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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위용' 12세 대표, 13세 대표 7-5로 제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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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위용' 12세 대표, 13세 대표 7-5로 제압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04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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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상보] '리틀 박병호' 최해찬, 결승 3점포에 마무리까지

[장충=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정상에 올랐던 12세 이하 리틀야구 대표팀이 13세 이하 대표팀을 꺾고 자존심을 지켰다.

박종욱(서울시 동대문구) 감독이 지휘하는 12세 이하 대표팀은 4일 장충리틀야구장에서 거행된 ‘월드시리즈 제패 기념 이벤트전’에서 진승철(경기 부천시 원미구) 감독이 이끄는 13세 이하 대표팀을 7-5로 꺾고 세계 최강다운 위용을 뽐냈다.

플레이볼이 선언되기 전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이 경기장을 찾아 양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는 양팀 26명의 선수들을 마운드에 모아놓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선수들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신화’를 만든 명장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 4회말 최해찬의 스리런 홈런 후 12세 대표팀 선수들이 '볼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시구는 김재민(서울 중구)의 어머니가, 시타는 최해찬(마포구)의 아버지가 맡았다. 사회인 야구를 꾸준히 하고 있는 최해찬의 아버지는 수준급의 타격폼으로 가볍게 배트를 돌려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진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벤트전’이었지만 승부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중학교 1학년생들로 구성된 양팀 선수들은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7학년’ 선수들은 9월 이후 개최되는 대회부터는 출전할 수 없다. 그들에겐 이 경기가 ‘리틀야구 졸업식’이었다.

▲ 13세 대표 최다인이 12세 대표팀의 실책을 틈타 홈으로 파고들고 있다.

2001년 5월1일생을 기준으로 나뉜 두 대표팀은 최근 3주 사이에 위상이 달라졌다. 12세 대표팀은 세계 챔피언으로 스타덤에 오른 반면 세계 대회에서 2승2패로 탈락한 13세 대표팀은 친구들의 소식을 TV와 신문을 통해 들어야 했다. 쓰라린 나날이었다.

태극마크를 단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한데 모인 만큼 선수들은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 특히 12세 대표팀의 유격수 박지호(서대문구)는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에 이은 빠른 1루 송구로 중계진과 학부모들의 감탄사를 자아내기도 했다.

▲ 최해찬이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경기 초반은 13세 대표팀의 압도적인 흐름으로 전개됐다. 아시아-퍼시픽 지역 예선 동반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고도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선 이들은 1회부터 12세 대표팀 선발 김동혁(강남구)을 집중 공략했다.

선두타자 김태호(경기 광명시)를 필두로 이현우(의정부시), 엄문현(광명시), 안인산(안양시) 등이 연이어 안타를 때려내며 3점을 선취했다. 경기 전 “12세 대표팀에만 집중된 관심이 속상하다. 꼭 이기고 싶다”던 그들의 강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 경기 시작 전 양팀 선수들이 소개를 받아 정렬하고 있다.

그러나 내로라하는 팀들을 줄줄이 물리치고 세계 챔피언에 오른 12세 대표팀의 저력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권규헌(노원구)의 호투 속에 추격을 시작한 12세 팀은 4-4로 맞선 4회말 최해찬의 3점포로 단숨에 경기를 7-4로 뒤집었다.

월드시리즈 결승전 마지막 순간 마운드를 지켰던 최해찬은 이번에도 마무리로 등장해 1이닝을 1실점(무자책)으로 막고 승리를 매듭지었다. 좌중간으로 큼직하게 날아간 초대형 홈런은 ‘리틀 박병호’라는 별명다운 괴력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13세 대표팀의 에이스 이지원은 6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삼진 3개를 뽑아내는 퍼펙트 피칭을 했다. 안인산 역시 2이닝 동안 5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13세 대표팀은 초반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추격에 실패, 결국 분루를 삼켰다.

승장 12세 대표팀 박종욱 감독은 “내가 딱히 지시할 것도 없었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만족해했다. 황상훈 코치는 “즐기겠다고 임한 경기였지만 경기가 거듭되다보니 승부욕이 살아나더라”고 전했고 박근하 코치는 “이 팀은 4,5회만 되면 뒤집는 것이 특기인 것 같다”고 웃었다.

▲ 경기 후 양팀 선수들이 악수를 하며 우애를 다지고 있다.

13세 대표팀 진승철 감독은 “아쉬운 점이 많다. 우리 선수들이 못난 감독 만나 3개월간 고생만 했다“고 미안함을 전하며 “리틀 무대가 끝났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12세처럼 세계 대회를 우승하진 못했지만 대표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현식 코치는 “초점이 모두 12세 대표팀으로 쏠려 아쉬운 마음이 있다. 수고해준 선수들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리드오프로 멀티히트를 때려낸 김태호는 “정말로 이기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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