 날 오후에는 수영장에 갔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들떠 있었다.

오전 9~11시 운동 후 일산에 있는 수영장에 가는 날이다. 아이들이 일정을 알기 때문에 오전 운동이 들 뜰 수 있어, 무척 집중시키며 운동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수영장으로 향했다.

캠프에서는 학생 16명에 선생이 4명이므로 관리가 쉽긴 하지만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줄이기 위해, 6학년은 1학년, 5학년은 2학년, 4학년은 3학년과 짝을 지어 행동하게 하고, 이를 어길 시에는 고학년을 호되게 혼을 낸다.

고학년들은 저학년 때 고학년 선배의 보살핌을 받아서 본인들이 ‘저학년을 챙겨야 한다’는 것에  익숙하다. 고학년들은 저학년들을 보살피면서 ‘예전에 형들도 귀찮았겠구나’라고 생각할 것이고 이런 것은 졸업생들과의 유대관계에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영장을 다녀 온 후 1학년 학생 한 명이 발을 살짝 절어서 물어보니 수영장에서 발바닥에 못이 박혔었다고 한다. 아프긴 했는데 돌이라 생각하고 1학년 학생이 별 말없이 지나간 것이다.

즉시 코치를 질책하고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데려가게 한 후 아이 부친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을 했다. 이 학생의 아버지는 운동을 했던 분이라 다행히 크게 놀라지 않고 치료 후 전화 달라고 했다. 다행히 병원에서는 못이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부모에게 전화해 상황설명을 해주었다. 그후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 캠프 중에는 아이들의 잠자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를 맡아 데리고 있는 내 입장으로서는 이들에게 내 자식보다 더 신경써야 한다. 부모도 즉시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는 등 일이 무사히 마무리 됐다. <계속>

    <'여름캠프② 아이들 장단점 파악 '절호 기회'...부모님의 역할도 고민'도 함께 보세요>

 

jongb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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