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9:41 (금)
[아시안게임 라이벌 열전] <3> 양학선-리세광 첫 남북 맞대결, 진정한 '도마의 신'은?
상태바
[아시안게임 라이벌 열전] <3> 양학선-리세광 첫 남북 맞대결, 진정한 '도마의 신'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11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년 동안 그림자처럼 빗겨간 승부…첫 맞대결 승자는 누구?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위해 전력질주 할 채비를 마쳤다. 세계 최고의 기량을 갖췄고 실제로 그것을 증명했지만 양학선에게도 라이벌은 존재한다. 바로 북한의 체조 영웅 리세광(29)이다.

양학선과 리세광은 ‘도마의 신’이라는 수식어와 금메달을 놓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체조에서 남북한 간판스타 간의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양학선과 리세광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도마 스타들이다. 뜀틀 부문에서 가장 높은 난도인 6.4를 2개나 구사하는 선수는 이 둘뿐이다.

양학선은 ‘양학선1(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3바퀴 비틀기)’에 신기술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3바퀴 반 비틀기)’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

▲ 양학선이 인천 아시안게임 도마 2연패에 도전한다. 사진은 지난 4월 19일 인천남동체육관에서 2014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 도마 종목에서 신기술 '양학선2'를 선보인 뒤 착지하는 양학선. [사진=스포츠Q DB]

‘양학선2’는 아직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위원장이 파견된 공식대회에서 시행된 적이 없어 FIG에 공식 등재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학선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성공하면 FIG에 등재된다.

이에 맞서는 리세광은 ‘리세광(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몸을 굽혀 2바퀴 돌며 1바퀴 비틀기)’과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몸을 접어 2바퀴 돌고 반 바퀴 비틀기)’ 기술을 가지고 있다.

양학선과 리세광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모두 최고난도 기술인만큼, 두 뜀틀 영웅 모두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한다면 금메달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는 알 수 없다.

◆ 리세광 주춤하자 양학선 시대 활짝

양학선이 등장하기 전까지 도마를 평정했던 선수는 리세광이었다. 그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과 2008 아시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모두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대회 2연패를 노렸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당시 북한 체조 대표 선수의 나이 조작 사실이 밝혀져 참가하지 못했다. 다른 선수의 잘못이었지만 리세광도 2년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후 리세광의 기량은 늘어가는 나이와 함께 한풀 꺾였고 그가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출 무렵 양학선이라는 새로운 스타가 등장했다.

▲ 양학선(왼쪽 두번째)이 4월 19일 인천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컵 인천국제체조대회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입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라디빌로프 이고르(우크라이나), 양학선(한국), 제이크 달튼(미국), 박민수(한국), 마렉 리츠카르츠(폴란드). [사진=스포츠Q DB]

양학선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이듬해 도쿄세계선수권대회 도마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2 런던 올림픽 도마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기술을 선보이며 한국 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는 쾌거를 울렸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 이어 올림픽까지 석권한 양학선은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음에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양학선은 지난해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도마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도쿄 대회에 이은 2연패였다.

2연패의 첫 단추를 낀 양학선은 올해는 신기술까지 선보이며 더욱 질주했다.

그는 지난 4월 인천에서 열린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에서 최고단도인 ‘양학선2’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우승했다. 성공률은 50% 이하로, 아직 완벽한 수준의 완성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연마하고 있다.

지난달 미디어데이에서 양학선은 “그동안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도 “최근에는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컨디션만 올라온다면 기술은 자연스럽게 구사될 것”이라고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양학선은 신기술 '양학선2'의 성공률이 50% 이하지만, 체력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D-30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대회 2연패의 포부를 밝히고 있는 양학선. [사진=스포츠Q DB]

양학선은 도마뿐만 아니라 링과 개인종합, 단체전 등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체조에는 마루,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세부 종목을 포함해 총 8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경기 당일 몸 상태에 따라 4관왕까지도 노려볼만하다.

양학선은 “금메달이 가장 유력한 종목은 단체전이다”라며 “개인적으로는 마루와 링을 같이 연마하고 있는데, 마루보다는 링으로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다시 살아난 리세광, 양학선 AG 2연패 막을까?

양학선이 승승장구 하는 사이 잠시 공백기를 가진 리세광은 양학선이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4월 크로아티아 오시예크에서 열린 FIG 월드컵 시리즈 챌린지컵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1차시기에서 ‘드라굴레스쿠 파이크’를 완벽하게 수행한 리세광은 15.675점을 받았다. 이는 양학선이 같은 시기 코리아컵에서 ‘양학선2’로 받은 15.925점과 비슷하다.

이후 2차시기를 시도한 ‘리세광’ 기술은 착지가 뒤로 크게 밀려나는 바람에 14.500점을 받는데 그쳤지만 도움닫기와 손 짚기, 공중동작에 힘이 넘쳐 전성기 때 움직임을 연상시켰다.

양학선과 리세광이 도마 라이벌로 화제가 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은 같은 대회에서 딱 한 번 만났다. 바로 지난해 10월 앤트워프 세계선수권대회에서였다.

당시 양학선은 1위를 차지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리세광이 예선에서 착지 실수로 탈락하는 바람에 둘은 직접 맞붙지는 않았다. 따라서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이 양학선과 리세광의 실질적인 첫 맞대결이다.

리세광과 대결을 앞둔 양학선은 “체조는 상대방을 신경 쓰는 것보다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기가 죽지는 않는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