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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3년 연속 성남에 FA컵 1골차 패배에도 빛난 영남대 '노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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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3년 연속 성남에 FA컵 1골차 패배에도 빛난 영남대 '노 피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5.11 2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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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다시 맞붙고 싶다" 끝없는 도전 의지

[성남=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이번에도 죽기살기로 해보려고요. 우리가 져도 본전이라고는 하지만 기왕이면 이기는 것이 좋죠."

성남FC와 2016 KEB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32강전(4라운드)을 앞두고 경기장을 나서려는 준비를 하고 있던 영남대 선수들의 눈빛이 유난히 빛났다. 경기시작 10분전 라커룸에서 선수들은 김병수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파이팅을 외쳤다. 또 이날 경기에 공격수로 나선 주한성과 이상기 역시 성남을 상대로 세번 연속 질 수 없다는 전의에 가득찼다.

그러나 결과는 또 다시 아쉬운 패배였다. 영남대는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FA컵 32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박용지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0-1로 졌다. 2014년부터 성남과 FA컵에서 3년 연속 만났지만 모두 1골차 패배였다.

▲ 영남대 선수들이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0-1로 진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용지에게 결승골을 내주는 순간 영남대 선수들은 모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그라운드에 누워버렸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은 영남대 선수들은 남은 추가시간 1분여 동안 달려들었지만 성남의 골문을 추가로 열지 못했다.

◆ 김병수 감독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

경기를 끝내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김병수 감독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면서도 선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병수 감독은 "이번에도 또 1골차 패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준비한대로 잘됐다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자세와 짧은 패스를 통해 성남을 상대로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 수비로 전환할 때 선수 숫자를 많이 가져간 것도 잘됐다.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마지막 순간 집중력 저하로 아쉬운 결승골을 허용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남대는 성남의 공격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물론 성남의 공격진이 유창현, 박용지, 김동희, 조재철 등 그동안 K리그 클래식에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어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그러나 영남대 선수들은 자신들보타 서너살 이상 위인 프로선수들을 상대로 당당하게 맞섰다. 영남대의 '노 피어' 정신이 빛났다. 어쩌면 3년 연속 성남과 맞붙었기에 더욱 두려움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프로팀과 대학팀은 달랐다. 우선 선수층부터가 다르다. 또 영남대는 내세울 수 있는 주전들을 선발로 대거 기용했지만 성남은 1.5군 성격의 선수들을 먼저 세우고 황의조와 피투 등을 후반 중반에 조커로 기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차는 컸다.

▲ 영남대 김병수 감독이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게다가 영남대는 아쉬운 부상 선수도 있었다. 주장 김현태가 경기 도중 뇌진탕 증세를 보여 교체카드 1장을 소진할 수밖에 없었다. 김병수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 부상이 발생해 바꿀 수 있는 교체 자원이 부족했다. 그래서 90분 내로 끝났으면 했다"며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허용하지 않고 연장전으로 갔어도 우리가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김병수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서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수고했다'고만 했다"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선수들이 잘 알기 때문에 이정도의 말이면 내가 어떤 평가를 했는지를 파악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로서는 선수들에게 최고의 극찬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 FA컵에서 대학팀들의 만만치 않은 도전, 우리처럼 두려워하지 않기에

영남대는 아쉽게 성남에 1골차로 졌지만 이번 FA컵 32강전에서 대학팀들의 선전이 만만치 않았다. 설기현 감독이 이끄는 성균관대는 서울 이랜드와 경기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이겼고 단국대 역시 K리그 클래식 중상위권에 있는 상주 상무에 2-1로 이겼다.

건국대 역시 영남대처럼 아쉽게 지긴 했지만 K리그 챌린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산 무궁화와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였다. 아쉽게 연장 후반 13분에 최보경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2-3으로 지긴 했지만 대학팀들의 선전은 이번 FA컵 32강전 최대 이슈가 됐다.

이에 대해 김병수 감독은 "대학팀과 경기를 한다고 하면 프로 선수들이 조금 나태해지는 것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나 싶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내서 한발 더 뛴 것이 선전으로 이어진다"며 "축구는 선제골을 누가 먼저 넣느냐가 첫번째다. 그리고 60~70분 정도가 지나가면 선제골을 계속 지켜가는 팀이 유리하다. 그래서 축구를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영남대 전상오(오른쪽)와 성남FC 김동희(오른쪽에서 두번째)가 11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6 KEB하나은행 FA컵 32강 맞대결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영남대는 비록 아쉬운 패배를 기록하긴 했지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팀이다. U리그에서도 좋은 기록을 남기면서 대학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김학범 성남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내가 성남 지휘봉을 잡은 후 2년 연속 영남대와 경기해봤지만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니다. 운동장을 넓게 쓰면서 프로팀과 경기에서 자신들이 할 것은 다 한다"며 "K리그 클래식 경기보다 오히려 작정하고 달려드는 대학팀과 경기가 더 어렵다. 1-0 승리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영남대 선수들은 마지막 한 골을 내준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그래도 '노 피어'로 성남과 맞섰기에 후회가 없다고 말한다.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한 한 선수는 "만약 내년에 다시 성남과 FA컵에 붙게 된다면 그 때는 내가 주전으로 나가 골을 한번 넣어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래서 도전은 젊은이들의 특권이라고 하는 것일까. 3번 만나 3번 모두 졌지만 영남대 선수들은 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불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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