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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천적' 유먼, 벼랑 끝 롯데 살린 92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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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천적' 유먼, 벼랑 끝 롯데 살린 92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8.31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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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 앞세워 LG전 '3경기 연속 QS+' 피칭…시즌 11승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롯데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35)이 중요한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유먼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경기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동안 92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 시즌 11승(6패)째를 수확했다. 롯데는 LG를 6-2로 제압하고 팀간 승차를 3경기로 다시 좁혔다.

유먼은 올시즌 일찌감치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지만 7월 이후에는 단 1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월 이후 유먼의 기록은 9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7.69. 6월까지 9승3패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던 투수가 맞는지 의심됐을 정도로 부진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롯데 유먼이 천적인 LG 타선을 상대로 5회까지 1점도 내주지 않는 등 7회까지 2실점을 기록하는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유먼은 올해 팀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날 경기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3회까지 매회 주자 한 명씩을 내보냈던 유먼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고 4회와 5회는 나란히 삼자범퇴로 막았다. 5회가 끝났을 때 유먼의 투구수는 55개에 불과했다.

26일 삼성전 이후 4일 쉬고 나온 등판이었지만 체력적인 문제는 없었다. 유먼은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LG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잘 던지던 유먼은 6회 첫 실점을 기록했다. 2사 후 황목치승에게 번트 안타를 맞은 유먼은 박용택에게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고 이병규(7번)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유먼의 92구는 4강이 멀어져갔던 롯데에 한 줄기 희망이었다.

하지만 7회초 팀 타선이 병살타로 인해 찬스를 날린 상황에서 유먼은 LG의 7회말 공격을 삼자범퇴로 무력화시키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유먼은 올시즌 유독 LG에 강했다. 6월 11일 첫 맞대결에서 7이닝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던 유먼은 7월 27일 두 번째 만남에서도 7이닝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했다.

이날 경기까지 포함하면 LG전 3경기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2.14. 자신이 상대한 8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유먼은 “밸런스와 제구, 구속 모두 좋았다”며 “올시즌 중 가장 좋은 피칭이었다. 긴 이닝을 던지려 했었는데 오늘은 잘 됐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한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하루하루 우리의 야구를 하겠다”고 4위 싸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시진 롯데 감독도 “유먼이 화요일 경기 때 투구수가 많아 오늘 95개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 제구가 좋았다”고 칭찬했다.

LG 킬러였던 유먼은 이날도 LG전에 유독 강했던 면모를 드러냈다. 6회 2사 후 실점이 아쉬웠지만 유먼은 전날 패배로 벼랑 끝까지 몰렸던 팀을 살렸다. 유먼이 7회까지 던진 92구는 팀 4강행에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준 빛이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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