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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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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2.25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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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와 우화의 대서사시...화려하고 스펙터클한 무대

[스포츠Q 용원중기자] ▲소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 ‘위키드: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을 원작으로 스티븐 슈월츠가 작사·곡했다. ‘오즈의 마법사’ 프리퀄 격이다.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도로시의 물벼락을 맞고 녹아버린 서쪽나라의 초록 마녀 엘파바는 약자 편에 서서 마법사의 독재에 대항하는 의협심 강한 영웅이며, 동쪽나라의 착한 금발 마녀 글린다는 공주병 환자라고 설정한다. 2003년 10월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10년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 중이다. 전 세계 3900만 이상의 관객을 모으며 32억 달러(약 3조4000억)의 매출을 올렸다. 2004년 토니상을 비롯해 그래미상, 드라마데스크상 등에서 총 35개의 트로피를 사냥했다. 첫 한국어 공연은 지난해 11월 22일 개막해 현재 15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잠실 샤롯데씨어터 오픈런.

 

▲ 에머랄드 시티를 배경으로 글린다(김보경)와 엘파바(옥주현)[사진=신시뮤지컬컴퍼니]

▲줄거리: 타고난 마법 능력을 지닌 초록색 피부의 엘파바는 점차 냉소적이고 투쟁심 강한 여자로 성장한다. 불구인 여동생 네사를 돌보는 용도로 대학에 진학, 허영덩어리 금발미녀 글린다와 룸메이트가 되고 두 사람은 위트 넘치는 바람둥이 피에로를 좋아한다.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고민하던 엘파바는 마법사의 정체를 알아챈 뒤 인정받는 마녀 지위를 포기한 채 오즈의 세계를 떠난다. 마법사와 모리블 학장은 엘파바의 빈자리에 글린다를 앉히고, 사악한 마녀로 몰아간 엘파바를 처치하기 위해 계략을 세운다.

▲뷰 포인트: ‘위키드’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 가진 자의 횡포, 권력의 추악한 본질, 인류 화합과 같은 심오한 주제를 다룬다. 그럼에도 남녀노소가 열광하는 이유는 엘파바와 글린다 사이를 가로지는 진정한 우정, 엘파바·피에로 커플의 가슴 뭉클한 사랑 때문이다.

19곡의 넘버들은 극적이며 아름답다. 화려하고 스펙터클한 프로덕션의 역할도 크다. 천정에 매달린 6m짜리 드래건 머신과 신비로운 초록빛 무대, 54번의 스테이지 전환과 350벌의 의상은 2시간40분에 이르는 긴 공연을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한다. 1막 마지막에 엘파마가 ‘중력을 거스를 것’을 부르며 공중부양하는 ‘그 유명한’ 장면은 여전히 경탄을 자아낸다.

 

▲ 피에로(이지훈)과 엘파바[사진=신시뮤지컬컴퍼니]

한국어 공연은 우리 정서에 걸맞은 번안작업으로 재미와 웃음을 배가한다. 옥주현(엘파바)은 믿음이 가는 배우로 소임을 다하며, 김보경(글린다)은 노래와 코미디 연기에서 에머랄드 광채를 발휘한다. 김영주는 소름끼치는 저음으로 모리블 학장을 소화한다. 극장문을 나설 때, 당신은 동화와 우화의 아름드리 연리지를 품은 기분이 들 것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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