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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탑② 최승현의 청년기 "지금은 단단해지는 과정,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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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탑② 최승현의 청년기 "지금은 단단해지는 과정, 절대 부러지지 않을 것"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09.04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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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무대에선 빅뱅 ‘탑’으로 스크린에선 ‘최승현’으로 통한다. 팀내에선 묵직한 저음으로 랩을 하는 맏형이지만 영화계에선 아직 막내 축에 드는 풋풋한 배우다. 최승현은 드라마 ‘아이리스’, 영화 ‘동창생’, ‘포화속으로’ 등 주로 무거운 작품에서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2006년 개봉한 조승우 주연의 ‘타짜’ 후속인 이번 영화 ‘타짜2:신의 손’에선 그는 쾌활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는 주연 함대길 역을 맡았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최승현은 가수로는 2006년 빅뱅으로 데뷔했고, 연기는 KBS2 드라마 ‘아이 엠 샘’으로 2007년 처음 시작했다. 거의 10년 남짓한 활동기간 중 배우로서도 가수로서도 변화된 모습이 있을 듯하다. 최승현의 연기관과 음악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밝은 캐릭터에 관심 많아져…안정성을 찾아가는 ‘최기복’

 

- 영화 ‘19’에선 PC방 알바생, ‘포화속으로’에선 학도병 중대장, ‘동창생’에선 남파공작원을 맡았다. ‘타짜’에선 패기의 청년을 연기했고. 캐릭터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 기준은 특별히 없었는데, 되돌아 보면 때마다의 제 성향에 맞춰서 작품을 고르는 것 같아요. 그 당시 제 마음이 어둡고 무거웠기 때문에 어두운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전작 ‘동창생’을 끝내면서 다음부터는 어두운 캐릭터를 안 할 거란 얘기를 했었어요. 진지하고 어두운 느낌을 이제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았어요. 밝은 연기를 하기 위해 어두운 연기를 했다고 해야 하나요. 어설프게 이런저런 모습을 보이기보다 극단의 어두운 이미지를 보여드렸다가 갑자기 밝은 모습을 보이는 게 변신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제 자신이 밝아졌으니까 그만큼 밝은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은 것 같고요.

- 예전엔 왜 어두웠을까.

▲ 모르겠어요. 생각이 많았나 봐요. 사람이 밝고 싶을 때가 있고 밝고 싶지 않을 때가 있잖아요. 전 항상 그때그때 감정대로 움직여요. 계산적이지도, 체계적이지도 못하고요. 데뷔 초 별명이 ‘CGV’였어요. ‘최기복’이라고, 감정 기복이 심하다고(웃음). 청년기를 보내면서 제 자신이 안정되면서 기복이 많이 줄었어요. 예전엔 하루에도 수십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갔는데 지금은 음… 하루 한 번 정도?(웃음) 앞으로 나이가 든다면 더 안정적으로 변하겠죠.

- 앞으로 좀더 밝은 노래를 하고 싶단 말도 했는데. 밝은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어진 것과 같은 맥락인가. ‘턴 잇 업(Turn it Up)’이나 ‘둠 다다(DOOM DADA)’와는 다른 분위기일까.

▲ 제가 말하는 '밝음'은 다들 생각하시는 ‘밝음’은 아니에요(웃음). 물론 감성적이고 따뜻한 곡들도 있지만 센 곡은 굉장히 세고 공격적이죠. 비꼬기도 하고, 따뜻한 사운드에 공격적인 가사로 대립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센 곡이 안 들어가면 안 되는 성격이에요. 공격적인 부분은 항상 있어요.

 

◆ “음악과 연기는 표현 방식의 차이일 뿐” “두 가지 다 잘 할 자신 있다”

- 연기와 가수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연기만 하는 경우는 재충전 시간이 비교적 긴 반면 가수 활동을 함께 하느라 힘들 것 같은데.

