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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의 자존심 김광현, 'MLB가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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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의 자존심 김광현, 'MLB가 어울린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8.29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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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8경기 ERA 1.72, MLB 스카우트 앞 7이닝 쾌투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문학구장 3루에는 띠전광판이 있다. 김광현(26)이 선발 등판하는 날이면 이 전광판에 ‘대한민국 에이스’라는 닉네임이 뜬다.

말 그대로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답게 던졌다. SK 김광현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매 경기가 메이저리그 리허설이나 다름없는 상황. 김광현은 7이닝 동안 혼신의 힘을 다해 111개의 공을 뿌렸다. 경기장을 찾은 4개 구단(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텍사스 레인저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 김광현은 최고 구속 95마일(153km)의 직구를 던지는 좌완 투수라 더욱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유일한 2점대 가능성, '토종 자존심'으로 두 번째 골든글러브 조준

김광현의 평균자책점(ERA) 3.03은 33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타고투저 시즌이라 더욱 값진 수치다. 2위 앤디 밴헤켄(넥센)의 평균자책점이 3.57이기 때문에 김광현이 난타를 당하지 않는 이상 순위가 뒤바뀌기는 어렵다.

평균자책점 2위부터 8위까지가 모조리 외국인 투수인 가운데 김광현은 나홀로 토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밴헤켄(넥센), 찰리 쉬렉(NC), 릭 밴덴헐크(삼성), 코리 리오단(LG), 에릭 해커(NC), 더스틴 니퍼트(두산), 크리스 옥스프링(롯데)까지 각 팀의 에이스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질주중이다.

김광현은 2008년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하며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투수 골든글러브를 석권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시련을 겪었다. 절치부심한 그는 생애 두 번째 골든글러브를 조준하고 있다.

강력한 경쟁상대인 밴헤켄은 최근 4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던진 적이 없을 정도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타선의 도움을 받아 2승을 챙기긴 했지만 모두 5실점 경기였다. 싱겁게 끝날 것만 같던 골든글러브 레이스가 안갯속으로 접어들게 됐다.

◆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안정감, 진화한 진짜 에이스

▲ 김광현은 2014 시즌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해 유일하게 2점대에 근접한 기록을 내고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김광현은 최근 3경기에서 28안타를 맞았다. 특히 지난 22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어깨에 담이 걸려 매 이닝 난타를 당했다. 5이닝만 소화했을 뿐인데도 무려 10안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실점을 2점으로 최소화했다.

28일 LG전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1사 후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첫 출루를 허용했고 폭투와 적시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이병규(7번)에게 큼지막한 중견수 플라이를 맞으며 가슴을 쓸어내렸고 채은성을 가까스로 3루수 땅볼로 처리해 1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후 급격히 안정을 찾았다. 2회초 1사부터 7회까지 16타자를 연속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LG 타자들은 최고 구속 153km의 빠른 직구와 140km의 슬라이더에 헛방망이를 휘두르기 일쑤였다. 1회 29개를 던진 것을 제외하면 이닝당 투구수는 13.7개에 불과할 정도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예전같지 않은 SK의 전력 탓에 승수는 12승뿐이다. 최근 8경기에서 4승(2패)을 수확하는데 그쳤지만 경기당 6.2이닝,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며 9개 구단 투수 중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 2009 WBC 유망주, 김광현만 남았다 

김광현은 미국의 유력 야구전문지 베이스볼아메리카(BA)가 선정한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유망주 9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광현보다 상위 순위에 있던 투수들은 모두 MLB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들은 다르빗슈 유(텍사스), 아롤디스 채프먼(신시내티),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류현진(LA 다저스)이다.

▲ 지난 28일 문학구장에는 4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방문해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봤다. [사진=스포츠Q DB]

평균 구속 92마일(148km)의 싱싱한 강속구를 뿌려대는 20대 중반의 좌완 투수는 MLB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다. 한국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다저스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 많은 구단들이 수준급 4,5선발을 원하고 있다.

골든글러브 수상과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연말 미국행 비행기를 타는 그림까지. 김광현이 시즌 전 그렸던 시나리오가 점차 현실이 되가고 있다. 최근 활약상이라면 해외진출 여부가 아닌 포스팅 금액과 연봉이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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