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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홍의 운동話공장] 확 달라진 롯데 자이언츠, 마!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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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홍의 운동話공장] 확 달라진 롯데 자이언츠, 마! 응원합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4.25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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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상동구장 개보수 투자-사회적 책임 활동, 선수단 마찰-CCTV 파문 등 2년 내홍 딛고 환골탈태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외국인 선수들은 KBO리그의 신기한 경험으로 부산 사직구장의 견제 응원 소리 "마!"를 꼽습니다. 경기당 2만명을 가볍게 불러 모으던 한국 프로스포츠 최고 인기 구단, 머천다이징으로 흑자를 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구단. 그렇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존재감은 독보적입니다.

그런데 지난 2년간 체면을 구길 대로 구겼습니다. 선수단 항명 파동, CCTV 사찰 파문, 젊은 투수의 경기 중 SNS 사용. 이도 모자라 부친상을 당한 주축 야수를 기용한 사령탑이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니들이 팀이가", "쪽팔린다, 부산을 뜨라", "롯데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라는 내용의 댓글들을 본 기억이 있네요.

▲ 만원 관중이 들어찬 사직구장. 롯데는 2000년대 후반처럼 관중몰이를 할 수 있을까. [사진=스포츠Q DB]

성적도 곤두박질쳤습니다. 제리 로이스터, 양승호 감독 체제에서 화끈한 공격야구로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자이언츠는 최근 3년간 조연으로 가을야구를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악재가 겹치자 138만명까지 치솟았던 단일 시즌 관중은 80만명 내외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구도(球都)' 부산의 자존심, 더 떨어질 곳도 없습니다.

그런데 2016년 롯데는 좀 달라 보입니다. 4년 60억원을 투자해 데려온 손승락이 몸값을 톡톡히 해내며 9회를 지우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잠실 LG전에서는 9회초 3점을 내며 연장으로 승부를 돌렸습니다. 비록 졌지만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더군요. 신임 조원우 감독의 장악력도 훌륭해 보입니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합니다.

변화를 위해 몸부림치는 롯데를 응원합니다. 야구보다 주목하는 건 프런트의 노력입니다.

▲ 지난 1월 시무식에서 "꼴데스럽다는 말을 듣지 말자"고 했던 이창원 대표이사.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꼴데'스럽지 말자더니, 미래를 내다보기 시작하더라 

"프런트의 잘못으로 '꼴데스럽다'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 1월 시무식에서 롯데자이언츠 이창원 대표이사가 한 발언입니다. 자이언츠 팬들이 스스로를 디스하거나 타구단 팬들이 조롱하기 위해 쓰는 온라인 용어인 '꼴데(꼴찌와 롯데와 합성어)'를 조직의 수장이, 그것도 공식석상에서 꺼냈습니다. 눈과 귀를 의심했죠. 흥미로웠습니다. 얼마나 바뀔까 지켜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로부터 석달이 흘렀습니다. 그들의 변화는 꽤 인상적입니다.

▲ 최첨단 LED 조명이 사직구장을 환하게 밝힌다. 공사에만 40억원이 들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사직구장 그라운드 흙 교체에 3억원, 구장 내 54개 화장실 전면 리모델링에 8억원, 최첨단 LED 조명 설치에 40억원을 들였습니다. 외야 자유석 좌측 상단에는 텐트 좌석인 콜핑 글램핑존을 마련했습니다. 뒷문 보강을 위해 손승락, 윤길현에 98억원을 지불한 것도 기억하시죠. 롯데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팬들의 관람환경 개선을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지갑을 열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래를 위해서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퓨처스리그, 육성군 선수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김해 상동구장에 영상 분석시스템을 도입하고 인조잔디를 교체했습니다. 실내연습장을 리모델링했고 러닝트랙도 새로 단장했습니다. 2군 경기를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해 관중석을 증설하고 휴게실도 설치했습니다.

돈을 잘 쓰는 것 같지 않습니까.

▲ 김해 상동구장. 교체된 인조잔디(위)와 새로 도입된 영상 분석 시스템.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야구단의 사회적 책임, 롯데가 해내다니 

물론 이를 롯데만의 특별한 움직임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의 인프라 투자는 롯데의 그것 못지않습니다.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kt 위즈의 마케팅 기법은 늘 감탄을 자아냅니다. 넥센 히어로즈의 영업력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삼성 라이온즈도 대구라이온즈파크라는 훌륭한 안방에 입주했으니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최근의 자이언츠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대의 이슈를 파악하고 야구단이 '착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고심한 흔적이 보입니다. 늘 미시적 관점에서 일을 처리하다가 '과자 파는 기업의 한계'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그들이 달라진 것입니다.

