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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용품 공인제도 5대 문제점과 3단계 개선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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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스포츠용품 공인제도 5대 문제점과 3단계 개선포인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21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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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개선 공청회...명확한 공인제 없어 업체-지자체 어려움 호소

[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이상민 기자] 1930년 우루과이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처음 열렸을 때 결승전에서 어떤 공을 사용하느냐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가 서로 자국의 공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하다가 결국 전반에는 아르헨티나, 후반에는 우루과이의 공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을 수밖에 없는 해프닝이다.

일상생활이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스포츠는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해 일정한 규칙이 있다. 경기하는 선수 못지 않게 경기에 사용되는 용품이나 기구도 정해진 룰이 있다. 모든 스포츠 종목단체는 스포츠에서 사용하는 용품과 장비, 시설 등에 대한 공인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도 회원종목단체에 대한 공인제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대한체육회는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회의실에서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실시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하나로 통합한 대한체육회가 출범 후 첫 공청회 주제로 스포츠 용품에 대한 공인제도를 삼았다는 것은 그동안 적지 않은 잡음과 문제점이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21일 열린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 스포츠용품 공인제도 정상화, 스포츠산업시대에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통합체육 시대를 맞아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기치로 삼고 있다. 물론 스포츠산업에는 스포츠용품산업이 들어간다. 결국 스포츠용품업체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공인제도가 확립돼 업체들이 규격에 맞는 용품을 만들고 나아가서는 해외로 수출까지 하는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한남희 고려대 교수는 아직까지 국내의 공인제도에는 규정의 기준이 없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규정이 별도로 없다보니 체육단체의 임직원이나 친족에 의한 특정업체 밀어주기 운영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미 한국스포츠개발원에서 2012년 '대한체육회 가맹경기단체 경기용구 공인제도 운영에 대한 실태파악 및 개선방안 연구'를 발표했음에도 후속조치가 미흡해 현장 잡음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의 연구에서 드러난 현재 공인제도 운영의 문제점은 ▲종목별 공인규정 기준이 없으며 검사 절차가 불투명하거나 형식적이다 ▲과도한 공인기준이 후발업체 진입장벽으로 작용, 경쟁을 제한하고 가격을 상승시킨다 ▲실제 검사 소요비용을 뛰어넘은 고액의 공인료를 책정해 용품, 장비 제조 기업이나 시설 운영자에게 과도하게 부담시킨다 ▲임직원 및 친족이 운영하는 일부 업체에 공인제도를 이용한 특혜를 부여해 비리를 양산시킨다 ▲국제공인을 받아 품질을 인정받았는데도 국내 인증을 받기 위해 고액의 공인료를 부담시킨다 등 5가지로 요약된다.

▲ 한남희 고려대학교 교수가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공인제도의 의의 및 문제점 분석에 대한 발제를 하고 있다.

또 한 교수는 "스포츠산업 규모가 40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구태의연한 조직에서 벗어나고 제도에 대한 재정비도 필요하다"며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재검토는 내부 규정 표준화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지향하는 국내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남희 교수는 "공인제도를 재검토하고 재정비하면 국가간 자유무역(FTA)에 따른 스포츠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처할 수 있다"며 "또 통합체육시대로 회원 1000만 명 이상의 거대 시장이 형성돼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여건이 됐기 때문에 공인제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회원종목단체의 공인규정 투명성을 재검토하고 제정을 의무화하는 한편 통합 대한체육회에 공인제도를 전문으로 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을 넘어 아시아 시장으로 스포츠용품과 장비, 시설 인증 제도를 선점하는 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스포츠용품 공인제도의 정비는 단순히 국내 시장뿐 아니라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 한국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남희 교수의 설명이다.

▲ 이정직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레저스포츠팀장이 21일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합리적인 공인기준 및 절차에 대한 발제를 하고 있다.

