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18:49 (목)
[포토 포커스] '영원한 캡틴' 조성환,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하다
상태바
[포토 포커스] '영원한 캡틴' 조성환, 정든 그라운드와 작별하다
  • 강진화 객원기자
  • 승인 2014.08.24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스포츠Q 강진화 객원기자] 영원히 더그아웃 한쪽에 앉아 선수들을 독려하리라 생각했던 '캡틴'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게 됐다.

1999년 입단 후 16년 동안 롯데 유니폼만 입었던 '원클럽맨' 조성환(38)이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최근 추락하고 있는 팀 성적과 맞물려 롯데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캡틴'의 퇴장이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 롯데 조성환(왼쪽)이 불펜카를 타고 그라운드에 들어오고 있다. 불빛으로 가득한 관중석을 보며 감회가 남다른 듯 눈가가 촉촉해진 조성환이다.

조성환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LG전이 끝난 후 불펜카를 타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경기에서 롯데가 패했지만 이날 사직구장을 찾은 2만 3520명의 팬들은 자리를 지켰다.

불펜카로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고 난 뒤, 자신의 자리인 2루 앞에 선 조성환은 팬들이 열창한 응원가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 조성환이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답하고 있다. 롯데팬들은 조성환을 '영원한 캡틴'이라 칭하며 많은 사랑을 보냈다.

특히 팀 후배 송승준과 강민호의 영상이 전광판에 나온 데 이어 부모님의 영상편지가 나오자 눈물을 훔치기 바빴다.

이후 팬들과 가족, 동료에게 바치는 마지막 편지를 읽은 조성환은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제 기억 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작별인사를 건넸다.

▲ 전광판을 통해 인터뷰 영상을 보던 조성환은 부모님의 말에 눈물을 참지 못했다.

조성환은 롯데의 암흑기(2001~2007년)와 중흥기(2008~2012년)를 모두 경험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입단 2년차였던 2000년부터 경기 출장 기회를 잡은 조성환은 팀 간판 2루수인 박정태(현 한국야구위원회 육성위원)가 선수생활 황혼기를 보냈던 2003년부터는 주전 2루수로 자리잡았다. 조성환은 2003년 데뷔 후 첫 3할 타율(0.307)을 기록하며 맹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듬해 조성환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2004년 병역비리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받은 것. 그는 2008년 소집 해제 후 팀에 복귀했다.

이후 전임 주장 정수근(은퇴)의 이탈로 주장을 맡게 된 조성환은 2010년까지 솔선수범의 자세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 조성환의 뒤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오래 선수생활의 경륜과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여준다.

개인 성적도 좋았다. 소집 해제 후 첫 시즌인 2008년 타격 4위(0.327), 최다안타 3위(151개), 타점 7위(81타점), 도루 6위(31개)에 오르며 롯데를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았던 조성환은 2010년에도 타격 3위(0.336), 최다안타 8위(139개), 득점 7위(83득점)에 랭크되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는 2008년과 2010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노쇠화 기미를 보였던 조성환은 올시즌에는 후배 2루수 정훈에 밀려 6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그는 6월16일 현역 은퇴를 선언하고 구단 전력분석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많은 이들의 아쉬움과 축복 속에 선수생활을 마감한 조성환. 비록 선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조성환은 팬들과 동료들에게 영원한 캡틴으로 남을 것이다.

▲ 롯데 현 주장 박준서(왼쪽)와 기념촬영을 하는 조성환.

stonecold613@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