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9:41 (금)
[지진의 원인] 일본 구마모토 지진을 통해 본 '지진의 모든 것'...일본 지진의 규모, 위험지역, 피해사례
상태바
[지진의 원인] 일본 구마모토 지진을 통해 본 '지진의 모든 것'...일본 지진의 규모, 위험지역, 피해사례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6.04.17 13:29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류수근 편집국장] 일본 열도가 남부 규슈(九州)지방의 구마모토(熊本)현을 중심으로 발생한 ‘구마모토(熊本)대지진’의 공포에 휩싸였다. 최근 환태평양 지진대인 ‘불의 고리’에서 빈발하고 있는 일련의 지진들과의 관련성이 제기되면서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밤 시작된 구마모토 지진은 60여 시간이 넘은 17일 오전까지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인적·물적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지진 발생 지역이 구마모토현 인근의 오이타현, 미야자키 현등으로 넓어지는 양상마저 띠고 있다.

규슈는 부산에서 가장 가까운 일본 본토 지역이고, 벳푸온천, 후쿠오카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찾는 관광지도 많은 곳이다. 구마모토 대지진은 부산 등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까지 진동이 느껴지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워낙 지진과 화산이 빈발한 일본은 이에 대한 대비훈련이 잘 되어 있다. 그런 나라에서도 이 정도의 충격과 피해가 생긴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강도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우리나라도 점차 유감지진(有感地震·지진계는 물론 사람도 지진을 뚜렷이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지진)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우리도 지진에 대한 의식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진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전반적인 지식은 낮은 편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지진에 대한 사전 정보나 위기대응 교육과 훈련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구마모토 지진'에 관한 정보들을 모아봤다. 정보는 일본 언론들의 뉴스, 네이버 지식사전, 국어대사전, 야후재팬 정보, 위키피디아 등을 종합했다.

1. 일본 '구마모토 지진' 발생 개요

2016년 4월14일 오후 9시26분경 규슈 중서부에 위치한 구마모토현 구마모토 지방을 진원(북위32.7도, 동경130.8도)으로 하는 규모 6.5의 강진이 발생했다. 마시키마치(益城) 지역에서는 최대 진도7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 지진을 ‘2016 구마모토 지진’이라고 명명했다.

첫 지진 발생부터 28시간 후인 4월16일 새벽 1시25분경, 같은 구마모토 지역을 진원(북위 32.8도, 동경 130.8도)으로 하는, 규모(매그니튜드) 7.3의 강진이 일어났다. 이 지진은 미나미아소(南阿蘇) 마을 등지에서 최대 진도 6강(强)에 이르렀다.

일본 기상청은 이후 16일 지진을 본진(本震), 14일 지진을 전진(前震)으로 보는 견해를 발표했다. 일본 기상청은 또 14일 첫 발생부터 16일 오후 8시 현재, 일련의 지진 수가 모두 322회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진도 7은 1회, 진도 6강과 6약이 각각 3회, 진도 5강은 1회, 진도 5약이 6회, 진도 4가 52회나 됐다. 이런 지진 수는 2004년 니가타 현에서 발생한 ‘니가타 쥬에쓰(新潟 中越) 지진’에 이어, 일본 역대 2번째로 다발하는 추세다.

구마모토 지진은 내륙의 활단층형 지진으로, 육지쪽 플레이트(지각판) 내부에서 발생했다. 진원지가 얕아서 작은 규모에도 국지적으로 큰 피해를 내고 있다.

현지 경찰은 16일 새벽 본진부터 오후까지 모두 3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14일 밤부터 사망자수는 41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지진 상식>

▶ 진앙(震央)과 진원(震源)

진앙(震央)은 지진의 진원(震源) 바로 위에 있는 지점을 일컫고, 진원(震源)은 최초로 지진파가 발생한 지역을 말한다. 진원은 지진의 원인인 암석 파괴가 시작된 곳으로, 위도와 경도 지표에서부터의 깊이로 표시한다.

