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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최용수 끝내 서울 떠나 장쑤행, '삼고초려'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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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최용수 끝내 서울 떠나 장쑤행, '삼고초려'에 움직였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21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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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거절에도 올해 다시 제의…조-하미레스-알렉스 테셰이라 삼바 삼총사 앞세워 올 시즌 리그 3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의 감독직 제의를 오랜 고민 끝에 거절했던 최용수(45) FC서울 감독이 장쑤의 '삼고초려'에 두 손을 들었다. 결국 최용수 감독이 장쑤행을 결정했다.

FC서울 구단은 21일 "그동안 여러 중국 구단들의 오퍼를 받았던 최용수 감독이 끈질긴 설득을 받은 끝에 장쑤 사령탑을 맡게 됐다"며 "지도자로서 더 크고 새로운 무대에 대한 도전을 꿈꿔왔던 최용수 감독이 결단을 내리면서 황선홍(48) 전 포항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까지 포항을 지휘한 뒤 재충전을 위해 자진 사퇴했던 황선홍 감독이 반년 만에 다시 K리그 클래식 무대로 돌아와 2018년까지 2년 6개월 계약을 맺은 것도 흥미롭지만 최용수 감독이 결국 중국으로 가게 됐다는 것은 큰 이슈다.

▲ 최용수 FC 서울 감독이 결국 장쑤 쑤닝에 삼고초려에 팀을 떠나게 됐다. 최용수 감독은 22일 열리는 안산 무궁화와 2016 FA컵 16강전을 마지막으로 서울을 떠나 조, 알렉스 테셰이라, 하미레스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장쑤에서 새로운 지도자 인생을 시작한다. [사진=스포츠Q(큐) DB]

최용수 감독의 중국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이미 최 감독은 지난해에도 장쑤로부터 거액의 제의를 받았지만 장고 끝에 서울에 남기로 결정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7월 연봉 20억 원, 계약기간 2년 6개월 총액 50억 원의 파격적인 제안을 거절하면서 "갑작스러운 제안에 잠시 고민에 빠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마음의 고향과 같은 서울 구단과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잔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 슈퍼리그의 '머니 게임'에 언젠가는 움직일 최용수 감독이었다는 게 국내 축구계의 관측이었다.

1년 전만 해도 꿈쩍하지 않았던 최 감독이 장쑤의 재제의에 움직인 것은 역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력을 급성장시키는 등 팀 발전의 의지를 봤기 때문이다. 장쑤는 지난 시즌 중국 슈퍼리그에서 9위에 그쳤지만 중국축구협회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다.

전북 현대, FC 도쿄 등과 함께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른 장쑤는 지난해까지 첼시에서 활약했던 하미레스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뛴 경험이 있고 브라질 대표팀에도 들었던 조,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데려온 알렉스 테셰이라까지 '삼바 삼총사'를 데려오며 전력을 강화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비록 조별리그 3위에 그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장쑤 구단은 1년 만에 댄 페트레스쿠 감독과 결별하고 후반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리그에서도 8승 5무 1패(승점 29)로 광저우 에버그란데(10승 3무 1패, 승점 33)와 허베이 화샤(9승 3무 2패, 승점 30)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어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장쑤의 삼고초려에 상암벌을 떠나 대륙에 둥지를 틀게 된 '독수리' 최용수 감독은 22일 안산 무궁화와 축구협회컵 16강전을 끝으로 서울 지휘봉을 놓게 된다. 과연 최용수 감독이 세계적인 명장들의 각축 무대인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고공비행을 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용수 감독이 장쑤 쑤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국 슈퍼리그는 한국인 감독이 '대세'를 이루게 됐다. 전체 16개팀 가운데 5개팀이 한국인 지도자를 사령탑으로 모셔왔다. 중국 출신 지도자(4명)보다 많은 숫자다. 한류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슈퍼리그 내 한류가 거센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올 시즌 성적표는 미미하다. 아니 그 이상을 넘어서 다소 참담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최용수 감독의 부임 이전까지 중국 슈퍼리그를 이끌고 있던 지도자는 옌볜 푸더 박태하 감독을 비롯해 항저우 뤼청 홍명보 감독, 충칭 리판 장외룡 감독, 창춘 야타이 이장수 감독 등이다. 하지만 이들이 맡고 있는 팀은 모두 중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현재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팀은 박태하 감독의 옌볜이다. 3승 4무 7패(승점 13)의 성적으로 16개팀 가운데 12위를 달리고 있다. 옌벤은 다른 팀들에 비해 자본력이 다소 떨어지는 팀이어서 강등권을 달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평가되고 있다.

장외룡 감독의 충칭 역시 2승 6무 6패(승점 12)로 13위에 그치고 있다. 한때 '충칭의 별'로도 불렸던 이장수 감독이 지도했기에 한국 축구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팀이지만 역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장수 감독은 창춘이 강등권으로 떨어지자 소방수로 등장했다. 창춘은 지난해 마리오 토트 감독을 경질하고 슬라비샤 스토야노비치 감독을 영입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불과 5개월 만에 해임시켰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장수 감독 영입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홍명보 감독의 항저우 뤼청은 갈수록 태산이다. 2승 3무 9패(승점 9)로 2승 4무 8패(승점 10)의 15위 창춘보다 더 승점이 적어 리그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항저우의 장기 발전에 기대를 걸고 첫 프로팀 사령탑을 맡았지만 바닥권 성적이어서 걱정이 크다.

이들 팀과 달리 최용수 감독은 슈퍼리그에서 자본력이 뛰어난 장쑤를 맡았다. 중국 최고의 가전 유통기업으로 매출만 50조 원이 넘는 거대회사인 쑤닝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이탈리아 세리에 A 인터밀란의 지분 70%를 사들이면서 실질적인 주인이 됐다. 최용수 감독으로서는 성적만 제대로 낼 수 있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사모을 수 있는 탄탄한 배경 속에서 자신의 두번째 지도자 의 길을 활짝 열어갈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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