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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탑① 최승현의 타짜적 속성 "위험성이 날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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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탑① 최승현의 타짜적 속성 "위험성이 날 자극한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09.04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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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무대에선 빅뱅 ‘탑’으로 스크린에선 ‘최승현’으로 통한다. 팀내에선 묵직한 저음으로 랩을 하는 맏형이지만 영화계에선 아직 막내 축에 드는 풋풋한 배우다. 최승현은 드라마 ‘아이리스’, 영화 ‘동창생’, ‘포화속으로’ 등 주로 무거운 작품에서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2006년 개봉한 조승우 주연의 ‘타짜’ 후속인 이번 영화 ‘타짜:신의 손’에선 그는 쾌활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는 주연 함대길 역을 맡았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최승현이 맡은 ‘함대길’은 전편 ‘고니’의 조카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부욕을 보이다 본격적인 타짜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인물이다. 쟁쟁한 연기력의 대선배들과 허미나(신세경 분)와 우사장(이하늬 분)과의 러브라인도 보여준다. 영화 개봉을 하루 앞둔 2일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배우 최승현을 만났다.

 

◆ “리스크 있어야 움직인다” 최승현의 타짜적 속성

‘타짜:신의 손’은 개봉 전부터 말이 많았던 작품이다. 워낙 전작의 성적이 좋았고 ‘고니’ 역의 조승우의 연기가 극찬받아 출연에 부담이 있었을 만하다. 속편은 도전이나 다름없다는 걸 최승현 역시 알고 있었다. 그는 “어떠한 확신이 있었다”고 출연 결정에 대해 말했다.

“모험이죠. 하지만 부담감은 엄청났어도 두려움은 없었어요. 그런 부담감이 오히려 절 자극했어요. 커다란 리스크가 있어서 고민했지만 그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이 절 움직이게 한 거죠. 제 성향 자체가 저를 자극하는 것이 있어야 움직이기 시작해요. 무모한 면이 있죠. ‘타짜’ 만화를 재밌게 보고 함대길이란 인물을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단 기대감이 있었어요. 이런 승부욕과 자극이 생기는데 내가 이 작품을 못 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했어요.”

어떠한 위험, 잃을 수도 있다는 부담감에 자극받는다는 그는 이미 ‘타짜’적 속성을 가진 사람이다.

“함대길은 동물적이고 단순하고 한 치 앞을 모르는 청년이죠. 캐릭터의 그런 면과 제 성향이 맞닿은 부분이 있어서 발동을 걸 수 있었어요.”

여기에 강형철 감독이 그에게 보여준 믿음과 칭찬이 도움이 됐다.

“강 감독님은 배우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시면서 이끄는 스타일이에요. 여러 칭찬을 많이 해 주셨는데 스스로 말하긴 쑥스럽네요. (‘사연이 있는 눈’이란 말씀을 해주셨다면서요?) 네. ‘너는 어떻게 눈에 그렇게 사연이 들어 있니’ 이렇게. 물론 감사하지만 제가 듣기엔 과한 칭찬들이라 깊게는 생각하지 않으려고요(웃음).”

 

◆ “‘타짜2’ 현장에서 받은 에너지에 행복” “폭발적 연기를 위해 고민했다”

‘타짜2’에서 그는 대선배들과 연기했다. 전반부 보스 역 이경영, 중반부 스승 유해진, 후반부 삼촌 고니의 라이벌 김윤석과의 대결 등 촬영을 함께 했다. 위험을 즐기고 부담감에 자극받기 때문인지 그는 포스 가득한 선배들에게 기가 죽기보다 오히려 에너지를 얻었다.

“누군가에게 기로 짓눌리거나 하는 것엔 무딘 편인 것 같아요. 대신 강렬한 에너지가 있는 곳에 가면 그 에너지를 받는 편이죠. 무기력한 공간에 가면 힘이 없어지고, 강렬한 에너지와 함께 있으면 에너지를 받아요. 그래서 촬영 현장이 행복했어요.”

특히 그를 끌어줘 고마웠던 선배는 유해진과 김인권이다.