◆ 투명성 제고-인증제도 보완 설계-새로운 기준 제정 3단계 보완 필요

그렇지 않아도 2010년대 중후반부터 아시아에서 굵직굵직한 대회가 열린다. 2017년에는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한국에서 열리고 2018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2020년에는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FIFA 카타르 월드컵이 벌어진다. 세계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스포츠용품 공인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공인제도에 대한 필요성은 확실해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리적으로 고칠 수 있을까. 이정직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레저스포츠팀장은 합리적 인증제도 운영을 위해 신뢰, 인증시스템, 표준화, 기술적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정직 팀장은 "공인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신뢰다. 규제기구와 생산자, 사용자 등 이해당사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인증제도 시스템 공개와 함께 이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며 "그 신뢰 속에 인증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표준화를 이뤄야 한다. 공정하고 자격있는 시험기관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합리적인 인증제도 운영을 위한 3단계 보완을 요구했다. ▲ 제도의 투명성과 공정성, 수용성을 확보하고 ▲ 인증제도의 보완 및 설계를 거쳐 ▲ 시험검사의 기반을 구축하는 순서를 제시했다.

이정직 팀장은 "이해 당사자들이 공청회 등을 통해 인증제도 운영 필요성을 수용해야 한다. 또 산업자원부 등 다른 부처들과 논의과정을 통해 이중규제를 미리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후 요구되는 성능의 수준에 따른 유형을 구분해 공평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 인증제도를 설계하고 경기적합성, 품질, 안전성 평가를 위한 기준 보완 및 새로운 기준 제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시험검사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조영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21일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누구를 위한 공인제도 개선인가, 용품업체-이해당사자의 '윈윈'이 필요

토론에 나선 권용규 한국스포츠개발원 산업기획팀 과장은 "현재 한국스포츠개발원에서는 스포츠용품 생산업체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제품 성능평가시험과 인증을 위한 품질인증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또 생산업체 지원을 위한 해외 인증과 국제경기단체 공인 획득 지원 사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스포츠개발원은 대한축구협회와 한국야구위원회, 대한야구협회, 대한자전거연맹,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등에 대한 공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권용규 과장은 "앞으로 인조잔디 축구장과 육상트랙, 실내체육관 등 스포츠경기장에 대한 공인과 구기종목 사용구도 농구와 배구, 핸드볼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태권도 안전호구, 빙상경기장 안전 펜스, 각종 경기시설물에 대한 공인시험도 시험장비 보강을 통해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유문종 대한육상경기연맹 시설위원장은 "육상경기 연습과 대회 진행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기록이 충분히 신뢰받을 수 있도록 공인제도를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다"며 "연간 공인료는 1억7000만 원에서 2억 원 정도로 수입은 시도연맹 육상 꿈나무 육성을 위한 경기력향상 지원금과 공인위원 출장경비, 대표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쓰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체육단체 담당자는 현재 공인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토로했다. 박형수 인천체육회 체육시설관리부장은 "공인제도는 안전하고 공정한 경기운영과 국내 및 국제 공인기록 인정, 가격 제한을 통한 저변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과도한 공인규정 때문에 많은 재정을 투입해 체육시설을 만들고 운영하는 시도체육회는 공인비용과 기구 과다 확보 등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박형수 부장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인규정은 지방자치단체와 시도체육회의 부담을 줄이고 관심을 더 가져주는 방향으로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 권용규 한국스포츠개발원 산업기획팀 과장(왼쪽부터), 박용국 대한테니스협회 공인검정위원, 유문종 대한육상경기연맹 시설위원장, 권오성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21일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공인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발제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취재후기] 한국 제품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각국의 기준이 모두 달라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포츠용품은 종목별 단체들이 공인해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해외진출이 오히려 더 쉬울 수도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세계적 브랜드가 되고 일본의 미즈노나 아식스 등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도 일찌감치 세계시장을 겨냥해 공인제도가 확립됐기에 가능했다. 한국의 스포츠용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이에 따른 공인제도는 반드시 갖춰져야 한다. '주먹구구'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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