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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손흥민, '맏형' 이동국 도우미 자처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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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손흥민, '맏형' 이동국 도우미 자처한 까닭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03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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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막내로서 월드컵 동병상련 닮은꼴...열세 살 많은 이동국에 센추리클럽 자축골 도움 다짐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동국이 형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축구대표팀의 막내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 맏형 이동국(35·전북 현대)의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동국이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골을 넣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2일 국가대표팀 첫 훈련에 합류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로서 좋은 경기력으로 한국 축구가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한가위' A매치 평가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 손흥민이 2일 축구대표팀 소집 캠프인 경기도 고양시 MVL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신태용 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게 된 대표팀은 오는 5일 베네수엘라전(부천)과 8일 우루과이전(고양)을 치르며 내년 1월 열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에 대비한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은 자신보다 열세 살이나 많은 대선배 이동국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 이동국은 이번 평가전에서 1경기에만 나서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에 가입할 수 있다.

이동국이 센추리 클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지만 손흥민은 “우리가 좋은 경기력으로 동국이 형의 100번째 A매치를 빛내고 싶다”며 “동국이 형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매치 99경기에서 30골을 기록 중인 이동국은 1998년 5월 16일 자메이카와 친선경기에서 교체 선수로 A매치에 첫 출전한 뒤 1998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에 깜짝 발탁됐다.

열아홉 살 나이로 출전한 첫 월드컵의 경험은 씁쓸했다. 멕시코와 네덜란드에 크게 지는 등 1무2패를 기록한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막내로서 0-5로 대패한 네덜란드전에서 중거리슛으로 강렬한 희망을 던졌고 이 슛은 프로축구 르네상스를 이끄는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 손흥민이 2일 파주 NFC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전임 홍명보 감독의 지휘 아래 2014 브라질 월드컵 출전으로 월드컵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손흥민은 조별리그 2차전인 알제리전에서 후반 5분 1-3으로 추격하는 골을 넣었지만 웃지 못했다. 한국이 2-4로 지면서 조별리그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

한국의 패배가 확정되자 뜨거운 눈물을 흘린 손흥민은 새출발하는 이번 평가전에서 월드컵 때 부진을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월드컵에 많은 기대를 하셨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내가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번 2경기에서는 나를 포함해 한국 선수들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은 현재 A매치 28경기에서 7골을 기록 중이다.

이동국과 손흥민은 10년 세월을 두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다는 공통점도 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2000년 베르더 브레멘으로 임대됐던 이동국은 2001년까지 브레멘 유니폼을 입고 7경기에 출장했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 이동국(왼쪽)이 2일 파주 NFC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하지만 손흥민은 이동국이 독일에서 못다 이룬 업적을 쌓으며 팀 내 간판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2010년 함부르크에서 분데스리가 생활을 시작한 손흥민은 2013~2014시즌 정규리그 31경기 동안 12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높인 뒤 올시즌에도 컵대회와 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3골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손흥민과 호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텔레비전에서 손흥민의 플레이를 자주 보고 있다. 예전보다 여유가 생겼다”며 “손흥민과 호흡이 기대된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과 손흥민은 한 차례 골을 합작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카타르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동국이 손흥민의 골을 도왔다. 당시 대표팀은 카타르에 2-1로 이겼다.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 획득에 일조한다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소속팀 레버쿠젠이 벌써 시즌 3골을 넣은 손흥민의 팀 내 비중과 빡빡한 일정을 이유로 인천행을 허락하지 않아 아시안게임 출전은 좌절됐다.

이에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해 당연히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다. 내가 지금 아시안게임에 대한 말을 하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다. 대표팀이 열심히 해서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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