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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숨은 진가' 보이는 기록이 다가 아닌 '언성 히어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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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숨은 진가' 보이는 기록이 다가 아닌 '언성 히어로'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04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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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정근우-조동화, 뜯어보니 더욱 알찬 기록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단체 종목 선수들은 “개인 성적은 중요치 않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

야구도 그렇다. 9명의 타자가 각자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만 이길 수 있다. 모두가 박병호(넥센)처럼 홈런을 펑펑 때려낼 수 없고, 김태균(한화)처럼 손쉽게 안타를 생산할 순 없다.

2014 한국 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이 되니 개인 타이틀 경쟁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타격, 홈런, 타점, 다승, 평균자책점, 세이브 등 부문별 수상자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타이틀 홀더 경쟁자들은 많이 다뤄졌으니 이번에는 야구팬들이 놓치기 쉬운 '거꾸로' 기록들을 들여다봤다.

뜯어보니 세 선수가 눈에 띈다. 서건창(넥센), 정근우(한화), 조동화(SK)이 선두들이다.

◆ 서건창이 더욱 빛나는 이유, 최소 삼진 1위-최소 병살타 1위 

▲ 서건창의 기록은 뜯어보면 볼수록 더욱 대단하다. 2루타와 3루타가 많고 삼진과 병살타가 적다. [사진=스포츠Q DB]

서건창이 야구에 눈을 떴다는 것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다. 최다안타, 득점 1위가 유력하고 호시탐탐 타격 타이틀까지 노린다. 이런 선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으니 야구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서건창은 ‘안타 기계’다. 경기당 1.55개의 안타를 때려내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2루타는 34개로 채태인(35개)에 이은 2위다. 3루타는 14개를 때려냈다. 1992년 이종운(당시 롯데)이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과 타이다.

그에 못지 않는 숨은 진가는 출장 경기당 삼진이다. 0.34개로 최소 1위다. 세 경기에 하나 꼴로 삼진을 먹었으니 그가 얼마나 집요하고 정교한 타자인지 알 수 있다. 이 부문 최다 1위 박병호는 경기당 1.13개의 삼진을 당하고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들은 모두 53명. 서건창은 병살타를 딱 한 개만 쳤을 뿐이다. 김재호(두산)는 무려 14개를 때렸다. 서건창을 제외한 선수들은 모두 4개 이상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빠른 발과 타격감을 동시에 갖추지 못하면 꿈도 못 꿀 기록이다.

◆ ‘구관이 명관’ 정근우, 관록이 보인다 

리그의 2루수들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야마이코 나바로(삼성)를 필두로 안치홍(KIA), 오재원(두산), 박민우(NC), 정훈(롯데) 등 각 팀의 붙박이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60억원에 한밭에 둥지를 튼 정근우의 존재감이 약해 보일 정도다.

그러나 정근우는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테이블세터로서의 최고의 덕목이라 할 수 있는 볼넷/삼진 비율이 1.36이다. 이는 2루수는 물론이고 리그 전 선수를 통틀어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 정근우는 볼넷/삼진 비율 1위, 도루성공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테이블세터로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도루성공률은 무려 90%(26/29)에 달한다. 도루를 20개 이상 한 선수 중 실패 개수가 가장 적다. 서건창의 74%(42/57), 오지환의 67%(24/36), 이대형의 62%(21/34) 등과 비교하면 정근우가 베이스를 훔치는 순도가 얼마나 높은 것인지를 알 수 있다.

그는 2009년부터 6년째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한화의 긍정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우승 3번, 준우승 3번을 경험한 ‘승리 DNA’를 전파하는 분위기메이커다. 정근우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몸값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 조동화의 진가, 내가 바로 ‘희생맨’ 

조동화는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타율(0.253)은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밑에서 두 번째, 홈런(2개)은 밑에서 세 번째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0.638)는 최하위다.

SK는 이 선수를 꼭 잡아야만 할까. 팬들은 조동화가 꼭 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유가 있다. 그는 리그 최고의 ‘희생맨’이기 때문이다.

▲ 조동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희생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조동화는 박한이(삼성)와 함께 희생타 26개로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희생번트는 23개로 1위다. 그는 야구계에서 가장 번트를 잘 대기로 정평이 나 있다. 2루쪽으로 대는 기습번트, 3루쪽으로 밀어 대는 보내기번트 모두 일품이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맹활약해 ‘가을동화’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날씨가 선선해지자 지난주 홈런도 2방이나 때려냈다. 조동화는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어디에 갖다놔도 완벽한 디펜스를 자랑한다. 보이는 기록이 다가 아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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