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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FC서울 최용수 감독, 우라와전서 포착된 '100승 보다 A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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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FC서울 최용수 감독, 우라와전서 포착된 '100승 보다 ACL'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6.05.27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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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데스크가 최용수 감독 찍어오라고 했는데 표정변화가 없어서 실망했어요'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성남FC를 상대로 역대 최단 경기이자 최연소로 K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했던 지난 14일, 90분 내내 주시했던 최용수 감독의 '있어 보이는' 표정을 담을 수 없었던 한 후배의 푸념이다.

'100승'은 분명히 대단한 기록이며 더구나 이날 FC서울은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터였다. 하지만 포커페이스의 달인 최용수 감독은 덤덤하게 승리를 자축했다.

 

이처럼 웬만해선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최용수 감독이지만 지난 25일, 현역시절 뺨치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사건이 일어났다. J리그 명문 구단 우라와 레즈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이 그 현장이다.

▲ 태극기로 응원을 펼치는 FC서울 서포터 수호신
▲ 일사분란한 응원전을 펼치는 우라와 레즈 서포터

FC서울 데얀의 선제골과 아드리아노의 연장전 추가골이 터졌을 때도 큰 액션 없이 냉철하게 경기를 살피던 최용수 감독이었다.

▲ '이대로 8강!'

짜릿한 역전승의 기운이 감돌던 연장 후반, 우라와 레즈 리 타다나리가 잇따라 두 골을 성공시키며 축제를 준비하던 상암벌에 찬물을 끼얹었다.

▲ 승부를 뒤집은 우라와 레즈
▲ '크읍! 이럴수가~'
▲ '속이 타내 속이 타~'
▲ '몇 분 남았지?'

90분 내내 냉철함을 보이던 최용수 감독도 이 순간만큼은 초조해 보였다.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를 쓰다가 속이 타는지 물을 마시고 얼굴을 쓸어 내리며 정신을 다잡는 모습이었다. 5분을 남기고 마지막 카드인 심우연을 꺼내든 최용수 감독이 작전지시를 내리는 모습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 '우연아 가자~'

그리고 연장전 추가시간, 기적이 일어났다. 우라와의 수비진을 한 명 두 명 제치던 고요한이 과감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고 결국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양 팔을 벌리고 최용수 감독에게로 뛰어간 고요한은 선수들 보다 더 환호하는 최용수 감독과 얼싸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 '고맙다 요한아!'

곧이어 피 말리는 승부차기가 이어졌다. 더 이상 표정관리(?)가 어려운 최용수 감독이다. 벤치의 그는 극도로 초조해 보였다.

 
 

승부차기도 쉽지 않았다. 일진일퇴가 거듭됐다. 위기의 순간 FC서울 수문장 유상훈의 신들린 선방이 번뜩였다. 결국 한편의 영화처럼 ACL 8강행이 확정되는 순간, 벤치의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날개를 활짝 폈다.

 

코칭 스태프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달리며 현역 때보다 화려한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그가 내뿜는 감격적인 흥분이 카메라를 통해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강렬했다.

▲ '8강행 만세!'
 
▲ '이런 경기 오랜만이야!'

경기 후 인터뷰에서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기'라 소감을 털어놨지만 그만큼 잊을 수 없는 경기임이 당연했다.

 

K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했을 때보다 우라와 레즈 전에서 100배는 더 기뻐하는 최용수 감독의 모습을 통해 개인의 명예보다 팀의 영예를 우선하는 그의 '원팀'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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