“자신의 에너지를 후배들에게 많이 주세요. 세경씨와 제게 먼저 다가오셔서 칭찬을 많이 해 주셨어요. 모니터를 하면서 “세경이 오늘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주시는 식이죠. 이런 작은 칭찬 속에서 자신감을 얻었어요. 저도 나중에 선배가 되면 후배들에게 이런 선배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죠.“

대길은 능수능란한 화투 실력을 선보이는 인물이다. 영화를 찍기 전 화투 신을 위한 기술 연마나 캐릭터 분석이 필요했을 터. 영화를 찍기 전 화투를 전혀 칠 줄 몰랐다는 최승현은 기본 방법부터 여러 손기술까지 여러 가지를 배웠다. 이렇게 기술적인 면을 연습했고 대길을 표현하기 위해선 자신이 ‘만화’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원작이 만화이기 때문에 과장적이고 만화적인 표현이 필요했어요. 시대적 배경만 다를 뿐 나는 원작 만화 속 함대길이라고 자기 설득을 시켰죠.”

구체적인 연습보단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좀더 폭발적인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그렇게 훈련해왔다.

“저는 고민과 생각에 시간을 많이 들이는 편이에요. 공연을 할 때도 연습을 많이 하기보단 며칠 몇 달을 고민하고 집중한 후 무대에서 터뜨리죠. 연습을 너무 많이 하면 실전에서 그 이상 안 나오는 것 같아요. 내면에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가 닥친 상황에 나를 던져야 의외의 에너지가 나오더라고요. 물론 목소리 톤 조절같은 스킬적인 부분은 연습하고 정말 중요한 신이나 안 될 것 같은 부분은 안 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연습했어요(웃음).”

 

◆ 최승현의 통찰력, “관객은 진지한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내길 바란다” “‘타짜2’엔 남성 관객의 공감 포인트 많아”

영화 ‘타짜’ 본편은 ‘도둑들’,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이 연출했다. 이번 ‘타짜:신의 손’은 ‘써니’와 ‘과속스캔들’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이 맡았다. 두 감독의 스타일이 다른 만큼 전편이 진지한 느와르였다면 속편은 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믹한 요소들이 많다. 그는 이 흐름을 관객의 입장에서 바라봤다.

“사회가 워낙 진지하고 어둡다보니 사람들은 밝은 이야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진지한 얘기를 진지하게 하기보다 좀더 유쾌하게 풀어내는 걸 선호하죠. 느와르 영화가 명작으로 남았던 시대가 있고, 지금은 쉽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좀더 모던하고 세련되게 여겨지는데 강형철 감독님은 이 부분을 아주 잘 알고 계세요.”

그런 면에서 최승현 역시 ‘함대길’에게 매력을 느꼈다. 파란만장한 롤러코스터같은 인생을 사는 인물이라는 점에서였다. 본인이 재밌게 본 만큼, 재밌는 것을 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봤을 때 대길의 삶이 흥미롭게 보일거라 생각했다.

또한 최승현은 ‘타짜2’가 남성 관객의 공감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길을 연기하며 그가 보여주는 남자의 모습에 공감했기 때문. 여기엔 대길의 캐릭터와 러브라인이 관련돼 있다.

“첫사랑인 허미나와 팜므파탈 화투판 기술자 우사장 중 끌리는 쪽을 택하라면 아무래도 허미나 쪽에 관심이 가지 않을까요. 남자들은 첫사랑에 대한 로망을 갖고 살아가잖아요. 단순하고 오그라들 수 있지만 저는 남자로서 시나리오를 보며 공감했어요.”

특히 대길의 빈틈 있고 어설픈 모습이 관객의 공감을 얻을 거라고 생각했다.

“꿈에 대해 굉장히 쉽게 생각하는 함대길의 모습에 공감했어요. 아직 사회에 치여보지 않아서 빈틈이 있고 어설픈 남자의 모습이죠. 어릴 땐 다들 꿈이 크잖아요. 커서 과학자가 될거야, 대통령이 될 거야 등등. 그런 모습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인 것 같아요.”

 

[취재후기] 최승현과 얘기를 나누며 느낀 것은 작품과 캐릭터는 물론 관객에 대한 접근 또한 진지하고 깊은 배우란 점이었다.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다 좀처럼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잠시간 공백을 뒀다가 부연 설명을 차분히 해 나갔다. “이건 너무 솔직한 얘기”라는 말로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결국은 숨김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는 자신의 말처럼 순간과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ohsoy@sportsq.co.kr

[인터뷰] 탑 최승현의 청년기 "지금은 단단해지는 과정,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 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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