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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맨유, 진정한 가치 재조명되는 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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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맨유, 진정한 가치 재조명되는 박지성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8.27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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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빌 "박지성 떠난 후 측면 붕괴…자신감까지 잃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제는 현역에서 은퇴해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내고 있는 박지성(33)이 새삼스럽게 다시 거론되고 있다. 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끝 모르는 하락을 거듭하면서 박지성에 대한 가치 재조명이 다시 이뤄지고 있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까지 벌어진 2014~2015 리그 초반 3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스완지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 개막전에서는 1-2로 졌고 이어 선덜랜드와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1-1로 비겨 승점 3을 챙기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리그 원(3부리그) 팀인 밀튼 케인즈 돈스(MK돈스)와 리그 캐피탈원컵 2라운드 경기에서 0-4로 참패하면서 자존심을 여지없이 구겼다.

명가 부활이라는 사명을 갖고 맨유에 부임한 루이스 판할 감독은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판할 감독은 선덜랜드와 경기 직전 기자회견에서는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더니 MK돈스와 경기 패배 직후에는 팀이 한달 만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려 20차례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맨유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박지성까지 함께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7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인 5970만 파운드에 앙헬 디 마리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홈페이지 캡처]

◆ 네빌 "박지성·긱스·나니 떠난 뒤 측면 자신감 잃어"

과거 맨유의 주장이었던 게리 네빌(39)은 박지성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처음 박지성이 맨유에 왔을 때만 하더라도 네빌을 비롯해 적지 않은 선수와 팬들이 반신반의했지만 연착륙에 성공하며 맨유의 확실한 주전으로 활약했다.

물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정책 때문에 박지성이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제외되는 일도 있었지만 큰 경기마다 박지성은 맨유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네빌은 앙헬 디 마리아를 영입하는 과정에서도 박지성을 언급했다.

네빌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맨유는 지난 20년 동안 측면에서 빠른 공격을 이어가는 팀이었으나 최근 들어 스피드를 잃어버렸다"며 "지난 몇년 동안 측면 공격수였던 라이언 긱스는 은퇴했고 박지성과 루이스 나니는 팀을 떠났다. 지금 안토니오 발렌시아나 애슐리 영은 지난 1년 동안 경기를 통해 자신감마저 떨어졌다"고 말했다.

네빌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디 마리아가 매우 뛰어난 측면 공격수이기 때문에 꼭 영입해야만 하는 선수이고 맨유에 큰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지금 맨유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 마리아가 반드시 필요하고 박지성과 나니, 긱스 못지 않은 기대를 한다는 것은 박지성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재조명하기에 충분하다.

디 마리아가 역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액인 5970만 파운드(1002억원)를 받고 맨유로 왔기 때문에 박지성의 가치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이다.

◆ USA투데이도 디 마리아 필요성 주장하며 박지성 언급

네빌이 박지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아스널이 바이에른 뮌헨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패했을 당시 메주트 외질에 대해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네빌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외칠은 박지성처럼 경기했어야만 했다"며 "리그에서 중위권 팀을 상대한다면 수비를 하지 않아도 괜찮겠지만 최고의 팀을 상대할 때는 (박지성처럼)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역시 26일 맨유가 디 마리아를 필요로 한다는 기사에서 박지성을 언급했다.

이 신문은 "맨유가 디 마리아의 입단에 많은 돈을 쓰겠지만 투자비는 동전 한 푼까지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 맨유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 긱스도 없고 지칠 줄 모르는 박지성이나 위협적이던 나니도 없다"고 지적했다.

박지성이 맨유에 입단했을 때 이적료가 400만 파운드(67억원)였다. 디 마리아가 받은 이적료의 15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박지성의 지금 평가와 가치는 디 마리아급이다. 지금 생각한다면 맨유는 15배나 남는 장사를 했다는 셈이다.

디 마리아가 들어왔지만 아직까지도 최강의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는 맨유를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결국 지금 맨유에게 가장 필요한 선수는 박지성과 같은 선수다. '두개의 심장' 또는 '두개의 폐'라는 말까지 들으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던 박지성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맨유에는 자신의 기량만 믿고 뛰는 선수들보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헌신적인 활약을 하는 '박지성' 같은 선수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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