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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내 생애 봄날' 여름향기 안 난 '고퀄리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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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내 생애 봄날' 여름향기 안 난 '고퀄리티 드라마'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1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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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방송 전부터 심장이라는 식상한 소재와 캐릭터의 약점을 지목받으며 걱정을 모았던 MBC 수목드라마 '내 생애 봄날'이 첫회 방송으로 이런 우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이 드라마는 내용과 영상에서 아름다움을 갖췄고,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숨긴 작품이었다.

10일 방송된 '내 생애 봄날'에서는 아내를 사고로 잃고 그의 심장을 기증한 남편 강동하(감우성 분)와 이 심장을 이식받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이봄이(최수영 분)가 계속해서 인연을 맺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20살의 나이 차이임에도 두 사람은 알콩달콩한 사랑의 전초전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특히 이 드라마가 표방했던 고통을 극복하고 이뤄지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의 서막이 제대로 드러났다.

▲ '내 생애 봄날 포스터' [사진=MBC 제공]

◆ 감우성 최수영 '캐미'는 돋보이고 연기력 우려는 없었다

첫 방송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감우성과 최수영의 20살 차 사랑 이야기였다. 시작 전부터 과연 이들이 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잇따른 바 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랐다.

감우성과 최수영 간의 만남부터 인연을 맺어가는 과정은 어느 동갑내기 커플보다 자연스러웠고 아름다웠다. 말 그대로 두 사람의 사랑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힘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첫회지만, 우려했던 최수영의 연기력 측면의 불안감도 없었다. 그는 심장을 이식받고 새 삶을 살아가는 이봄이라는 밝은 캐릭터를 무난하게 소화했고 실제 20살 연상의 배우 감우성과의 연기호흡에서도 큰 문제를 노출하지 않았다. 다만 독백 부분과 혼자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연기 등에서는 어설픈 측면이 보이기도 했지만, 드라마 전체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감우성이 "(수영의) 연기 정말 잘하더라, 웬만한 전문 여배우보다 낫다. 믿어달라"고 했던 말이 농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 '내 생애 봄날' 여주인공 이봄이 역할을 맡은 최수영 [사진=MBC 제공]

◆ '여름 향기'는 전혀 나질 않았다.

'내 생애 봄날'은 드라마 시작 전부터 작품성에 흠집을 내던 '여름 향기 아류설'은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같은 심장이라는 소재를 썼다고 해서 작품이 같을 수는 없다. 분명 우리는 소재는 같지만, 중심내용은 다른 '여름 향기'와 다른 작품"이라는 이제동 PD의 말은 틀리지 않은 것이다.

이 드라마는 심장이라는 소재는 이봄이가 새 생명과 사랑을 얻게 해 준 매개체일 뿐 전체적으로는 심장을 통해 사랑에 빠지는 강동하와 이봄이의 러브스토리가 중심이었다. 심장을 얻어야만 주인공들의 삶이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여름 향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작품이었다.

▲ '내 생애 봄날' 남자 주인공 강동하 역할을 맡은 감우성 [사진=MBC 제공]

정말 풀어내기 힘겨운 작업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장이라는 소재로 '여름 향기'와 비슷한 내용으로 쉽게 갈 수도 있던 드라마였다. 하지만 심장이라는 소재를 축소하면서 연기자들의 고퀄리티 연기력과 탄탄한 러브라인이 재구성돼야 했기 때문이다.

일단 첫회를 방송한 내 생애 봄날의 '여름 향기' 탈출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 '내 생애 봄날' 여주인공 이봄이 역할을 맡은 최수영(위)과 강동하 역을 맡은 감우성 [사진=MBC '내 생애 봄날' 방송 캡처]

◆ 잔잔하고 아름다운 영상

'내 생애 봄날'의 배경은 제주도다. 이미 방송 전부터 제작진은 제주도 촬영을 강조하면서 아름다운 영상을 약속 한 바 있다. 첫회는 일단 그 약속을 제대로 지켰다.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운 영상의 구성은 '내 생애 봄날'이 표현하려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었다. 제주도 촬영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투자한 방송사의 노력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앞으로 '내 생애 봄날'은 '영상 구성' 측면에서도 또 다른 볼거리를 확보해 놓은 셈이다.

▲ '내 생애 봄날' 출연진 이준영, 장신영, 최수영, 감우성, 이제동PD(왼쪽부터). [사진=MBC 제공]

◆ 앞으로가 중요하다

첫회는 일단 성공적이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수치로 나타낸 시청률 측면에서도 8.1%(닐슨 제공, 전국기준)로 같은 시간대 2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앞으로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더 지켜봐야 하지만 20살 나이 차를 극복하는 사랑 이야기의 드라마, 병을 소재로 한 드라마 등이 회를 거듭할수록 막장 혹은 진부한 내용을 보여주며 몰락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주인공 최수영의 연기적 측면이 아직 다 드러난 시점이 아니므로 '내 생애 봄날'은 연기적인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써야만 한다.

결국, 이 정도 부분들만 유지해 준다면 탄탄한 구성,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결합 된 오랜만의 고퀄리티 멜로드라마가 탄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첫회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어떻게 끝까지 이어가느냐는 점이다. 막장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내 생에 봄날'이 얼마나 힐링을 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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