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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영원한 백업은 없다, 대체자원 양성우-이여상의 '핫'한 1군 적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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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영원한 백업은 없다, 대체자원 양성우-이여상의 '핫'한 1군 적응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5.23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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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행-문규현 이탈 후 임시주전으로 맹활약…하위권 한화-롯데의 희망으로 떠올라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144경기를 치르는 KBO리그 정규시즌. 6개월간의 대장정에서 베스트 멤버로만 경기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해 줘야 하고 이들이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한 시즌을 탄탄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주전들을 뒤에서 받칠 수 있는 백업 자원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주전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팀이 흔들리지 않는다.

프로 5년차 양성우(27·한화 이글스)와 프로 11년차 이여상(32·롯데 자이언츠). 둘은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의 공백을 십분 메워주며 팀에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한화와 롯데는 하위권에 처져있지만 절실함이 묻어나는 두 선수의 플레이를 보며 내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 양성우(오른쪽)가 22일 kt와 경기에서 시즌 1호 홈런을 친 뒤 윤재국 코치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투수를 압도하는 눈빛, '탱크' 박정태가 떠오른다

양성우가 타석에 들어서면 방송 중계진이 항상 꺼내는 멘트가 있다. “눈빛이 매섭다”, “투수를 잡아먹을 것 같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한다. 투수와 기 싸움에서 이기고 들어간다는 공통된 평가를 내놓는다. 타석에 선 양성우를 보면 선수시절 부리부리한 눈으로 마운드의 투수와 상대했던 ‘탱크’ 박정태가 떠오른다.

충암고-동국대 출신으로 2012년 프로에 입단한 양성우는 한대화 전 감독 시절 1번 타자로 중용되며 꽃을 피우는 듯 했다. 그러나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깜깜무소식이었다. 손목이 안 좋았기 때문. 지난 겨울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양성우는 올 시즌을 2군에서 출발, 조용히 기회를 엿봤다.

묵묵하게 훈련에 열중한 양성우에게 기회가 왔다. 주전 좌익수 최진행이 지난 7일 kt와 경기 도중 왼쪽 어깨 골절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한 것.

13일 1군에 재등록한 뒤 좌익수를 보고 있는 양성우는 호쾌한 타격으로 한화 팬들을 홀리고 있다. 전날까지 9경기에서 타율 0.414에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22일 대전 kt전에서는 프로 통산 첫 홈런포를 작렬하며 활짝 웃었다. 중간에 합류한 탓에 규정타석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출루율 0.487에 장타율 0.563를 기록, 만능 타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는 보완점이 뚜렷하게 보이지만 최진행 못지않은 정확도와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양성우다.

▲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제 몫 이상을 해준 이여상은 문규현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공격형 유격수에 수비툴도 추가, 문규현이 긴장할만한 강견

이여상도 주전을 긴장시킬만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2006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삼성에 입단한 이여상은 한화를 거친 뒤 지난해부터 롯데에서 뛰고 있다. 2015시즌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6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던 이여상은 올 시즌 롯데 유격수들의 줄부상에 1군 출전 기회를 잡았다.

오승택이 시즌 초반 전반기 아웃이 유력한 큰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진 데 이어 문규현도 부상에서 낙마해 롯데로선 대체 자원으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였다.

이달 14일 삼성전에서 1군 첫 경기를 치른 이여상은 22일 두산전에서 1타점 적시 2루타로 시즌 2번째 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마수걸이 장타로 타점을 뽑아내며 팀이 2연패를 탈출하는 데 보탬이 됐다.

이여상의 활약은 수비에서 더욱 돋보였다.

전날 두산전에서 양 팀이 0-0으로 맞선 3회초 2사 만루에서 양의지의 타구가 3-유간 깊숙한 곳으로 굴러가 빠지는 듯 했다. 2타점 적시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였다. 하지만 이여상은 깊숙한 타구를 건져 올려 역동작으로 강하게 1루로 던졌다. 양의지의 발이 다소 느려 아웃시킬 수 있었다. 선취 실점을 막은 수비나 다름없었다.

팀이 10-3으로 앞선 9회에도 호수비를 펼쳤다. 선두타자 허경민의 유격수 방면 깊숙한 타구를 잡아 재빨리 1루로 송구, 아웃시켰다. 이여상의 강한 어깨가 또 한 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문규현이 조만간 1군에 합류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여상은 다시 2군으로 내려가거나 1군에서 백업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절실함으로 무장한 이여상의 공수 맹활약은 문규현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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