▶ 지진파(地震波)

지진파는 지진발생할 때 암석의 파괴가 일어나는 진원으로부터 매질(媒質)인 지구의 내부 또는 표면을 따라 전파되는 탄성파를 지진파라고 한다.

지진파는 매질 내부를 3차원적으로 전달하는 ‘중심파’와 지구 표면을 따라서 전파되는 ‘표면파’로 구분된다. 중심파에는 P파와 S파 2종류가 있다.

P파는 매질의 입자가 진동하는 방향과 파동의 진행방향이 같은 ‘종파(縱波)’이며, 가장 빨리 도달한다. S파는 매질의 입자가 파동의 진행방향과 수직으로 진행하는 ‘횡파(橫波)’로 P파에 이어 두 번째로 전달된다.

▶ 진도(震度)

어떤 장소에 나타난 진동의 세기를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의 물체와 구조물의 흔들림, 피해 정도를 반영하여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1902년 주세페 메르칼리에 의해 10단계로 제안됐다.

2. 일본 구마모토 지진의 규모와 정의

일본 기상청은 16일 오전 1시25분쯤 진도 6강으로 관측된 지진이, 14일 밤부터 구마모토 지방에서 일어난 일련의 지진의 ‘본진(本震)’이라고 발표했다. 14일 밤에 진도7을 관측한 지진은 ‘전진(前震)’이었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본진’으로 여겨진 지진은 규모(매그니튜드) 7.3으로 추정되고 있고, 1995년의 ‘고베 대지진’과 동일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여겨진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정도 진도 6약 정도의 여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지속적인 경계를 호소했다.

이번 구마모토 지진은 진원이 낮은 ‘직하형(直下型)’이기 때문에, 진앙으로부터 가깝고 진동이 강한 지역에서는, 일본의 최첨단 긴급지진속보가 도달하기 전에 진동이 먼저 일어나고 있다.

<지진 상식>

▶ 직하형(直下型) 지진

내륙부에 있는 활단층에서 발생하는 진원이 얕은 지진을 일컫는다. 사람이 사는 땅 바로 밑에서 발생하는 지진이다. 1995년 1월 17일 고베 대지진(고베·오사카 지역), 2004년 10월23일 니가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6.8) 등은 대표적인 직하형 지진이다.

‘직하형 지진’과 대비되는 용어는 ‘해구형(海溝型) 지진’이다. 바다쪽 플레이트(판)와 대륙쪽 플레이트가 접하는 해구에서 발생한다. 대륙쪽 플레이트의 밑으로 해구 플레이트가 끌려들어가는 과정에서 대륙쪽 플레이트가 튀어오르며 발생하는 지진이다. 1923년 9월 1일에 도쿄 부근에서 발생한 간토(關東) 대지진(규모 7.9, 최대 진도6), 2004년 12월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연안에서 발생한 수마트라 대지진(규모 9.1), 2011년 3월11일 일어난 동일본대지진(규모 9.0, 최대진도 7) 등이 대표적인 해구형 지진이다.

▶ 매그니튜드(지진 규모)

매그니튜드(magnitude)는 지진의 규모를 나타내는 척도다.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 중 ‘규모’가 절대적 개념이라면, ‘진도(震度)’는 상대적 개념으로 사용된다. 진원(震源)에서 100km 지점에 설치한 특정의 지진계로 관측한 지진의 최대 진폭 수치를 상용 대수로 표시한다.

1935년 미국의 C.F. 리히터가 남가주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 편의적으로 사용한 것이 출발점이다. 리히터가 제안했다고 해서 흔히 ‘리히터 규모’라고 한다. 지진 규모는 지진파로 인해 발생한 총에너지의 크기로 계측관측에 의하여 계산된 객관적 지수다.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 주기, 진앙 등을 계산해 산출된다. 규모 1.0의 강도는 60톤의 폭약(TNT)의 힘에 해당되며, 규모가 1.0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는 30배씩 늘어난다. 강도 6의 지진은 강도 5의 지진보다 30배 이상 강력하고 강도 4의 지진보다 900배가 세다. 기호는 M이다.

