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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에 베니스 환호 “임권택 감독의 생명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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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에 베니스 환호 “임권택 감독의 생명력 확인"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9.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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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이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뒤 전 세계 영화인들을 사로잡았다.

3일(현지시간) 영화제 비경쟁 부문 중 마스터 감독들을 소개하는 갈라 상영작으로서 선보인 '화장'을 관람한 영화인들은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임권택 감독의 신작은 죽음과 욕망에 대한 세심하고도 명쾌한 고찰이다. 오상무 역은 오랜 경험과 타고난 감성을 갖춘 안성기만이 구현할 수 있는 도전적인 배역으로, 안성기는 이를 훌륭하게 연기했다”(TWICH), “사랑과 죽음의 두 가지 움직임을 관통하는 작품”(SENTIERISELVAGGI), “임권택이라는 감독의 생명력을 확인시켜주는 영화”(MOVIEPLAYER) 등의 찬사를 보냈다.

▲ 베니스 국제영화제 포토월에 선 배우 김규리. 순백의 오프숄더 드레스로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사진=명필름 제공]

'씨받이'(1986), '하류인생'(2004), '천년학'(2007)에 이어 4번째 베니스 영화제 초청작인 '화장'은 현재의 동시대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이전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일 것으로 관심을 모았다. 시대를 뛰어넘는 거장답게 공개된 영화는 기대를 뛰어 넘었다. 베니스 영화제 프로그래머 엘레나 폴라치는 "진정한 영화 마스터만이 이러한 어려운 소재를 이 정도의 자신감을 갖고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장'은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마주칠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 풍부하게 얘기하는 멋진 영화다"라고 평한 바 있다.

상영 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는 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임권택 감독은 “영화의 콘셉트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영화는 인생을 산 만큼 그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담긴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저 세월을 살아온 만큼의 이야기가 담기는 것 같다”며 영화 인생에 대한 거장다운 견해를 밝혔다.

▲ 기자회견에서 각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김규리와 임권택 감독(사진 위). 사진 아래는 극중 부부 역할을 맡은 안성기와 김호정[사진=명필름 제공]

주연배우 안성기는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묻는 질문에 “'만다라'부터 '화장'까지 임권택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면서 매번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특히나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과는 달랐기에 힘들었다. 인간의 본성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촬영해 가면서 적응할 수 있었다. 함께 호흡을 맞춰왔던 김규리, 김호정씨와 임권택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감회를 표했다.

김규리는 “제 연기인생에 '하류인생'이 큰 배움이 되었는데 '화장' 촬영을 하면서 한 단계 나아간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영화가 삶과 죽음을 동시에 담는다면 그 중에서 삶 자체를 표현해야 하는 역할이라 어떤 식으로 그 생명력을 오롯이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역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김호정은 “죽어가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정신적으로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하는 감독님과 안성기 선배님과 함께 작업했기에 행복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화장’ 팀은 베니스 공식 일정을 마친 뒤 6일 오전 인천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화장'은 4일 개막해 14일까지 진행되는 제39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마스터 섹션 부문에도 공식 초청되어 상영을 앞두고 있다.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그린 이야기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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