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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복귀 후 4할' 두산 에반스, '진짜 승리부적'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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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복귀 후 4할' 두산 에반스, '진짜 승리부적' 되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5.14 0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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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요정'에서 장타율 0.864 거포로 변신, 요인은 멘탈 변화

[고척=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 베어스 타선이 드디어 완전체가 됐다. 유일한 고민거리로 남아 있던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30)가 잔인했던 4월의 부진했던 경기력과는 180도 달라진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에반스는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역전 스리런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4타점 맹활약하며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 후 한 달 만에 드디어 제 기량을 찾은 에반스다. 지난해 잭 루츠, 데이빈슨 로메로를 영입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두산은 이번 시즌에는 외국인 타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고척=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두산 외국인 타자 닉 에반스(위, 왼쪽)가 13일 넥센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6회초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고 홈베이스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

◆ 피어밴드 무너뜨린 역전 스리런포, 무늬만 외인타자는 옛말

에반스는 지난달 18경기에서 타율 0.164에 그쳤다. 두산 4월 팀타율이 0.285였다. 전체 주전 타자들 중 가장 낮은 기록이었다. 그럼에도 꾸준한 기회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것은 두산이 워낙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두산은 이 기간 13승 4패 1무로 승률이 0.764에 달했다.

팬들은 에반스를 보며 ‘승리 요정’, ‘승리 부적’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정작 이렇다할 활약은 없지만 그가 라인업에 포함됐을 때 팀이 이긴다는 자조 섞인 표현이었다. 팀 타선을 이끌어줘야 할 외국인 타자로서는 굴욕적인 호칭이 아닐 수 없을 터.

결국 지난달 25일 1군에서 말소된 에반스는 퓨처스리그에서 타격감을 조율했고 지난 6일 1군에 복귀했다. 8일 롯데전에서 한 달 만에 홈런을 터뜨린 에반스는 이후 4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상승세를 탔다.

이날은 단연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두산이 2-4로 뒤진 6회초 1사 1, 3루에서 넥센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의 시속 141㎞ 속구를 통타, 비거리 125m의 역전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호투하던 피어밴드를 무너뜨리는 한 방이었다.

에반스는 1군 무대 복귀 후 7경기에서 타율 0.409(22타수 9안타)에 2홈런 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0.481, 장타율 0.864, OPS 1.345. 최고의 활약이다.

경기 후 에반스는 “적극적으로 치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는데, 가운데로 실투가 들어왔고 이것이 잘 맞아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에반스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 [고척=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두산 에반스(왼쪽에서 두번째)가 13일 3점 홈런을 터뜨린 후 더그아웃에서 코칭스태프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열흘 만에 180도 변신, 갑자기 반등한 이유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326에 2홈런 9타점을 기록한 에반스의 활약은 정규시즌 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재일이 1루수와 4번 타자 역할을 100% 이상 해주자 두산은 에반스에게 2군행을 통보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2군에 갈 때 큰 기대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2군행은 ‘신의 한 수’였다. 4경기에 12타수 4안타(타율 0.333)로 타격감을 조율한 에반스는 지난 6일 복귀한 이후 맹활약하고 있다. 열흘 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비결은 심리 변화에 있었다. 에반스는 “2군에서 기술적인 변화를 준 것은 아니다”라며 “단순하게 생각하고 편안한 기분으로 훈련을 했고 코치님들이 여러 조언과 도움을 준 것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에반스는 이날까지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상승세라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며 “기술적인 변화도 없고 경기할 때 심적으로 여유가 생긴 게 좋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을 한 달 늦게 시작한 것이나 다름 없는 에반스는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홈런으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에반스가 살아나고 있지만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던 오재일이 복귀한다면 주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 지명타자 자리에도 김재환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두 좌타 거포의 맹활약도 에반스를 더욱 분발케 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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