▶ 지진 모멘트(moment)

‘지진 모멘트’란 단층면을 비키려고 하는 우력(偶力, 짝힘. 물체에 작용하는 크기가 같고 방향이 반대인 평행한 두 힘. 물체의 회전운동을 일으킨다)의 모멘트의 크기를 일컫는다. 지진을 일으킨 단층운동의 강함을 물리적으로 나타낸다. 대형 지진의 경우는, 진도계 바늘의 흐름으로부터 산출하는 매그니튜드보다도, 파괴 에너지의 크기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모멘트(moment)는 어떤 물리량을 어떤 정점 또는 축에서 그 물리량이 있는 곳까지의 거리의 거듭제곱으로 곱한 양을 말한다. ‘힘의 모멘트’ ‘관성 모멘트’ 따위가 그 예다.

▶ 전진·본진·여진

본진(本震·main shock)은 지진발생 시에 어떤 지역에서 일정 기간 내에 연속해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을 지칭한다. 전진(前震)-본진(本震)-여진(餘震)의 연속 개념이다.

일련의 ‘대지진’은 본진과 여진을 종합해 이른다. 일반적으로 본진은 최대 여진에 비해 규모 1정도 크게 나타난다. 본진발생 후에는 여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지진에 따라서는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복수 발생해 본진이라고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전진(foresock)은 본진의 앞에 일어나는 지진이다. 일반적으로 본진 다음에 일어나는 여진보다 규모가 작고 숫자도 적다. 그러나 지진활동이 한창 진행되는 동안에 전진인지 본진인지 판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나중에 판명한다. 비교적 작은 지진이 단층의 일부를 파괴하거나 단층에 걸리는 응력(應力·물체가 외부 힘의 작용에 저항하여 원형을 지키려는 힘)을 변화시켜, 보다 큰 규모의 지진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여진(aftershock)은 본진과 동시에 발생하지 않고, 시간이 지난 후에 오는 지진이다. 규모는 본진 이하의 것이 많지만, 본진에 필적하는 규모의 여진이 발생할 때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최대 여진의 규모는 본진보다 1정도 작은 게 일반적이다. 여진의 횟수는 지진에 따라 수십회부터 1000회, 기간도 수일부터 수개월에 걸쳐 다양하다.

3. 일본 구마모토 지진의 위력

일본 국토지리원은 16일 새벽에 발생한 ‘본진’(규모 7.3)의 파괴 에너지와 관련해, 고베 대지진의 약 1.4배에 달한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진의 파괴 에너지를 정밀하게 표시하는 ‘모멘트 매그니튜드’(Mw, 지진학에서 지진 모멘트로부터 산출되는 것)의 분석으로 밝혀졌다. 고베 대지진의 Mw는 6.9였지만 이번의 지진은 7.0이었다. Mw가 0.1이 증가하면 지진의 에너지는 약 1.4배가 된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와 미나미아소(南阿蘇)에 있는 관측지점은 최대 97cm 움직인 것을 확인했다. 구마모토현 북동부 마을인 미나미아소의 관측점은 23cm가 융기했지만 구마모토현 서부에 있는 구마모토시 관측점에서는 20cm 침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주변에는 활단층(活斷層·현재 활동하고 있는 단층, 또는 활동한 기록이 있는 단층)이 있는 단층대가 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현을 북동에서 북서로 가로지르는 후타가와단층대(전장 약 64km이상)의 북동부 27.1km 단층대가 12.3km에 걸쳐 3.5m나 어긋났다고 분석했다.

<지진 상식>

▶ 고베 대지진

1995년 1월17일 고베(神戸)와 오사카(大阪)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대규모 지진으로, 일본 정식 명칭은 ‘한신아와지마(阪神淡路) 대지진’이다. 오사카 인근인 효고현 고베시 중심으로 한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규모는 7.3을 기록했으며, 진앙지에 가까운 고베 시내 등이 붕괴와 화재 등으로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당했다.

