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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메달' 남자 쇼트트랙의 '3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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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메달' 남자 쇼트트랙의 '3不'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22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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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남쇼트트랙 참패 집중분석, 에이스 노진규 부상 제외, 경험없는 선수 '갈팡질팡'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끝내 '노메달'에 고개를 숙였다.

22일(한국시간) 끝난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종목에서 한국은 여자 대표팀이 1000m에서 금,동메달을 1개씩 보태며 4개 전 종목에서 모두 메달(금 2, 은 1, 동 3)을 획득, 4년전 밴쿠버 대회의 '노메달' 악몽을 씻었지만 남자 대표팀은 끝내 12년만의 '노메달'로 마감했다.

밴쿠버에서 금맥이 끊겼던 여자 대표팀이 박승희(22·화성시청)가 2관왕에 오르며 500m에서는 16년 만에 메달을 획득해 명예회복에 성공한 반면 남자 대표팀은 금메달을 커녕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하며 위상이 추락했다.

남자 대표팀은 이날 마지막 남은 500m에서 박세영(21·단국대)과 이한빈(26·성남시청)이 준준결승에 나서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모두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9·빅토르 안)의 3관왕의 활약과 대조되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출전 자체가 영광인 올림픽이라고는 하지만 1992년 릴리함메르 대회 이후 줄곧 최강 전력이었던 쇼트트랙에서 남자 선수가 단 한명도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이기에 충격이 컸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대회 이후 12년만이다. 두번째 맞는 '무관'의 성적이기 때문에 새삼스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석연치 않은 판정 등 주위의 견제가 있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남자 쇼트트랙이 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은 내부의 문제였다. 과연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면 4년 뒤 평창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 신다운이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안현수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은 안현수 같은 에이스 없이 소치 올림픽에 출전, 강력함을 잃고 말았다. [사진=뉴시스]

◆ 에이스가 없었다

쇼트트랙에서 에이스의 존재는 의외로 크다. 500m 단거리부터 1000m 중거리, 1500m 장거리, 5000m 계주까지 모든 종목에 출전하기 때문에 에이스의 존재는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 쇼트트랙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을 때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다. 남자 쇼트트랙이 올림픽을 제패한 원천에는 김기훈(47·현 울산과학대 교수), 김동성(34·현 KBS 해설위원), 안현수, 이정수(25·고양시청)로 이어지는 에이스 계보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에이스의 계보가 끊겼다.

여자 쇼트트랙에서 박승희가 2관왕에 오른데에는 심석희(17·세화여고)라는 에이스가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이정수가 소치까지 에이스로 활약할 것으로 보였지만 '짬짜미 파문'으로 6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뒤 지난해 4월 대표선발전에서는 부상 여파로 탈락했다.

이정수를 대신해 곽윤기(25·서울시청)이 에이스를 맡을 것으로 보였지만 그 역시 발목 부상을 당했고 또 다른 재목감인 노진규(22·한국체대)도 부상과 암 투병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노진규의 자리에 이호석(28·고양시청)이 대표팀에 포함됐지만 그는 '맏형'일 뿐 에이스는 아니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신다운(21·서울시청)에게 일말의 기대를 걸었지만 그 역시 에이스 역할을 해주기에 무리였다.

에이스 없이 출전한 남자 쇼트트랙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안현수라는 확실한 에이스를 가진 러시아는 남자 종목에 걸린 4개의 금메달 가운데 3개를 가져왔다. 에이스가 있고 없고가 이처럼 큰 차이를 불렀다.

▲ 이호석이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미국 선수와 걸려 넘어지고 있다. 계주 금메달에 도전하던 남자 쇼트트랙은 이 실수로 결승 진출에 실패하면서 노메달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사진=AP/뉴시스]

◆ 경험도 없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험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경험이 풍부하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 뒤에는 풍부한 경험이 있다는 것 역시 부인하지 못한다.

채지훈(40·국제빙상경기연맹 국제분과위원)이라는 노장이 있었던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고교생 김동성이 1000m 종목에서 우승하고 안현수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것 역시 경험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소치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기에 너무나 부족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번 대표팀에서 올림픽 경험이 있는 선수는 이번이 세번째 출전이었던 이호석뿐이었다.

이미 토리노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밴쿠버 대회를 통해 처음 올림픽에 출전하는 후배들을 잘 다독였던 이호석이 이번에도 경험이 없는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이호석은 노진규의 대표팀 제외로 대체로 들어온터라 경험을 물려줄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선배가 경험을 전수하고 후배들이 이를 받아들여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 바로 세대교체의 기본이다. 하지만 경험 전수가 없었던 이번 대표팀은 세대교체에도 실패하고 말았다. 

▲ 이한빈이 남자 쇼트트랙 5000m 계주 예선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넘어져 결승 진출 탈락이 확정된 뒤 망연자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투지와 근성도 실종됐다

남자 쇼트트랙이 전세계의 무수한 도전을 받고도 최강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투지와 근성이었다.

김동성이 나가노 대회에서 '날 들이밀기'로 우승을 차지한 것 역시 바로 투지와 근성이 있기에 가능했다.

이런 투지와 근성은 여자 쇼트트랙에서만 보였다. 박승희가 여자 500m에서 두차례나 넘어지고도 끝까지 레이스에 참여해 동메달을 따낸 모습이나 심석희가 반바퀴를 남기고 추월한 것 역시 투지와 근성의 결과였다.

확실한 금메달 후보도 없는 상황에서 투지와 근성도 없었으니 세계와 경쟁할 수 없었다. 남자 1000m 경기에서 이한빈이 다른 선수와 부딪히자 레이스를 계속 하기는 커녕 그 선수를 노려보며 발을 멈춘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방송 해설위원도 "끝까지 경기해야죠"라며 다그쳤을 정도였다.

메달은 결과다. 투지와 근성은 과정이다. 그 과정이 좋지 않았다면 팬들의 비난은 당연하다.

◆ 없었던 것을 되찾는 4년이 돼야

노메달에 그친 한국 쇼트트랙은 다시 분발해야 한다. 전세계의 전력이 평준화된 만큼 이제는 도전을 받는 입장이 아니라 도전자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 신다운이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렇다면 4년 뒤 평창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이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 쇼트트랙이 이번 대회에서 한순간에 무너진 것은 선수가 없어서도 아니고 갑자기 지원이 줄어서도 아니다. 여전히 선수층은 두껍고 세계적으로 실력도 뛰어나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갖췄어야 했던 것이 없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끊어진 에이스 계보를 다시 잇고 풍부한 경험을 쌓으면서 투지와 근성을 갖추면 된다.

에이스나 경험은 단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4년의 세월이 남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도 있는 기간이다. 이 기간동안 한국 쇼트트랙이 마음을 잡고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밴쿠버 이후 한국 쇼트트랙은 파벌 논란 등으로 전력 보강과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4년의 세월을 허송으로 보낸 것이다.

또 다시 4년의 세월을 그냥 보내지 않으려면 악습과 병폐를 도려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근성과 투지만 더해진다면 4년 뒤를 기대할 수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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