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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동네변호사 조들호' 충격적이었던 '어린이집 사건', 박신양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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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동네변호사 조들호' 충격적이었던 '어린이집 사건', 박신양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법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4.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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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지난 3월 28일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는 일제히 새로운 월화드라마를 시작하며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시작했다. 첫 주에는 숙종(최민수 분)과 이인좌(전광렬 분)라는 두 연기파 거물들의 연기를 내세운 SBS의 팩션 사극 '대박'이 시청률 선두를 차지했지만, 2주차 이후부터는 KBS가 선보인 박신양 주연의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서서히 시청률을 끌어올리며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굳히기 시작했다.

KBS가 월화드라마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은 2013년 '굿 닥터' 이후 무려 3년 만의 일이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웹툰에서 '동네변호사'라는 '조들호'의 캐릭터만 가져온 채 원작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기에 지금의 인기가 웹툰 원작의 힘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웹툰 원작에 기대지 않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만들어 내는 부분은 무엇일까?

▲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사진 =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

18일 방송된 '동네변호사 조들호' 7회에서는 웹툰 원작을 표방하고 있지만 원작 웹툰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펼치는데다, 현란하고 복잡한 전개로 때로는 불친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속도감에도 불구하고 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7회에서 새롭게 등장한 '유치원 교사 폭행 누명사건'이었다.

'북가좌동 노숙자 방화사건'과 '염미동 재개발 명도소송'에 이어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세 번째 사건으로 등장한 '유치원 교사 폭행 누명사건'은 극 중 변호사 조들호(박신양 분)의 조력자인 사채업자 배대수(박원상 분)의 동생인 어린이집 교사 배효진이 어린이집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후,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사건이었다.

박신양은 처음에는 단순한 부당해고 사건이라고 생각해 법무법인 금산에 사표를 던지고 나온 신참 변호사 이은조(강소라 분)에게 사건을 맡아달라고 했지만, 부당해고를 당한 배효진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고 담당 검사가 신지욱(류수영 분)이라는 사실에 직접 이 사건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박신양이 직접 이 사건을 맡으며 드러난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검찰에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를 당한 박원상의 동생 '배효진'은 서울 시내에만 여러 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진정한 교육자 코스프레를 하는 '강자영 원장'의 추악한 이면을 내부고발했다가 해고를 당하고 심지어 아동학대 혐의까지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배효진'이 고발한 어린이집의 상태는 심각했다. 겉으로는 이상적인 교육자를 연기하고 있지만 뒤로는 오직 돈만 밝히는 '강자영 원장'은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유통기한을 훌쩍 넘겨 상하고 썩은 식재료들로 아이들의 급식을 만들게 지시하고, 자신의 지시를 위반하거나 항명하는 교사들에게는 폭력을 휘두르거나 가차없이 해고를 해온 것이다.

영상만 봐도 충격을 자아내는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현장은 지난 2015년 초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달군 '인천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건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부당해고라고 생각해 이 사건을 맡지 않으려다가 딸 조수빈(허정은 분)에게 "힘내요 슈퍼맨"이라는 말을 듣고 이 사건을 맡게 된 박신양은 검찰에 어린이집 강자영 원장을 고발하는 정공법을 택하지 않는다.

대신 박신양은 직접 공석이 된 어린이집의 통학버스 운전기사로 취업을 해서 어린이집의 내부실태를 파악하고자 하고, 박신양을 도와 일하는 사무장 황애라(황석정 분)는 아예 조선족 아줌마로 위장해 어린이집 조리사로 위장취업해 불량 식재료를 사용하는 현장을 잡아내려고 한다. 그리고 강소라는 검사인 류수영을 찾아가 '배효진'이 아동을 학대한 유일한 증거인 CCTV 영상의 허점을 찾아내며 외부에서 박신양을 돕는다.

▲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사진 =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 방송화면 캡처]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시청자들의 마음에 컨택한 것은 바로 '동네변호사'라는 타이틀처럼 평범한 시민인 시청자의 입장에서 실감조차 안 가는 거대한 음모가 아니라 '염미동 재개발 명도소송'이나 어린이집 학대사건 처럼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건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부와 권력을 탐하는 상류층의 부패도 커다란 그림 안에 담아내고 있지만, 이야기의 밑바닥을 구성하는 사건들은 살인이 난무하는 강력범죄나 치열한 음모가 오가는 권력다툼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런 사건이기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쉽게 분노하며 박신양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방법 또한 '동네변호사'라는 타이틀처럼 매우 흥미롭게 접근한다. 경찰 등 공권력의 힘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법을 내세워 박신양이 직접 사건에 맨몸으로 부딪혀 나가며 이야기의 전개를 한층 흥미롭게 만들어간다. 게다가 '유치원 교사 폭행 누명사건'에서는 아예 신분까지 위장해 어린이집에 직접 잠입해 어린이집의 추악한 이면을 파헤쳐 나가려고 한다.

'시그널'이나 '미세스캅', '오만과 편견' 등 형사물, 법정물이 과거 '경찰청 사람들'과 같은 드라마였다면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이런 색다른 접근을 통해 '경찰청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는 기분을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어느 쪽이든 시청자들로 하여금 악인은 처벌받고, 정의를 지키는 '권선징악'의 요소로 쾌감을 선사하는 것이 목적이겠지만,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좀 더 우리 일상과 밀착된 사건과 해결책으로 시청자들의 좀 더 밀접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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