사망자 6434명, 실종자 3명, 부상자 4만3792명에 이르렀다. 가옥 전파 또는 반파는 24만9000채, 가옥 전소 또는 반소는 7100채에 이르렀고 철도와 고속도로 등에도 큰 피해를 입었다.

4. 최악 예상 '난카이 대지진' 발생 가능성에 주목

이번 구마모토 대지진으로 일본 남부 규슈에서 일본 혼슈 중부의 태평양 연안인 도카이(東海)지방에 이르는 지역에서 대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가능성이다.

‘난카이(南海) 대지진’은 ‘해구형’ 지진으로, 바다쪽 플레이트가 육지쪽 플레이트 밑으로 섭입(攝入, 지구의 표층을 이루는 판이 서로 충돌하여 한쪽이 다른 쪽의 밑으로 들어가는 현상. 밑으로 들어가는 판의 위쪽 면을 따라 지진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하는 장소에서 일어난다. 규모가 크고, 넓은 범위에 미쳐 엄청난 진동과 쓰나미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난카이 트로프’란 도쿄와 나고야 사이에 있는 시즈오카 현의 스루가만부터 규슈 동쪽 연안까지 이어지는 깊이 4000여m에 이르는 해저 봉우리(트로프)를 일컫는다. 바다쪽 암반이 육지쪽 암반의 밑으로 가라앉는 경계에 있다. 과거 약 100~150년 간격으로 규모8 전후의 지진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트로프(trough)는 배의 밑바닥처럼 생긴 깊은 바다의 해저지형을 일컫는다.

<지진 상식>

▶ 불의 고리(Ring of Fire)
태평양 주변의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을 일컫는 말로, '환태평양조산대(環太平洋造山帶)'를 일컫는다.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화산대의 모양이 고리(ring)같다고 해서 '불의 고리'라는 별칭이 붙었다. 말굽의 편자 모양을 하고 있다.

'불의 고리'에는 칠레-볼리비아-페루-에콰도르-코스타리카-과테말라-멕시코-미국 서쪽-캐나다 서쪽-러시아 동쪽-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뉴질랜드-남극의 일부가 포함하고 있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판의 경계에서 지각 변동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환태평양조산대는 바로 이런 판(플레이트)의 경계들이 모여 이루어진 곳이다. 지구상 모든 지진의 90%와 규모가 큰 대규모 지진의 81%가 이곳에서 발생한다. 전세계의 활화산과 휴화산의 75% 이상인 450여 개의 화산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불의 고리'는 육지쪽의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남아메리카판, 인도오스트레일리아판, 남극판에 대해 바다쪽 판인 태평양판, 필리핀판, 코코스판, 나스카판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 판구조론(板構造論)

판구조론(Plate tectonics)이란 지구의 암석원은 수평으로 이동하는 수많은 지각판(플레이트)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학설이다. 지각판들이 상호 수평이동을 함에 따라 지각판 경계 부분에서 지진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지질 현상이 일어난다고 여겨진다.

‘불의 고리’에 위치한 일본은 유라시아 판(플레이트) 아래로 태평양 판, 필리핀 판이 만나는 경계에 일본 해구가 형성되어 있어 지진과 화산 활동이 다발하고 있다.

‘동일본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 정부는 1000년에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최대급’ 지진을 상정해 종합적인 피해를 계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규모 9.1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사망자가 32만명, 부상자 63만명, 건물 전파 239만호에 이르고, 3000만명 이상에 단수, 2700만건이 넘는 정전, 경제적 손실 약 220조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동일본(東日本) 대지진

2011년 3월11일 오후 2시46분에 일본 혼슈 도호쿠(東北) 지방 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으로, 쓰나미와 여진에 의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지진의 규모는 모멘트 매그니튜드(Mw) 9.0이었고, 일본 주변에서 일어난 지진 중 관측사상 최대 규모였다. 진원지가 광범위해서, 이와테현 연안부터 이바라키현 연안까지 남북 약 500km, 동서 약 200km, 범위 약 10만㎢에 이르렀다.

