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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락(樂) 개론] 축구는 4-4-2, 그렇다면 배구 기본 포메이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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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락(樂) 개론] 축구는 4-4-2, 그렇다면 배구 기본 포메이션은?
  • 최문열
  • 승인 2016.06.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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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문열 대표 이세영 기자] 스포츠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축구의 기본 포메이션 한 두 개 쯤 아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배구에도 포메이션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배구의 기본 포메이션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기도 하다. 국내외 대다수 팀들이 활용하고 있는 포메이션이 거의 비슷해 크게 부각되지 않은 까닭이다. 이번에는 배구락(樂) 개론 전술 편의 맛 뵈기로 포메이션에 대해 살펴보자.

배구는 창(스파이크)과 방패(블로킹)의 싸움으로 비유되곤 한다. 상대 코트의 전위에 있는 3명의 방패(블로커)를 허물어뜨리기 위해선 힘과 높이로 찍어 누르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근본적으로 창을 방패보다 수적으로 우세하게 가져가면 유리하다. 수적 우위 속에서 네트 폭 9m 라인을 폭넓게 이용하며 세터와 리베로를 제외한 전, 후위 4명의 창(공격수)이 시(時)와 공(空)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공격 다변화를 꾀하면 득점을 쉽게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은 지난 1월 열린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흥국생명의 경기. 국내 프로배구 팀 대부분은 5-1 포메이션을 활용한다. [사진=스포츠Q DB]

사실 세터가 로테이션 상 후위일 때는 전위 공격수가 3명이 돼 상대 블로커를 따돌릴 수 있는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세터가 전위일 때에는 전위 공격수는 2명에 불과해 다채로운 세트플레이가 어려우므로 후위 공격수가 공격에 적극 가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배구 포메이션은 팀이 보유하고 있는 전력을 최적화하기 위한 전술의 일환이다.

◇ 배구의 세 가지 기본 포메이션은?

배구 포메이션에는 크게 4-2, 6-2, 5-1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앞의 숫자는 공격수, 뒤의 숫자는 세터의 수를 의미한다. 현재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포메이션은 4-2와 6-1를 혼합한, 공격수 다섯에 세터 하나로 구성된 5-1 포메이션이다.

먼저 4-2는 공격수 넷에 세터 둘을 두어 항상 전위에 세터가 있게 하는 안정적인 포메이션인데 이것은 초보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6-2는 공격수 6명, 세터 2명을 두는 것인데 이 포메이션은 쿠바여자대표팀이 사용했다. 공격형 세터 2명을 두어 공격수와 세터 역할을 ‘같이’ 수행하도록 하는 포메이션이다. 후위에 있을 때에는 세터, 전위에 있을 때에는 공격수 역할을 맡는다. 전위에 항상 3명의 공격수를 거느리게 돼 상대 블로커와의 대결에서 공격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공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세터와 공격수 역할을 함께 할 수 있는 우수한 자원이 많지 않아 6-2 포메이션을 가동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보편적인 5-1은 공격수 5명에 1명의 세터를 포진시키는 방식인데 국내외 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포메이션이다. 로테이션 상 세터가 전위와 후위에 있느냐에 따라 전위 공격수 숫자도 2인과 3인으로 나눠지게 된다. 그것에 따라 팀의 공격 전술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세터가 전위에 있을 때에는 세터와 대각으로 서 있는 라이트(opposite hitter)를 서브리시브를 하지 않게 하고 전위 공격수 2명과 함께 제3의 공격옵션으로 활용한다.

그밖에 6-0 포메이션이 있는데 이는 공격수 여섯에 전문 세터를 두지 않는 방식이다. 초보자 팀에서 활용하는데 팀 내 약속에 따라 전위 또는 후위의 한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가 돌아가면서 세터 역할을 대신 맡는 방식이다.

◇ 5-1 포메이션에서 2인 공격과 3인 공격 시 차이는?

이번에는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5-1 포메이션에 대해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전위에 2인 공격과 3인 공격에 따라 공격옵션이 어떻게 달라질까?

먼저 세터가 전위에 있을 경우 전위에는 레프트와 센터 2명의 공격수가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전위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공격옵션은 3인 공격에 비해 그리 다양하지 않다. 레프트와 센터 각 개인의 공격과 2인이 함께 엮어내는 시간차와 이동 등 콤비네이션 공격 등등이다.

▲ 지난 시즌 남자부 한국전력 선수들이 파이팅하는 모습. [사진 = 스포츠Q DB]

만일 속공을 시도하는 센터에게 목적타 서브가 날아오면 서브리시브한 뒤 빠른 공격전환이 어려워 공격 선택의 폭은 더 좁아진다. 이 때문에 2인 공격의 경우에는 후위에 있는 레프트와 라이트의 중앙 및 라이트 백어택 공격 가담이 절실하다.

세터가 후위에 있는 3인 공격 시에는 공격 조합이 훨씬 다채로워진다. 중앙은 물론 좌우 공격이 가능한데다 3인을 이용한 콤비 플레이의 수도 더욱 많아져 상대 블로커를 유린하기 쉽다. 여기에 후위에 위치한 레프트까지 가세하면 공격력은 더 배가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인 현대캐피탈 라이트 문성민은 센터와 함께 세터 앞과 뒤에서 동시에 속공 점프를 해 상대 블로커를 혼란에 빠뜨린 뒤 백 A퀵으로 공격을 마무리 했다. 이를 더블 퀵 또는 더블 속공이라고 부르는데 3인 공격 시 그 변화는 다채롭게 이뤄진다.

또 더블 퀵 외에도 X 공격이 있다. 이것은 공격수 2명이 X자 형태로 들어와 공격에 임하는 것인데 그 위치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2인 공격 시보다 3인 공격 시에 세트플레이가 다양해 상대 블로커를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팀마다 다른 포메이션과 다른 컬러, 이는 팬들에게 흥미로움을 자아낼 수 있지만 좁은 코트에서 플레이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기하면서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포메이션의 변화를 꾀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배구 포메이션의 획일화 경향은 이 때문이 아닐까?

 

배구락(樂) 개론 다음 편에는 ‘여자선수가 컵라면을, 배구기자로 산다는 것은?’이라는 제목으로 배구기자로서 겪은 몇 가지 뒷얘기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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