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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슬로 후크' 두산, 행복한 고민 속 숨은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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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슬로 후크' 두산, 행복한 고민 속 숨은 의미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5.25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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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이 역전할 때까지는 던져줘야, 불펜이 많이 던질수 있는 상황 아니다"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두산이 파죽지세로 시즌 30승 고지를 선점했다. 마운드와 타선의 완벽한 조화 속에 공공의 적으로 변해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고민은 있다. 1위팀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25일 잠실구장에서 kt와 2016 KBO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전날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5점을 내줬지만 일찍 바꿀 수 없었다”며 “선발인데 역전되기 전까지는 던지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보우덴은 전날 kt전에 선발 등판, 팀이 3-1로 앞선 6회초에 5안타 1볼넷을 내주고 4실점했다. 두산의 필승조를 생각하면 투수 교체 타이밍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불펜이 많이 던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선발투수를 믿고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 두산 김태형 감독(오른쪽)이 선발 투수에게 많은 이닝을 던지게 하는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김 감독은 불펜진의 두께가 얇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스포츠Q DB]

두산은 윤명준-정재훈-이현승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필승조가 있다. 윤명준은 1승 2홀드, 정재훈은 2패 13홀드, 이현승은 1승 11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각각 2.25, 1.23, 3.10이다. 하지만 이들에 주어진 이닝은 대부분 1이닝이다. 이들 외에 믿고 맡길 마땅한 투수가 없기 때문.

추격조 역할을 담당하는 오현택, 강동연, 홍영현은 평균자책점이 각각 5.03, 10.80, 5.06이다. 게다가 두산은 30승 12패 1무로 승률 0.714를 기록하고 있어 필승조의 출격이 잦다. 무리한 불펜 운용이 안 되는 이유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선발투수가 점수를 어느정도 내주더라도 가능하면 6회, 투구수 100개까지는 던지게 하고 있다. 올 시즌 초 한화가 논란을 일으켰던 ‘퀵 후크’와 반대되는 ‘슬로 후크’ 작전을 쓰고 있는 것. 하지만 이는 선발투수들이 기본적으로 6이닝 정도를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이다. 결과적으로 두산의 ‘슬로 후크’는 김태형 감독의 행복한 고민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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