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멀티줌Q] 조연 자처한 'FC서울 맏형' 데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상태바
[멀티줌Q] 조연 자처한 'FC서울 맏형' 데얀,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 강동희 객원기자
  • 승인 2016.04.19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암=스포츠Q(큐) 강동희 객원기자] 지난해 12월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중국생활을 정리하고 FC서울로 복귀한 데얀. 그가 떠나 있던 2년 동안 K리그와 FC서울은 많이 바뀌었다. 제도도 바뀌고, 떠난 동료도 있고 새로운 얼굴들도 보인다.

어디 바뀐 것이 선수뿐이랴! 1981년생인 그는 친정팀에 돌아와보니 어느덧 팀내 선참이 된 것이다. 2008년 서울로 이적했을 당시만해도 위로 김한윤과 같은 든든한 '형님'이 있었는데 이젠 데얀이 그 위치에 선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외국인이지만 동료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데얀의 모습에서 '맏형'같은 한국의 정(情)이 느껴진다.

▲ FC서울의 베스트일레븐.

데얀은 중국 이적전까지 6년 동안 달았던 '백넘버 10’을 박주영에게 양보하는가 하면, 지난 2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잠시의 망설임 없이 박주영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데얀 : '주영이! 이번 PK 네가 차'

박주영 : '아냐.. 데얀 네가 얻어낸 거잖아! 내가 찰 순 없어'

데얀 : '아니야. 난 지난 번에 리그 첫 골 넣었잖아. 이젠 주영 네 차례야'

 

 

데얀의 페널티킥 양보로 박주영은 리그 마수걸이골 성공했다. 데얀의 응원 덕이었을까?

 

 

박주영은 이날 경기에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득점포를 가동하시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6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 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데얀은 신진호가 찰 것을 적극 권하며 입대를 앞둔 신진호에게 마음써 주기도 했다.

 

 

데얀 : '신진호 네가 찬다면 좋을 거 같아. 물론 동료들도 찬성이야!'

 

 

신진호의 프리킥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환상적 골이다.

 

 

추가골에 환호하는 신진호에게 거수경례하며 웃는 데얀.

 

무엇보다도 수원FC와의 경기는 데얀이 K리그에서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뛰는 200번째 경기이기도 했다. 아나운서가 장내 방송으로 ‘데얀 FC서울 리그 통산 200경기’임을 알리자 FC서울 서포터스 수호신은 ‘렛츠고 데얀’을 목청껏 외치며 데얀의 200경기를 축하했다.

 

 

데얀은 맏형답게 스스로 잔칫상도 차릴 줄 안다. 후반 11분경 신진호의 로빙패스를 받아 강력한 슛으로 마무리하며 쐐기골을 작렬한 데얀이다.

 

데얀을 부둥켜안으며 환호하는 신진호의 표정에서 서로의 대한 신뢰와 감동이 느껴진다.

 

 

데얀이 어떤 선수이던가!!! 팬들을 위해 요즘 전세계 축구선수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댑댄스(dabdance)’ 세리머니로 화답하는 데얀.

 

 

하트와 키스를 보내며 자신의 200경기를 자축하는 데얀의 센스는 최고다.

 

 

그리고 후반 21분에 윤주태와 교체된다. 교체된 데얀을 다독이는 최용수 서울 감독의 표정에서 그에 대한 만족함이 역력하다.

 

 

경기종료후 아들을 데리고 나온 데얀.

 

데얀 : '인사하렴. 얘는 씨드라고 FC서울의 마스코트야'

씨드 : '안녕~'

 

 

 

 

그리고 동향인 몬테네그로 국가대표 출신인 수원FC의 블라단에게도 아들 소개를 잊지않는다.

데얀 : '우리 아들 발샤(3)야. 여기 서울은 아이들 키우기에 아주 좋은 곳이기도 하지'

블라단 : '네가 발샤구나'

데얀 : '서포터석에 인사가야해! 나중에 통화하자!'

 

 

그리고 아들의 손을 꼭 잡고 N석으로 달려간다. 팬들앞에선 데얀은 그 어느 때보다 정중하게 고개숙여 팬들에게 인사했다. 아빠에게 지극한 사랑받는 아들 발샤라면 데얀은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받는 베테랑인 것이다.

 

 

이날 경기가 고별전이 된 신진호가 1골 1도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신진호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데얀은 조연을 자처했다.

그가 남긴 족적은 ‘K리그 최초의 3년 연속 득점왕’이란 역사뿐만이 아니다. 시나브로 팬들에겐 자랑스런 레전드로, 자녀에겐 자랑스런 아빠로, 동료들에겐 사려깊은 동료로 지금 우리들 곁에 있다.

이런 데얀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