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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의 관심법 "눈빛만 봐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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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의 관심법 "눈빛만 봐도 알아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0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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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팀서 기회 못얻는 후배에 자신감 넣어주고 싶어"

[파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뛰어서 그런지 이제 선수들 눈빛만 봐도 다 알겠더라구요."

한국 축구대표팀의 '넘버 투' 차두리(34·FC 서울)가 후고구려의 '궁예'로 변신했다. 후배 선수들 눈빛만 봐도 그들의 심리 상태를 모두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차두리는 3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갖기 직전 인터뷰에서 팀내 고참 선배로서 후배들을 다독이겠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3년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차두리는 "많이 어색하다. 내가 와도 되는 자리인지 생각이 들 정도"라며 "한국 축구 대표팀이나 K리그의 최근 분위기도 그렇고 감독도 없는 어수선한 상태다. 선수들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도록 옆에서 돕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차두리는 이날 선수들의 눈빛을 보며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어려운 후배 선수들에게는 많은 이야기를 통해 다독거리겠다고 말했다. 후고구려시대 궁예가 썼던 관심법이 다른 사람들을 탄압하는 도구였다면 차두리의 관심법은 후배들을 잘 다독거리는 자상한 고참 선배가 되기 위한 방법이다.

차두리는 "나이가 드니 후배들의 눈을 바라보면 이제 조금씩 보인다.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나 기성용(25·스완지 시티)을 보면 굉장히 당당하고 거칠 것이 없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선수들은 눈빛이 조금 약하고 대표팀에서도 주눅이 들어있다"며 "무엇이라도 더 해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고 챙겨주고 싶은 것이 선배의 마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차두리는 "나도 대표팀에서 활약하면서 잘 나갈 때 차출되기도 했고 어려울 때 뛴 쩍도 있었다"며 "일단 대표팀에 뽑혔으면 한국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선수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소속팀에서 어려운 것은 시기가 맞지 않았을 뿐이지, 결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후배들에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한다"고 덧붙였다.

또 차두리는 "고참이 되다보니 경기력이 떨어지면 대표팀에 굉장한 짐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동국(35·전북 현대) 형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일단 경기에 나서면 100% 경기력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대표팀 고참으로서 적지 않은 책임감도 함께 피력했다.

이밖에 차두리는 "앞으로 얼마나 선수생활을 길게 할지 모르겠지만 선수 인생의 막바지에 와서 K리그에서 열심히 뛰면서 경기력을 인정받으면서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대표팀 선수로서 동기부여를 생각하기보다는 그동안 내가 받았던 사랑이나 경험을 후배들에게 얼마나 잘 돌려줄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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