최대 진도는 미야기현 구리하라(栗原)시에서 관측된 진도7이고, 미야기, 후쿠시마, 이바라키, 도치기 등 4현 36개 지역과 센다이시 1구에서 진도 6강이 관측됐다. 곳에 따라서는 파도 높이가 10m가 넘는 쓰나미가 일어, 태평양과 접한 지역이 괴멸적인 피해를 입었다. 일본정부는 직접적인 피해핵이 16조~25조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세계은행은 자연재해에 의한 경제손실액 면에서 사상 최대라고 추계했다.

5. 규슈(九州)와 구마모토현은 어디

일본은 혼슈(本州), 홋카이도(北海道), 규슈(九州), 시코쿠(四国) 등 4개의 큰 섬과, 크고 작은 부속 도서들로 이루어져 있는 섬나라다.

규슈(九州)는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며 가장 남쪽에 있다. 뭍으로는 후쿠오카(福岡)、오이타(大分)、미야자키(宮崎)、가고시마(鹿児島) 현 등과 경계해 있고, 바다로는 아리아케해(有明海)를 사이에 두고 나가사키(長崎) 현과 접한다.

혼슈(本州)는 북쪽 아오모리부터, 센다이, 도쿄, 오사카, 나고야, 히로시마, 야마구치에 이르는 지역이고, 시코쿠(四国)는 에히메, 고치, 도쿠시마, 가가와 4개 현으로 구성돼 있다. 가장 북쪽에 있는 홋카이도(北海道)는 삿포로시 등이 위치해 있다.

이번 지진이 시작된 구마모토 현(熊本縣)은 규슈의 중서부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칼데라인 ‘아소칼데라’가 있는 아소산(阿蘇山·1592m)으로 유명하다. 인구는 180여만 명. 현청 소재지는 구마모토시다.

아소산은 규슈 중앙부, 현의 동부에 위치한 활화산(성층화산)으로, 세계 최대급의 칼데라와 웅대한 외륜산(外輪山)으로 이뤄져 있어, ‘불의 나라’로 불리는 구마모토 현의 상징적인 존재다. 아소산의 외륜산은 남북 25km, 동서 18km에 미치는 세계 최대급(면적 380㎢)의 광대한 칼데라 지형으로 형성되어 있다.

2009년 1월 칼데라 지역에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해 생긴 분화구를 체험할 수 있는 ‘아소 지오파크(geopark)’는 관광코스로 유명하다.

<화산 상식>

▶ 칼데라(caldera)

칼데라는 강력한 폭발에 의하여 화산의 분화구 주변이 붕괴·함몰되면서 생긴, 대규모의 원형 또는 말발굽 모양의 우묵한 곳이다.

▶ 외륜산(外輪山)

외륜산은 복식화산에서 중앙의 분화구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산을 일컫는다. 울릉도의 성인봉은 외륜산의 한 봉우리이다.

▶ 성층화산(成層火山)

화산 쇄설물과 용암류 따위가 산꼭대기의 화구(火口)를 중심으로 번갈아 쌓여서 층을 이룬, 원뿔 모양의 복성 화산. 화산체가 크며, 세계의 큰 화산이 대부분 이에 속한다.

 복식화산(複式火山)

복식화산은 여러 번에 걸쳐 불연속적인 작은 화산체가 형성된 화산으로, 외륜산, 화구구, 화구원 따위의 구조로 되어 있다.

6. 대지진을 피해가지 못한 ‘난공불락의 성’ 구마모토성(熊本城)

구마모토성은 구마모토시 중앙구에 위치해 있는 에도시대의 평산성(平山城·평지와 산을 이어 쌓은 성)이다. 오사카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으로 꼽힌다.

가토 기요마사(加藤清正)에 의해 1607년에 완성됐다. 가토 기요마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조선을 침략했던 왜군의 대표적인 수장 중 한 명이다.

