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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Q] '옥중화' 옥녀(정다빈), 타고난 재능에 이지함·전우치·박태수의 기연(奇緣)까지 얻으며 무섭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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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Q] '옥중화' 옥녀(정다빈), 타고난 재능에 이지함·전우치·박태수의 기연(奇緣)까지 얻으며 무섭게 성장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5.0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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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무협지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기연(奇緣)이다. 아무리 명문정파에서 어린시절부터 부지런히 무공을 갈고 닦는다고 해도 내공을 비약적으로 증진시켜 주는 신단영약(神丹靈藥)을 복용하거나, 신비의 무림고수에게 초식(招式) 하나 배운 주인공을 이길 수 없듯이 말이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극본 최완규·연출 이병훈 최정규)는 '옥녀'(진세연, 아역 정다빈 분)라는 실제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대하 사극이자 팩션 사극이면서, 동시에 한국의 일반적인 사극과 달리 무협지의 전개에서 가져온 것 같은 진행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허준'과 '대장금'. '동이' 등을 연출한 사극의 명장 이병훈 PD가 '마의' 이후 3년 만에 내세운 신작 '옥중화'는 그동안 연출해 이병훈 PD의 스타일이 전면에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병훈 PD는 보통 궁궐이나 조정의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대하사극과 달리, 명의 허준이나 의녀 장금, 조선 시대의 거상 임상옥(상도), 마의(馬醫)로 시작해 어의(御醫)의 지위까지 올라간 백광현(마의) 등 실제 역사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왔다.

▲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이는 이병훈 PD의 신작 '옥중화'에서 더욱 확실하게 드러난다. 주인공인 '옥녀'는 어머니 가비(배그린 분)가 당대 최고의 권력자인 윤원형(정준호 분)의 부하들에게 쫓기며 출생의 비밀을 암시하고는 있지만 실제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인물이자 포도청 다모를 꿈꾸는 인물이다. 남자주인공인 '윤태원'(고수 분) 역시 윤원형의 서자라는 설정이 있지만 실제 역사에는 존재하지 않는 마포상단의 우두머리다.

'옥중화'에는 윤원형과 문정왕후(김미숙 분), 정난정(박주미 분) 등 당시 권세의 중심에 선 실존인물들의 이야기에 옥녀와 윤태원 등 가상 인물들의 이야기를 적절히 결합시키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가상의 인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주인공이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준다는 이병훈 PD 스타일의 연출을 펼쳐내기에 상당히 어울리는 무대다.

여기에 이병훈 PD는 그동안 그가 연출한 사극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던 무협지 스타일의 이야기 전개로 한층 주인공의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는 특히 전옥서에서 태어나 15세의 나이로 전옥서 다모가 된 옥녀의 캐릭터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옥녀는 항상 선하고 올바른 길을 택하는 여타 사극의 주인공과는 달리 어린시절부터 전옥서에서 죄수들을 대하고 살며 소매치기 기술인 전대치기를 배우고, 고작 15세의 나이에 죄수들에게 돈을 받고 죄수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구해주는 등 아주 영악한 모습을 보여준다. 심지어 '옥중화' 2회 마지막 장면에서는 양아버지나 다름없는 전옥서 서리 지천득(정은표 분)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것을 구실로 자신을 전옥서에서 나가게 해 달라는 마포상단의 두목 강만보를, 윤태원을 시켜 사실상 반죽음 상태가 되도록 만드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고작 15세인 옥녀가 지니고 있는 방대하고도 기이한 기연들이다. 옥녀는 전옥서에서 '토정비결'의 저자인 토정 이지함(주진모 분)을 만나 그에게 학문과 주역을 배운다. 또한 전우치(이세창 분)를 전옥서에서 만나 그에게 풍수도 배우지만 죄수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배우게 된다.

이세창이 연기한 '전우치'가 '전우치전'의 도사 전우치와 완전히 동일인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우치'가 소설의 주인공만이 아니라 중종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인 만큼 옥녀와 전우치의 만남이 아주 허황된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여기에 7일 방송된 '옥중화' 3회에서 옥녀는 지하감옥에 20년 째 갇혀 있던 박태수(전광렬 분)를 만나게 된다. 박태수는 조광조의 제자이자 명나라와 왜를 오가며 첩보활동을 한 '체탐인(體探人)으로, 옥녀는 그 정체를 알게 되자 박태수에게 "어머니가 누구인지, 누가 어머니를 죽였는지 알기 위해 포도청 다모가 되고 싶다"며 무술을 가르쳐 달라고 청하고, 결국 그에게 무술 뿐 아니라 명나라 말과 독약 제조법까지 배우게 된다.

'옥중화'에서 앞으로도 옥녀의 기연은 계속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MBC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옥중화'의 등장인물에는 아직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은 특별출연으로 명종 시대의 의적인 '임꺽정'과 당대 최고의 기생이자 예술가인 '황진이', 그리고 '대장금'의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이중 '대장금'은 캐릭터 설명에도 "옥녀 인생에 큰 조력자가 된다"는 설명이 붙어 있어 옥녀에게 새로운 기연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옥중화'에서 옥녀는 3회 마지막 장면에서 박태수의 가르침에 따라 독초를 구분하는 법과 독약을 제조하는 법을 배우고, 모래주머니를 차고 산을 오르내리며 체력을 기르고, 명나라 말을 배우며, 홀로 검술 연습까지 하며 무섭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8일 방송될 '옥중화' 4회부터는 이제 성인이 된 옥녀(진세연 분)의 등장이 시작되겠지만, 이미 3회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고작 15세 소녀인 옥녀의 성장은 실로 눈부시다. 그동안 정통 대하사극의 공식에서는 살짝 벗어났어도 매력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정도 사극의 길을 걸어온 이병훈 PD가 과연 그동안 그의 연출작과는 확연히 다른 '옥중화'의 무협지 풍 전개를 앞으로 어떻게 끌고갈 것인지 '옥녀'의 매서운 성장과 함께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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