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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회 연속 톱 10' 좌절, 그래도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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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3회 연속 톱 10' 좌절, 그래도 희망을 보았다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2.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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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부진 속 썰매 종목·피겨·컬링 등서 밝은 미래 발견

[스포츠Q 신석주 기자] 한국 선수단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3회 연속 톱10 진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한국시간) 현재 금메달 4개, 종합순위 10위를 목표로 선전을 펼쳤지만 금 3, 은 3,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13위에 그쳤다. 입상 전망이 거의 없는 봅슬레이 4인승 경기만 남녀놓고 있어 이 한국 성적은 사실상 확정됐다.

한국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7위에 올랐고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5위를 차지하며 이번 대회에서도 3회 연속 톱10에 대한 핑크빛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금 2, 은메달 2개로 종합 14위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에 톱 10 진입이 좌절된 것이다.

◆ ‘소치의 삼재’ 쇼트트랙 부진, 러시아 홈 텃세, 네덜란드 광풍

한국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우선 금메달 효자종목인 쇼트트랙의 부진이 가장 컸다. 여자 쇼트트랙은 2관왕을 차지한 박승희(21), 3000m 계주에서 역전 우승을 이끈 심석희(17) 등이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남자 쇼트트랙의 경우 12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은 ‘출전=메달’이라는 공식이 무너졌다. 부진의 원인은 에이스의 부재를 들 수 있다. 이번 남자 쇼트트랙은 김기훈, 김동성, 안현수, 이정수 등으로 이어지던 쇼트트랙 에이스가 없었다.

▲ 안현수의 그늘에 가려 힘을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사진=뉴시스]

불안했던 남자 대표팀은 첫 경기였던 남자 1500m 준결승에서 신다운(21)이 코너를 돌다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고 이한빈(26)은 결승에서 6위로 마감했다.

이후 5000m 계주, 1000m, 500m에서도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등 대회 내내 부진의 늪에서 허덕였고 이를 타파하며 이끌어 나갈 선수가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남자 쇼트트랙은 대회전부터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서 잘해야겠다는 강한 부담감으로 작용했고 설상가상 3관왕을 차지한 빅토르 안(안현수)에 대한 관심과 동정 여론이 오히려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차별 파문 논란으로 한국 대표선수들을 향한 차가웠던 시선도 기량을 저하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지도자들이 세계 각국에서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쇼트트랙의 기량 상향 평준화가 됐다는 점도 메달 획득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메달이 확실하게 여겨지던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25), 이승훈(26)이 개인 종목에서 메달 추가에 실패한 점도 아쉬웠다.

스피드스케이팅 전 종목에서 광풍을 몰고 온 네덜란드가 원인이었다. 네덜란드는 남자종목에서 1500m를 제외하고 나머지 종목 금메달을 따내는 엄청난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남자 5000m, 500m에 이어 여자 1500m까지 스피드스케이팅 3개 종목에서 금·은·동을 싹쓸이했다. 이들의 독주로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 은 1개씩 따내는데 그쳤다.  

▲ 홈 텃세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은메달을 획득한 김연아. [사진=뉴시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김연아(24)가 개최국 러시아의 홈 텃세와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의 희생양이 되며 은메달에 그친 것이다.

김연아의 판정 논란은 경기가 끝난 지금까지도 판정 번복에 대한 서명 운동까지 일고 있는 등 계속되고 있다. 최근 심사를 했던 심판 중 한명이 양심선언을 하며 아직도 뜨겁게 소치를 달구고 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심판이 “심판들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트니코바에게 점수를 몰아줬다”고 밝혔다.

◆ 가능성을 봤다. 이제 4년 뒤 평창을 향해 달리자

한국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4년 뒤 희망을 봤다.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박승희가 2관왕에 오르는 등 금 2, 은 1,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한국 선수단을 이끌었고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 빙속 강국의 위상을 세웠다.

썰매 종목의 무한도전도 희망의 빛을 보았다.

한국 스켈레톤의 신성 윤성빈(20)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당당히 맞서 남자 스켈레톤 1~4차 레이스 합계 16위에 올랐다. 이는 한국 썰매 종목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특히 윤성빈은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2년밖에 되지 않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된다.

여기에 봅슬레이 팀 역시 결선무대에 진출해 역대 최고 성적 18위에 올랐다.

▲ 스켈레톤 역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썰매 기대주 윤성빈. [사진=AP/뉴시스]

열악한 훈련 시설과 선수들의 경험 부족 속에서 거둔 쾌거라는 점에서 값진 성과다. 4년동안 선수들의 기량이 무르익는데다 평창에서 열리는 만큼 평창의 코스를 많이 경험한다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불모지였던 한국 선수들이 메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인 팀추월을 발견했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팀추월 대표팀은 2010년 밴쿠버올림픽 5위를 차지한 이후 4년 만에 은메달을 획득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개인 역량의 부족한 부분을 끈끈한 팀워크로 통해 극복할 수 했다는 점에서 4년 뒤 금메달 도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은 ‘피겨여제’ 김연아의 피날레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지만 제2의 김연아를 꿈꾸면 김해진(17), 박소연(17)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회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두 선수의 연기에서 실수들과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였지만 올림픽이란 큰 무대에서 프리스케이팅까지 뛰어본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을 얻었다는 평가다.

▲ 올림픽 첫 출전해서 8위에 오른 여자 컬링대표팀. [사진=뉴시스]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도 사상 첫 올림픽 출전에 8위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10개 참가국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낮았음에도 3승 6패를 기록했고 세계 강국과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4년 뒤를 밝게 했다.

4년 뒤 희망이 더 밝은 이유는 역시 평창에서 대회가 열려 홈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소치 대회까지 역대 22차례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이 '톱10'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세차례(일본·1972·11위, 구 유고연방·1984·14위, 캐나다·1988·13위) 뿐인데 비해 개최국이 종합 순위 꼭대기를 차지한 것은 무려 네차례(미국·1932, 노르웨이·1952, 캐나다·2010, 러시아 ·2014)나 된다.

한국의 동계스포츠 여건상 종합 1위를 차지하기는 무리이지만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둘 가능성은 높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도 지금까지도 역대 최고 순위인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소치올림픽을 통해 효자종목에 나타난 문제점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인기 종목들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유망주 육성,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 등의 삼박자가 갖춰진다면 4년 뒤 평창에서 이번에 하지 못한 환호까지 크게 지를 수 있을 것이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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