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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스 1위-승률 51%' 판할이 맨유에서 쫓겨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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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스 1위-승률 51%' 판할이 맨유에서 쫓겨나는 이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5.2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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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백패스 1위의 지루한 축구, 선수영입도 실패"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루이스 판 할(65)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2년 만에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트로피를 안겼다. 그럼에도 현지 언론은 일제히 조세 무리뉴의 선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3일(한국시간) “전날 스카이스포츠 취재진에게 ‘이제 끝났다’라고 말했던 판 할 감독이 구단 스태프들에게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고 보도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판 할의 거취가 이제 경질로 가닥이 잡혔다.

BBC는 경질이 유력한 판 할 감독의 잘못을 분석했다.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지루함'이다.

맨유는 올 시즌 리그에서 3222회의 백패스를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다다. 아스날(2946회), 첼시(2933회), 맨체스터 시티(2896회), 리버풀(2842회)과 큰 차이를 보인다. 높은 점유율을 지향하는 판 할의 스타일상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려다보니 백패스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슛도 430번 밖에 시도하지 않았다. 강등된 3팀(뉴캐슬 유나이티드, 노리치 시티, 아스톤 빌라)을 포함 하위권 5팀만을 앞섰다. 슛 561회, 경기 당 2.26골을 기록한 알렉스 퍼거슨의 2012~2013 시즌이나 모예스의 2013~2014 시즌(526회, 1.68골), 자신의 지난 시즌(512회, 163골)에 비해서도 크게 줄었다. 경기 당 득점은 단 1.29골다.

답답한 경기력은 결과로도 이어졌다. 판 할은 EPL 76경기에서 승률 51.3%(39승)를 기록했다. 한 시즌도 온전히 치르지 못한 데이비드 모예스 전 감독(승률 50%)에 비해서는 다소 높았지만 퍼거슨 전 감독의 65.2%(810경기 528승)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

매체는 “판 할 감독 스스로도 시즌 중에 몇 차례나 ‘지루한 경기를 했다’고 시인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팬들이 어떻게 만족하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또 BBC는 경기장에서 보인 판 할의 미미한 존재감도 지적했다. 매체는 “판 할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거의 내려오는 일이 없었다. 긱스가 이를 대신했다. 이는 놀라운 일”이라며 “지난 2월 아스날전에서는 그라운드에 직접 넘어지는 우스꽝스러운 동작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BBC는 선수 영입 실패 사례도 판 할 감독의 잘못으로 꼽았다. 맨유는 판 할 부임 이후 2억5800만 파운드(4431억 원)로 수많은 선수들을 사들였다. 하지만 안데르 에레라, 멤피스 데파이, 마르코스 로호, 마테오 다르미안, 모건 슈나이덜린 등은 부상, 부진 등으로 제몫을 다하지 못했다.

반면 판 할의 부임 이후 팀을 떠난 앙헬 디 마리아(파리 생제르맹), 로빈 판 페르시(페예노르트),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바이에른 레버쿠젠) 등은 소속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판 할이 "헛돈을 썼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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