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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하남시 '현남수호', 5년만에 리틀야구 강자로 부활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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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하남시 '현남수호', 5년만에 리틀야구 강자로 부활한 비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6.09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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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볼 야구-철벽 수비 완벽 조화, '집중력 강조법' 카메라 울렁증 털었다

[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최대성 기자] 경기 하남시가 모처럼 정상에 올랐다. 2011년 속초시장기 우승 이후 5년 만에 맛보는 감격이다.

하남시는 지난 6일 제12회 남양주다산기 전국리틀야구대회 A조 결승전서 인천 서구를 6-0으로 완파했다. 현남수 감독은 2004년 이후 4번째 트로피를 품었다.

현남수 감독은 “4년 만에 결승에 올랐다. 준결승까지는 곧잘 올라갔는데 결승에 올라가는 게 쉽지 않았다”며 “중계방송 하는 경기마다 져서 어느새 징크스가 돼 버렸는데 드디어 깬 것 같아 후련하다”고 기분 좋게 웃었다.

하남의 우승 동력,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 오태현은 지난 6일 인천 서구와 제12회 남양주다산기 결승전에서 그랜드슬램을 작렬했다. 하남은 빅볼을 지향하는 '남자의 팀'이다.

◆ 믿음의 야구, '빅볼 하남'

하남은 ‘남자의 팀’이다. 빅볼을 지향하는 현남수 감독과 파워 툴을 지닌 선수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하남은 준결승에서 경기 일산 서구와 8이닝 혈투를 치렀다. 리틀야구는 6회까지 승부가 나지 않았을 경우 시간제한 범위 내에서 연장이 진행된다. 하남은 8회초 김태윤-한예준-송하늘의 홈런으로 4점을 뽑아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팽팽한 나온 3타자 연속 홈런은 하남의 컬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결승전 6안타 중 3개도 홈런이었다. 결승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린 오태현의 시즌 첫 홈런을 비롯해 송하늘과 이강민이 아치를 그렸다. 송하늘, 이강민은 남양주다산기에서만 대포 4방씩을 작렬했다.

현 감독은 “무사 1, 2루에서도 번트를 잘 지시하지 않는 편이다. 타격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번트를 지시하면 자신감을 잃고 더 많이 성장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다양한 작전보다는 선수들이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운트가 유리하거나 초구 등의 상황에서 기다리는 공이 오면 적극적으로 치라고 강조한다”며 “선수들이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감 있게 타격을 하는 게 홈런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 결승전 6회 마운드에 오른 김태윤. 하남 내야의 핵심은 그는 5회까지는 유격수로서 탄탄한 수비를 뽐냈다.

◆ ‘스파르타 동계 훈련’이 만든 물샐 틈 없는 수비

빈틈없는 수비력도 하남의 특징이다. 리틀야구단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노련한 수비를 자랑한다.

유격수 김태윤이 그 중심에 있다. 그는 결승전 1회초 2사 3루에서 묘하게 솟아오른 타구를 3루수 이강민과 충돌하면서도 잘 처리했고 4회에도 신윤호의 빠른 타구를 빙글 돌아 잡아 침착하게 1루로 던졌다.

현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기술적인 부분이라든지 다른 많은 부분을 요구하기는 힘들다. 반복 훈련을 통해 몸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 만한 방법이 없다”며 “동계훈련 때 오전과 오후를 가리지 않고 수비 훈련에 매진했다”고 밝혔다.

리틀야구 팀들은 동계훈련 때 타격에만 집중하거나 타격과 수비의 비중을 절반씩 두는 경우가 다수다. 하남은 수비와 체력 보강에 90%의 비중을 둔다. 현 감독은 “내야수들이 개인 펑고를 300개씩 받았다”며 “한 달 정도 훈련을 하니 선수들이 수비에서 발놀림, 공을 빼는 속도가 확연히 달라진다. 선수들 스스로도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 하남시 포수 송하늘(가운데 왼쪽)과 투수 김태윤(가운데 오른쪽)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고 기쁨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 마침내 털어낸 카메라 울렁증, 집중력 강조

야구는 멘탈 스포츠다. 여차 하면 한 순간에 많은 점수를 낼 수도, 내줄 수도 있다. 어린 선수들일수록 집중력은 승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투수들은 빗맞은 안타 하나에 제구가 흔들리고 에러 하나가 참사를 불러올 수도 있다.

현남수 감독은 “투수들의 경우 집중력을 잃으면 제구가 흔들린다.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던지지 못하고 볼을 남발하고 그러다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적잖이 생긴다”며 “타석에서는 자신의 밸런스를 잊고 큰 스윙만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수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전술 훈련 중 실수가 나오면 선수들을 불러 모아 주의를 주고 2~3분간 집중력을 잃을 경우 생길 상황에 대해 설명해준다”며 “그러면 서로 독려를 한다. 이후부터는 자세가 몰라보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결승전은 전국으로 중계방송된다. 어린 선수들이 카메라 앞에서 긴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 현남수 감독도 “선수들이 신경이 많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카메라를 의식하지 말고 플레이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하남은 '카메라 울렁증'을 떨쳤고 5년 만에 시상대 맨 위에서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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