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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학로 돌풍 지핀 연극 '나쁜 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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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학로 돌풍 지핀 연극 '나쁜 자석'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2.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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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소개: 영국작가 더글라스 맥스웰의 2000년작 ‘Our Bad Magnet'은 그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초연 뒤 이듬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재연돼 호평받았다. 2005년 국내 초연 이후 대학로에 '자석 신드롬'을 일으키며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3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줄거리: 스코틀랜드 해안가 마을에 사는 아홉 살 프레이저와 폴, 앨런은 전학온 고든을 자신들의 무리에 끼워준다. 리더인 프레이저는 고든이 쓴 동화 ‘하늘정원’에 감동해 그와 함께 폐교에 가 고든의 비밀과 마주하게 된다. 19세가 된 네 소년은 밴드를 결성하지만, 폴과 앨런이 고든의 이질적인 음악성에 불만을 느껴 고든을 '강퇴'한다. 상처입은 고든은 폐교에 불을 지른 뒤 자살한다. 프레이저는 죄책감에 빠져 방황하며 세 친구는 뿔뿔이 흩어진다. 10년의 세월이 흐른다. 그동안 고든의 동화를 출판해온 폴은 전 세계 출판을 앞두고 인세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프레이저, 앨런과 해후한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들 사이에는 여전히 거짓과 비밀이 맴돈다.

 

▲뷰 포인트: 네 친구가 품고 있던 유년시절의 기억과 비밀이 9세, 19세, 29세를 넘나드는 플래시백 기법과 동화적 내용의 액자극을 통해 효과적으로 무대에 톡톡 떨어진다. 관객은 성정체성 혼란, 가정폭력, 우정, 추억, 외로움 등 저마다의 키워드를 주워 만지작거린다.

잘 만들어진 성장통 드라마로 읽힐 법하나 자석처럼 서로를 당기고, 때로는 밀어내는 인간 본연의 감정이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놀이터이자 타임캡슐을 묻어둔 언덕을 형상화한 잔교 식 세트와 푸른 하늘과 바다를 아련하게 나타낸 간결한 무대디자인은 작품과 밀착도를 높인다. 소극장 뮤지컬 ‘빨래’를 통해 신선한 연출력을 보여준 추민주 연출이 에너지 넘치는 록과 아름다운 발라드를 보강, 서정성이 더욱 짙어졌다.

 '나쁜 자석' 오프닝 장면에서 배우들이 '튤립'을 열창하는 모습[사진=악어컴퍼니]

숨막히도록 슬픈 내용, 후반부 꽃비 장면으로 정점을 찍는 아름다운 무대, 더블 캐스팅된 8명의 청춘배우를 보기 위한 여성팬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번 시즌 합류한 고든 역 김재범은 상처입은 영혼을 인상적으로 연기한다. 반면 프레이저 역 정문성은 무대에 최적화되지 못한 발성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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