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홍현석 기자]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열띤 지지를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4)가 평화를 위해 하나로 뭉쳤다.

디에고 마라도나는 1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수비수 하비에르 자네티가 설립한 자선단체 ‘푸피 파운데이션’과 교황이 로마에서 공동 주최한 ‘세계평화를 위한 범종교 축구경기’에 참여했다.

경기 시작전 선수들과 함께 교황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마라도나는 자신이 달았던 10번과 이름 프란치스코가 새겨진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선물했다.

마라도나를 비롯해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교황은 이 자리에서 “축구를 통해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이 우정을 나누고 보여주는 내 바람이 이뤄져 고맙다”며 “오늘 경기는 자선기금을 모으기 위한 것도 있지만 스포츠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인종과 문화, 종교적 신앙 같은 보편적 가치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교황을 만난 후 마라도나는 자신의 SNS에 “교황의 초대로 그를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그동안 교회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이 때문에 교회와 멀어졌지만 지금의 교황은 다르고 그가 바로 스타”라고 교황을 만난 소감을 밝혔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잉글랜드전에서 손으로 공을 쳐 골을 넣은 '신의 손' 마라도나는 교황을 만난 뒤, "두 파워, '신의 손'과 교황이 한데 뭉쳤다"고 특유의 입답으로 감격을 나타냈다.

평소 축구팬으로 잘 알려져 있는 교황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인 축구를 통해서 평화를 실천하기 위해 애썼고 이날 행사도 그의 노력의 결과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탈리아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인 로베르트 바조와 AC밀란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던 안드레 셰브첸코 등 은퇴 선수들을 비롯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잔루이지 부폰과 델 피에로 등 현역 선수들도 참여했다. 아스널을 이끄는 아르센 벵거 감독과 개신교나 카톨릭이 아닌 힌두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를 갖고 있는 50명의 선수도 참여했다.

경기가 열린 로마 올림픽 주경기장에 가지 못한 교황은 대신 전반 시작 전에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인사말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교황이 만든 교육기관인 스콜라스 오쿠렌테스 팀과 자네티가 창설한 푸피 팀으로 나눠 펼쳐진 경기에서 푸피팀이 6-3으로 승리를 거뒀다.

toptorre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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