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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추월 태극3총사 '혼신의 역주', 투혼은 네덜란드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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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추월 태극3총사 '혼신의 역주', 투혼은 네덜란드 추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23 0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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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쇼트트랙 DNA 접목, 혼신의 역주로 빛나는 은메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쇼트트랙의 DNA를 접목한 한국 남자 팀추월 멤버들이 최강 네덜란드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승훈(26·대한항공),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체대)으로 짜여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은 22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스케이팅 센터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3분40초85를 기록하며 세계 1위 네덜란드에 3.4초차로 아쉽게 져 은메달을 따냈다.

3분37초71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 최강인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네덜란드는 2014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3분39초95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한 전력이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3분35초60의 세계신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네덜란드가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는 점은 그만큼 한국이 네덜란드가 역주할 정도로 압박했다는 얘기다.

한국은 경기 초반에는 세차례나 랩타임에서 앞섰다. 세바퀴를 돌 때는 0.05초 차이로 앞서나가기도 했다.

네덜란드가 오히려 한국이 앞서나가자 세바퀴째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이후 한국이 따라잡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이 보여준 혼신의 역주는 네덜란드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최강 네덜란드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준 한국 팀추월 팀의 원천에는 세계 최강 쇼트트랙의 DNA가 있었다.

팀추월에서는 모두 4명의 선수가 포함되고 경기에는 3명이 나선다. 팀추월 팀에는 모태범(25·대한항공)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8강과 4강, 결승전 등 세 경기에서는 이승훈과 주형준, 김철민만 나왔다. 모태범은 단거리 전문이어서 '대기 선수'로 분류됐다.

그렇기에 팀추월은 세 선수 위주로 훈련이 이뤄졌고 그 결과 찰떡 궁합을 만들어냈다. 선배이자 리더인 이승훈이 앞에서 끌어주고 주형준과 김철민이 선배를 믿고 따라가는 모양새다.

이들이 환상의 호흡을 보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기에 가능했다. 이승훈이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먼저 쇼트트랙에서 전향했고 주형준과 김철민 역시 선배를 따라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들어왔다.

쇼트트랙 선수가 팀추월에 잘 맞는 것은 중장거리 선수 위주로 팀이 구성되기 때문이다.

팀추월에서는 5000m와 1만m에 능한 장거리 선수 2명과 1500m와 5000m 전문인 중거리 선수 1명이 가장 이상적인데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은 그런 점에서 최적의 조합이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 5000m와 1만m에 출전했고 김철민도 5000m에 나섰다. 주형준은 1500m 선수다.

한국 쇼트트랙 선수는 500m 단거리보다는 1000m나 1500m를 위주로 훈련한다. 이런 점이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선수로 전향하는데 도움이 된다.

코너를 돌 때도 쇼트트랙 기술이 접목됐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코너를 돌 때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쇼트트랙의 코너워크 훈련을 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기 때문에 코너를 도는 기술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코너를 돌 때 가끔 앞 선수의 엉덩이를 밀어줘 가속을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모습은 흡사 쇼트트랙 계주에서 터치하는 방식과 닮았다. 이래저래 쇼트트랙 기술이 팀추월 경기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동안 이들은 팀워크에 중점을 뒀다. 사실 한국 팀추월 선수들은 네덜란드에 비해 네임 밸류가 떨어진다. 이승훈만 이번 대회에서 1만m에서 4위로 그나마 성적을 냈을 뿐 김철민은 5000m에서 24위를 기록했고 주형준 역시 1500m에서 29위로 중하위권이다.

이에 비해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28)는 5000m 금메달에 1만m 은메달을 땄고 쿤 페르베이(24)는 1500m에서 0.003초 차이로 은메달을 따낸 선수가. 얀 브록후이젠(25)도 크라머에 이어 5000m 은메달을 딴 선수다.

개인기량에서는 크게 떨어지지만 이를 팀워크로 극복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캐나다를 제치고 결승까지 오른 것도, 지난해 3월 소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종목 사상 첫 은메달을 따낸 것도, 최근에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 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린 것 역시 팀워크의 승리였다.

비록 네덜란드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그보다 더 밝은 미래를 봤다. 쇼트트랙 선수층이 두터운 만큼 팀추월 선수로 키울 수 있는 자원은 풍부하다. 4년 뒤 평창이 기대되는 이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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