롯데는 지난 2월 프로야구단 중 처음으로 청년창업지원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식음분야에서 창업희망자를 모집, 젊은이 2명이 새 삶을 살도록 도왔습니다. 사직구장에 가시면 '핫도그 브라더스'의 김원빈(24) 사장, '바오네 글러브번'의 김희성(30) 사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할 뻔했던 이들이 자이언츠 덕에 재도전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 사직구장에 가면 맛볼 수 있는 핫도그 브라더스와 바오네 글러브번(위). 청년창업지원 제도의 수혜를 받은 이들이 내놓은 제품이다. 롯데는 지역 내 티볼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나승현(아래 오른쪽 첫 번째)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뿐이 아닙니다. 지역 내 티볼 보급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야구의 사촌 격인 티볼을 통해 성장기 청소년들의 체력증진과 협동심을 개발하겠다는 목적입니다. 부산시 내 309개 초등학교에 장비를 보급하고 올해 100개교를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김민호, 나승현 코치가 돌아다니며 땀을 쏟을 예정입니다.

하나 더. 이젠 어린이를 위해 움직입니다. 피카츄를 데려간 SK, 크롱과 뽀로로를 영입한 NC에 자극을 받은 걸까요. 롯데의 선택은 도라에몽이었습니다. 지난 9일 패밀리데이에 선수단이 착용한 도라에몽 유니폼은 1,2,3차 판매 분 모두 순식간에 동났습니다. 도라에몽 마니아인 연예인 심형탁을 시구자로 초청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한 점도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 강민호가 착용한 도라에몽 유니폼. 1,2,3차 판매 분이 순식간에 동났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미워도 다시 한 번, 사직을 채워주시죠

2009년이었습니다. 부산지방검찰청이 부산을 대표하는 연예인, 스포츠스타를 대상으로 홍보대사격인 명예검사를 선출하는 직원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1위가 누구였을까요. 수영초, 대동중, 경남고를 졸업한 이대호였습니다. 스포츠 스타의 사회적 위상이 아무리 높아졌다 한들 광주의 양현종, 대전의 김태균이 연예인을 제칠 수 있을까요.

2012년을 앞두고 SK에서 FA(자유계약)로 롯데로 이적한 정대현은 "부산에 2~3일 있었는데 초등학생이 날 알아봐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2001년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가 불방망이를 휘두르자 사직구장 주변에는 상호가 '호세'인 한의원과 족발집이 생겼습니다. 따라부르기 가장 쉬운 개인 응원가는 무엇인가요. '롯데의 강민호~'나 '가르시아~ 가르시아 가르시아'부터 떠오르지 않는가요.

2009년 9월 개봉한 ‘나는 갈매기’를 기억하십니까. 권상준 감독은 "부산 사람들에게는 야구가 한 끼 밥 먹는 것과 같은 일상"이라며 롯데 자이언츠를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저예산 독립영화 치고는 꽤 많은 전국 관객 11만4768명이 들었고 자이언츠 팬뿐만 아니라 전 구단 팬들의 입소문을 탔습니다.

▲ 나는 갈매기를 제작한 권상준 감독은 "부산 사람들에게는 야구가 한 끼 밥 먹는 것과 같은 일상"이라고 말했다. [사진=나는 갈매기 포스터]

한 팬의 리뷰를 보시죠.

"우리가 롯데를 응원하는 것은, 아무리 몇 년 동안 하위권을 달리고 있었다 해도 끊임없이 땀을 흘리며 재도전을 하는 선수들의 열정 넘치는 모습이 곧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표, 인생의 과정, 인생의 결과,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롯데 야구는 꿈이자 인생이다."

롯데 프런트와 선수단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라운드에서 플레이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은 프런트가 충분히 조성했습니다. LED 조명을 활용한 파도타기 연출, 라이팅쇼(Lighting Show) 등 각종 퍼포먼스는 호평 일색입니다. 홈경기가 있는 날엔 주황색, 승리 시에는 무지개 색으로 변하는 외벽 조명도 명물로 자리 잡을 조짐이 보입니다. '부산 갈매기'와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크게 울려 퍼지면 장관이 될 겁니다.

롯데 프런트가 잡은 이번 시즌 관중 목표치는 100만명, 경기당 평균 1만3889명입니다. 지난해 80만962명, 경기당 1만1124명에 비해 24.8% 증가한 것이라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만 로이스터, 양승호 감독 재임 기간(2008~2012년) 2만명을 쉽사리 넘긴 것을 생각한다면 크게 어렵지도 않은 숫자입니다. 선수단만 분발하면 일도 아닐 겁니다. 10승 10패, 공동 4위. 경기력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자, 사직 찾아 “마!” 한 번 외쳐주시죠. 자이언츠가 흥하면 스포츠산업도 성장합니다.

▲ 사직 특유의 문화 신문지 응원. 롯데의 2016년 관중 목표는 100만명, 경기당 평균 1만3889명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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