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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프로듀스101' 황인선, "'석사 출신이 웬 아이돌?' 질문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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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프로듀스101' 황인선, "'석사 출신이 웬 아이돌?' 질문 많았죠"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5.25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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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황이모'요? 대중 분들이 붙여주신 별명이니 좋아요. 그만큼 더 친근하게 다가갈래요."

'황이모'로 통하는 가수 황인선(30)은 걸그룹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듀스101'이 낳은 스타다. 황인선은 '아이오아이(I.O.I)'의 멤버에는 들지 못했으나, 최종 27위로 탈락하며 예상밖의 성과를 거뒀다. 대체불가한 '이모' 캐릭터를 얻은 덕분이다.

황인선은 10대~20대 초반 출연자들 사이에서, 올해 서른의 나이로 걸그룹에 도전했다. 현재는 솔로활동 중으로, 지난달 발표한 신곡 '이모티콘'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음악방송 및 버스킹 공연, 각종 광고 촬영 중이다.

▲  무용학도 출신의 가수 황인선은 비록 '아이오아이(I.O.I)'의 멤버에는 들지 못했지만 '프로듀스 101'을 통해 그만의 '황이모' 캐릭터와 매력을 십분 발휘해 앞으로의 활약상에 기대를 모았다. [사진=쇼웍스 제공]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황인선의 이력은 독특하다. 덕원예고와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용을 전공하며 줄곧 무용의 길을 걷다가, 가수 준비를 시작했다. 2014년 5인조 걸그룹 '스마일지'로 데뷔해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에 주원과 함께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으나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다 "'EDM 걸그룹'을 뽑는다"는 말에 지원하게 된 '프로듀스101'에서 존재감이 폭발했다. 10대 출연자들의 신조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과 유쾌한 성격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황인선의 '프로듀스101' 출연이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적응이 어려워 우울해 한 날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 '프로듀스101'이 끝난 후 솔로활동 중이다. 무대에 선 소감은 어땠나.

▲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했다. 혼자 무대에 서니 감회가 새롭고 떨리더라. 그래도 대기실이 '프로듀스101'에서 나왔던 미션 장소였기 때문인지, 심하게 긴장하진 않았던 것 같다.

- 걸그룹 활동을 하다 솔로가수가 됐다. '프로듀스101'에서도 맨처음 등급 평가를 받을 때 아이비의 '터치 미'로 솔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당시 심사위원 평가 내용은 편집된 것 같던데, 정확히 어떤 내용이었나.

▲ '무용 석사까지 했는데, 그쪽 일을 계속하지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에 왜 나왔냐'고. '프로그램 취지와 잘 안 맞는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지원해 나왔고 좋은 내용도 아니니 일부러 편집해 주신 게 아닐까 싶다. 편집해 주셔서 감사하다.

▲ [사진=엠넷 '프로듀스101' 방송화면 캡처]

- '아이오아이'같은 걸그룹 데뷔를 꿈꾸며 지원한 건가.  

▲ 사실 '프로듀스101'은 아이돌 걸그룹이 아닌, 'EDM 걸그룹을 뽑는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었다. 원래 '픽미'도 더 '뽕끼' 있는 완전 EDM 곡이었다. 그런데 소녀스런 가사를 붙이고 EDM 느낌도 많이 뺐더라. 그랬는데 10대 지원자가 많아지며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으로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가 보니 다 어린 친구들이더라. 아이돌 선발 프로그램인 줄 알았으면 안 나갔을 거다. 나이가 있으니까.

- 생각과 다른 프로그램이었으면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방송 초반엔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이 촬영을 하는 게 맞는 건가. 이 프로그램에서 내가 얻을 게 있을까. 이 고민들을 내려놓으며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픽미' 노래, 춤을 외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정체성에 혼란이 오더라. 

어린 연습생들 사이에서 위축되기도 했고. 한국 사람들은 처음 만나면 나이부터 물어보지 않나. '몇살이에요?' 물어봐서 대답하면, 반응이 '아…' 이렇더라.(웃음) 다른 출연자들이 날 좀 어려워하기도 했고, 혼자 밥먹고 연습하고 외롭게 다녔다.

- 예상 외다. 워낙 방송에는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만 나와서 그런지.