구마모토성은 건립 당시 5.3km 둘레의 성내에 120여 개의 우물을 팠고, 성루 49개소, 성루문 18개소, 성문 29개소가 있었다고 전해지나 그후 내란 속에 많은 건물이 소실됐다.

특히, 밑부분은 완만하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경사가 급해지고 견고하게 축조된 축벽(돌담)으로 인해 ‘난공불락의 성’으로 불린다. 이 돌담을 ‘무샤가에시(武者返し·무사 되갚기라는 뜻)’라고 부른다. 벚꽃의 명소로서도 알려져 있고, 성 주변에 은행나무가 있어 ‘긴난죠(銀杏城)’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번 구마모토 대지진으로, 구마모토의 상징이었던 구마모토성은 큰 피해를 입어 휴원에 들어갔다. 많은 관광객이 드나들던 ‘호아테고몬(頬当御門)’은 현재 보도진에게만 공개되고 있고, 가장 높은 망루인 천수각(天守閣)의 기와는 대부분 떨어져 목조 골조만 드러내고 있다. 구마모토성의 특징이었던 돌담도 여기저기 무너졌다.

벚꽃의 계절이 끝나고 신록의 계절을 맞이한 구마모토성은 이제부터 관광에 최적기를 맞이할 참이었다. 하지만 이곳저곳 무너져 내린 처참한 광광과 흙먼지만이 떠도는 상처투성의 성으로 변해 버렸다. 구마모토성 측은 붕괴된 곳이 많아 복구하는 데에만 수 년, 또는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 지진 대비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필자는 예전에 일본특파원으로서 4년간 현지에 거주하면서 일본 각지를 둘러볼 수 있었고, 곳곳에서 지진과 화산의 움직임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구마모토 지진 소식은 남의 나라 이야기만으로 들리지 않는다.

어느 곳에서 '응력(stress)'이 지속해서 쌓이면 이웃한 곳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지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웃나라에서 빈번해지는 대규모의 지진 공포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한 지역이 아닐 수 있다는 두려움에 젖게 만든다.

구마모토 지진 소식을 접하며 자연의 힘 앞에 나약한 인간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실감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온갖 자연재해에 맞서 싸워왔다. 인간이 지진같은 대재앙을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노력과 준비 여하에 따라서는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구마모토 지진을 겪고 헤쳐나가는 일본인들의 모습에서 배울 점이다.

조직이나 체계 따위가 모조리 파괴되어 멸망함을 뜻하는 단어가 ‘괴멸(壞滅)’이다. 대지진은 한순간에 인적·물적으로 모든 것을 파괴해 버린다. 한마디로 ‘괴멸적’ 위력을 지녔다. 그래서 대지진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하고 죽은 자는 물론 살아남은 자에게도 헤아릴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경제적 충격을 미친다. 그런 만큼 복구와 회복기간도 길고 험난하다.

구마모토 지진을 남의 나라 얘기라고만 흘려 보내지 말고 언제든지 우리에게도 닥칠지 모르는 재앙일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하나둘씩 착실히 준비하고 교육하고 계도해야 할 것이다. ‘유비무환’과 ‘타산지석’은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금과옥조다.

<편집자주> 필자는 스포츠서울에서 체육부 기자, 야구부 차장, 연예부장을, 이데일리에서 편집국 부국장을, 스포츠서울닷컴과 메트로신문에서 편집국장을 거치면서 스포츠와 대중문화를 두루 취재했다. 특히 두 차례에 걸쳐 4년간 근무한 일본특파원 시절에는 주니치의 선동열 이종범 이상훈, 요미우리의 조성민 정민태 정민철, 오릭스의 구대성, 지바롯데의 이승엽 등을 전담 마크하며 한국 선수들의 성공과 좌절은 물론, 일본 야구의 겉과 속을 살펴봤다.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서 오키나와 미야코지마까지 일본 전역을 두루 둘러봤다. 현재 스포츠Q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