▲ 체력적인 것보다 심리적인 면이 힘들어요. 음악을 10년 넘게 했는데도 연기를 하다가 음악 활동을 하면 항상 처음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요. 적응에 한 두 달이 걸렸죠. 또 반대로 음악을 하다 연기를 하게 되면 연기에 첫 도전하는 것 같고요.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다시 적응하는 시간이 없다면 좋은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을텐데 생각도 했고요. 그래서 한 우물만 파라고 하나봐요.

그런데 이제 노하우가 생긴 건지 이번 ‘타짜2’ 촬영 때부터 새로운 생각이 들었어요. 방식의 차이일 뿐 다 같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수는 무대에서, 연기는 시나리오 안에서 표현하는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쉽더라고요. 그러면서 두 가지 다 더 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론 저 자신이 단단해지면 단단해졌지 약해지진 않겠단 생각이 든 거죠. 부러지진 않을 거예요.

- 반대로 가수활동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 같다.

▲ 가수는 무대 위에서 4분 남짓한 시간 안에 모든 감정을 몰입해서 감정을 전달해요. 1~2시간의 러닝타임이 아닌 4분 안에, NG 없이 가야 하죠. 무대 중 몰입이 끊기면 진정성이 없다는 게 관객의 눈에 보이고요. 사람을 상대하는 건 1:1의 상황에서도 쉽지 않은 일인데 수 만 명의 관객 앞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잃지 않아야 하죠. 오히려 관객에게 더 큰 에너지를 강하게 줘서 감동을 주는 직업이에요.

이런 면에선 배우들보다 오히려 겁이 없다고 할 수 있죠. 월드투어나 콘서트를 많이 하면서 제가 조금씩 성장하는 걸 느껴요. 그러면서 어느 때는 몰입이 안 되는 순간에도 몰입되는 척을 할 수가 있게 됐는데, 이건 관객에 대한 선의의 거짓말이죠…. 아, 너무 솔직하게 얘기하는데…(웃음).

 

◆ “‘타짜’는 빅뱅이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 “GD는 ‘타짜2’ 보더니 평소 취했을 때 모습 같다고”

- 빅뱅 멤버들은 ‘타짜2’를 봤나.

▲ 셋은 해외 스케줄이 있어서 못 봤고 지드래곤은 봤어요.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형 취했을 때 모습같다”고 하던데요(웃음).

멤버들이 ‘타짜’ 영화를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속편에 나온다니까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해 했죠. ‘섯다냐 고스톱이냐’부터 시작해서 ‘아귀가 나오냐 안 나오냐’, ‘고니는 나오냐’, ‘고광렬은 나오냐’ 등등 질문도 많았어요. 물론 얘기 안 해줬죠. 말하면 재미없게 보잖아요. 멤버들도 관객이니까. 물론 식구지만. 10년 넘게 봤으니까 새삼스러운 응원보단 ‘파이팅’ 정도 문자를 해줬어요. 간결하지만 남자끼린 마음이 전해지니까. 오랜 친구들끼리 새삼스러운 말은 낯부끄럽잖아요.

- 빅뱅으로서의 모습을 기다리는 팬들도 많은데. 새 앨범은 언제 나올까.

▲ 알 수 없어요(웃음). 빅뱅은 언제 나오겠다는 말을 단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어요. 팀의 작업이기 때문에 멤버들이 각자 바쁘면 앨범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죠. 그래도 최근에 앞으로 앨범의 비전에 대해서 진지한 얘기를 같이 했어요.

 

[취재후기] 무대와 빅뱅에 대한 얘기를 할 때 목소리가 좀 더 커지고 자유로워 보였다. 영화판에선 아직 막내 축이지만 팀에선 맏형이라 그런 듯했다. 그러나 무대에서나 영화에서나 그의 존재감은 묵직하다. "앞으로 두 가지를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처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자신을 표현해내고 있다. 최승현은 좀처럼 표현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잠시간 공백을 뒀다가 부연 설명을 차분히 해 나갔다. “이건 너무 솔직한 얘기”라는 말로 잠시 머뭇거리다가도 결국은 숨김없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는 자신의 말처럼 순간과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내면이 밝아진 만큼 밝은 연기를 해 보고 싶어졌다는 최승현이 보여줄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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