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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전성기 맞은 당구, 스포츠산업 첨병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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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전성기 맞은 당구, 스포츠산업 첨병되려면?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5.20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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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직 17점 하이런 영상 화제, 콘텐츠 대폭 증가... "교육, 참여 대상 확대, 무리한 요금할인 지양해야"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3쿠션 하이런 영상이 화제다. 국내 당구랭킹 1위 김행직(경기당구연맹)은 호치민 월드컵에서 한큐에 17점을 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포털사이트 메인을 당당히 차지한 이 영상은 조회수 23만 건을 돌파했다.

당구 콘텐츠를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SBS 동상이몽, XTM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최근 몇 개월 새 당구를 다뤘다. KBS N스포츠는 아예 연예인 당구꾼과 각 지역 고수간의 맞대결을 주제로 한 죽방전설을 시즌제로 방영하고 있다.

당구 붐이 일고 있다. 대한당구연맹에 따르면 2006년 전국 1만8639곳이던 당구장은 지난해 말 기준 2만2456곳으로 20.5% 증가했다. 3쿠션, 포켓볼, 예술구를 총칭하는 큐스포츠는 스포츠 케이블 채널의 효자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 지난해 9월 구리 세계3쿠션당구월드컵 결승전 전경.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 전성기 맞았다, 당구장-시청률 지표 흥행 가도

시청률 조사기관인 TNMS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0.368%의 당구는 0.953%의 야구(KBO리그), 0.824%의 배구(V리그)에 이어 3번째로 시청률이 높은 종목이다. 이는 0.352%의 축구(K리그), 0.301%의 농구(KBL)를 넘어선 수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체육시설업 현황에 따르면 등록, 신고를 마친 당구장은 전체 체육시설의 39.7%를 차지한다. 체육도장업(1만4076개), 골프연습장(9928개), 체력단련장업(9363개)을 가볍게 웃돈다.

6.25 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3년 태생을 일컫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며 당구를 여가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10분 2000원 미만, 1시간 1만원 안팎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3~4시간을 즐길 수 있으니 가성비 측면에서 이만한 스포츠가 없을 것이다.

김행직, 최성원, 이충복, 강동궁, 조재호, 허정한, 조치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3쿠션 월드컵,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는데다 김가영, 차유람, 한주희(이상 포켓볼), 이미래(3쿠션) 등 여성 선수들이 이름을 알리며 무섭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 최초의 당구전문 방송채널을 모토로 내걸고 2014년 1월 개국한 빌리어즈(Billiards) TV의 존재는 당구의 시장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다. 골프를 제외하면 단일 종목으로 모든 콘텐츠를 꾸려가는 채널은 당구가 유일하다.

▲ 김행직의 3쿠션 17점 하이런 영상은 포털 메인에 걸려 조회수 23만 건을 기록했다. [사진=스포츠Q DB]

◆ 산업 가치를 위해 보완해야 할 과제는

한국스포츠개발원 정지명 박사와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신선윤 박사는 지난 3월 당구산업 동향과 향후 과제라는 논문을 통해 “당구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 쇄신을 위한 정부, 연맹 차원의 노력이 미약하며 산업적 측면에서 당구산업을 부양하기 위한 연구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두 박사는 △ 당구 교육 △ 당구 참여 대상의 확대 △ 스포츠산업으로서의 당구의 가능성 등 3가지를 강조하며 당구가 레저스포츠로서, 한국 스포츠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우선 “당구가 경기지도자 종목으로 2005년 편입된 이후 우수한 기량을 보유한 지도자가 매년 배출은 되지만 정작 현장에 배치된 이는 없다”며 “국가 인정 자격증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다 체계적인 강습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자와 수용자가 적절히 가져야 한다”며 “대한당구연맹이 전국의 다양한 규모의 당구장을 활용, 지도자 인적자원 활용계획과 당구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족 단위, 여성 참여자 유입을 위해 당구장의 전반적인 위생상태 점검, 비흡연자 보호 대책 마련 등 방문객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생활체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 장애인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는 “관람스포츠 형태인 4대 프로스포츠와는 다른 참여스포츠인 당구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구가 협조해야 한다”며 “당구장 운영업자들은 제살 깎아먹기 식의 요금할인 경쟁이 아닌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가격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당구여제' 김가영. 9볼에서 세계적인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그를 통해 포켓볼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 많다. [사진=스포츠Q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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