▲ 처음엔 의기소침해 있었고 카메라도 피해다니고 했다. 그러다 자기소개 영상 찍고, 점차 그 부담감과 고민을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편해졌다. '프로듀스101'에는 내가 4회부터 나온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니까 그때부터 방송 분량도 많아진 것 같다. 역시 카메라는 거짓말을 안 하는 것 같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때라 지금도 합숙 초기는 잊을 수가 없지만, 그 덕분에 더 단단해진 것 같다.

- 그때부터 '황이모'란 별명을 받게 됐는데. 인터넷 반응은 좀 봤나.

▲ 봤다. '이모는 애들 밥이나 해 줘라' 그런 반응이 많았다. 처음엔 솔직히 달갑지 않았는데, 결국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이니까. 대신 그럴수록 '내가 더 이모답게 해 보자' 생각했고, 일부러 방송에서도 "황이모 캐릭터 잡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때부터는 좀 반응이 바뀌었던 것 같다. '어? 이거 봐라?' 그런 반응들? 이후로는 악의적이기보다는 친근한 마음으로 '이모'라고 불러주시는 것 같다.

▲ [사진=쇼웍스 제공]

- 그런데 정말 신조어를 잘 못 알아듣나. 10대 출연자들과 그렇게 실제로 세대 차이가 나나. 

▲ 세대 차이라기보단 요즘 쓰는 표현을 잘 모르는데… 아, 이게 세대 차인가? '사이다'(속시원하다) '현웃'(현실 웃음) 같은 걸 배웠다. 웃기면 그냥 웃으면 되는데 애들은 "아, 현웃!" 그러고 안 웃더라.

- 줄곧 무용의 길을 걸었는데, 어떻게 가수 연습생을 시작하게 됐나.

▲ 25살에 연습생을 시작했다. 대학원 석사 논문을 쓰면서 연예계 생활을 병행했다. 덕원예고에서 발레를 전공했다가, 고3 때 현대무용으로 전과를 해서 대학을 갔다. 어릴 때부터 무용을 했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원래 노래를 좋아했고 연습도 했었다. 

무용으로 상도 받고 인지도도 쌓았다. 그러면 더 많은 무대에 서고,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쉽지 않더라. '동아무용콩쿠르' 상은 군 면제도 될 정도로 큰 의미인데, 성균관대 무용과 최초로 그 콩쿠르에서 은상을 받았는데도 달라지는 게 없으니까 목적 의식이 흐릿해졌다.

그래서 '프로듀스101' 초반에 더 적응하기가 힘들었던 것도 있다. 무용계에선 선배가 센터인데, 걸그룹에선 어린 친구들이 센터를 하니까. 두 세계가 완전히 거꾸로였던 거다. 지금은 무용을 하지 않고 있지만, 싫어서 그만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콜라보레이션으로라도 하고 싶다.

- 원래 하고 싶은 음악 스타일은 어떤 건가.

▲ EDM도 좋아하고 발라드, 알앤비 장르를 굉장히 좋아한다. 뮤지컬 쪽으로도 나가고 싶었다. 힘있게 '지르는' 노래를 잘 한다고들 해 주시던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건 다르니까 대중의 기호를 고려해서 앞으로 활동할 것 같다.

▲ [사진=쇼웍스 제공]

- 이제 여름을 앞두고 있다. 1년간의 계획은. 

▲ 당분간은 신곡 '이모티콘'으로 활동할 생각이다. 작년 가을 발표한 '사랑애'도 함께 들려드리면서 많은 무대에서 만나뵙고 싶다. 크리스마스 시즌 관련 곡도 내 보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프로젝트 그룹으로도 나가 보고 싶고. 계획은 가득하다.

[취재후기] 실제로 마주한 황인선은 '프로듀스101'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화면발'이 받지 않는 상큼한 외모와 생각보다(?) 차분한 성격이 인상적이었다. 황인선은 "전 굉장히 진지한데, 주변에서 웃기다고 해요. '프로듀스101'에서도 항상 진지했는데 방송을 보니 재밌는 부분만 나왔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프로듀스101'에서 '예능 캐릭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던 황인선은 "앞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써 달라"며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그 마음은 그대로다. "대중이 원하는, 찾아주시는 모습대로 활동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많은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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