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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NBA 유니폼광고 개방, '로열티 우선' 미국스포츠 원칙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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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NBA 유니폼광고 개방, '로열티 우선' 미국스포츠 원칙 깨지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4.16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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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 실버 커미셔너 "광고주와 깊은 관계 형성"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미국 4대 프로스포츠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미국프로농구(NBA)가 유니폼 광고를 허용한다.

NBA 사무국은 16일(한국시간) 구단주 총회를 통해 “2017~2018 시즌부터 선수들의 유니폼 왼쪽 가슴 부위에 가로 2.5인치, 세로 2.5인치의 상업 로고를 부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NBA는 유니폼 광고를 3년간 시범 운영한 후 도입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이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메이저리그(MLB),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등 미국의 4대 프로스포츠 중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애덤 실버 NBA 커미셔너는 “NBA의 국제 경쟁력 유지 방안을 고민해왔다”며 “구단과 광고주들이 더욱 깊은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 축구 클럽들의 유니폼과 달리 4대 스포츠의 그것에는 지역명 또는 팀명만 새겨져 있었다. 유니폼이 곧 브랜드 아이덴티티이며 적은 광고가 팬들의 충성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미국프로축구(MLS), 미국여자프로농구(WKBL)는 예외였다.

그러나 자본주의 논리 앞에서 고수해왔던 원칙을 버리게 됐다. 당장 예상되는 수입액은 400~6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곧 큰 비중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SPN은 “각 구단이 유니폼 광고로 연간 수익 1억 2000만~1억8000만 달러(2066억원)를 벌어들이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광고 수입은 사무국과 구단이 절반씩 나눠가진다. 사무국은 노사협약과 수익 배분 시스템에 따라 선수 개인과 각 구단에 재분배한다. 실버 커미셔너는 “기업들이 각 구단의 운영에 깊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구단은 더 많은 투자를 받게 될 것이고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조던 은퇴 이후 추락을 거듭하던 NBA는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적극 활용, 반등에 성공했다. 또한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라는 슈퍼스타를 통해 부흥할 절호의 찬스를 맞았다. 사무국의 결정은 리그 규모를 키우고 구단들의 지갑을 두껍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 확실하다.

▲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의 유니폼. 비비큐, 미래엔 등 분야를 막론한 광고가 곳곳에 부착돼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깨끗했던 유니폼을 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교한 통합 마케팅, 초대형 중계권료 계약을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는 미국의 4대 스포츠만큼은 유니폼 광고가 허용되지 않기를 바랐던 팬들이 많다. 광고는 피로도를 높이고 경기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KBO리그의 경우 유니폼 곳곳에 기업 패치가 부착돼 있다. 양쪽 소매, 유니폼 가슴과 뒷면 상단, 야수들의 모자, 헬멧 측면 등 위치를 가리지 않는다. 건설업, 아웃도어, 타이어, 교육·출판업, 간편결제 서비스, 닭고기 전문업체, 치킨, 보험 등 분야도 다양하다.

서강대 경제학과 이영훈 교수는 지난해 12월 개최된 윈터미팅 KBO리그 발전포럼에서 “구단간 지배구조 차이서 발생하는 경영목표의 차이점을 고려해 적정 광고수를 신축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KBO리그도 유니폼 광고의 장단기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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