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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2) 에이퍼즈 '최고 연주밴드 계보' 2016년 화려한 앨범 라인업 '그들의 대단한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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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52) 에이퍼즈 '최고 연주밴드 계보' 2016년 화려한 앨범 라인업 '그들의 대단한 결과물'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6.26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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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야심 차게 기획 중인 '인디레이블 탐방' 52번째 아티스트는 국내 인디신 최고의 여성 연주밴드로 떠오른 에이퍼즈다.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우리나라 인디신에서 여성으로만 구성된 연주 밴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실력과 인기를 겸비한 밴드는 더욱 더 희귀한 존재들이다.

이런 이유로 여성 4인조 연주밴드 에이퍼즈의 등장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밴드 관련 관계자들도 이들의 등장에 '진정한 연주 아티스트들의 등장'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줄 정도로 '실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인디레이블탐방은 이런 에이퍼즈의 매력과 연주실력, 음악을 집중 조명해 볼 계획이다.

 

 
◆ 에이퍼즈의 음악은 연주가 아니라 퓨전재즈다

일부 대중들은 연주밴드가 하는 음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연주밴드는 단순하게 '세션의 개념'으로 연주를 하는 이들이지 이들이 전문적인 음악을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세션을 전문으로 하는 밴드들과 자신만의 장르를 가지고 순수하게 연주를 하는 밴드들은 구분 지어줘야 한다.

에이퍼즈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넓은 의미로 재즈를 기반으로 팝, 펑크, 정통 록 성향의 장르를 다루는 밴드다.

"에이퍼즈가 하는 음악은 퓨전재즈라고 말하고 싶어요.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재즈의 포맷을 따라가면서 록, 팝, 펑크, 즉흥연주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고 있죠."

◆ 왜 보컬 없는 연주밴드를 선택했을까

아무리 실력파 연주밴드라고 하더라도 보컬이 있는 밴드를 '정석'으로 받아들이는 대중들이 많은 만큼 활동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에이퍼즈는 오로지 자신들의 실력을 믿고 '순수한 연주밴드'로서 음악계에 도전장을 던졌다. 왜였을까?

"사실 처음부터 정식 활동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밴드를 만든 것은 아니었어요. 저와 슬기가 스터디 밴드를 했었죠. 그러다 힙합 공연 제의가 들어왔고 우연히 섰던 무대에서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그래서 연주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장 음반을 냈고 2015년 헬로루키 대상까지 받았죠. 이렇게 에이퍼즈는 자연스럽게 연주밴드로서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 연주밴드만의 한계를 강점으로 바꿔 놓은 에이퍼즈

연주밴드에는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연주곡의 한계'라는 부분이다. 가사가 없고 메시지 전달력이 떨어지다 보니 일반 곡들과는 경쟁이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에이퍼즈에게 이런 점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주곡이다 보니 확실히 가사가 있는 곡보다는 전달력이 부족할 수 있어요. 이것이 연주밴드만이 가진 한계점 같아요.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깨기 위해 이미지를 눈에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방식을 쓰고 있어요. 예를 들면 영화나, 책의 일부 내용들을 머릿속에 이미지로 그려놓고 거기에 맞춰 음악을 만드는 거죠. 이렇게 하면 가사전달력이 확실히 생기더라고요."

참고로 이런 작업방식은 광고음악을 한 송슬기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 에이퍼즈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갑니다

하지만 에이퍼즈의 연주력과 작곡 능력이 매우 뛰어난 만큼 많은 팬들이 '일부 곡에는 가사를 붙여 보컬을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을 드러내고 있다. 에이퍼즈는 이런 요구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리 멤버들은 모두 연주곡을 더 좋아해요. 분명한 건 대중 중에서도 우리처럼 연주곡에 더욱 매력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는 거예요. 그래서 에이퍼즈는 연주밴드로서의 길을 지키고 더 좋은 연주곡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연주곡으로도 대중을 사로잡겠다는 우리의 길이요."

"다만 아예 가사가 들어간 곡을 배제하겠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콜라보레이션, 피처링 같은 작업을 통해 간간이 음악을 만들어 내기는 할 것입니다."

(*실제 에이퍼즈는 이번 6월 14일 리싸와 콜라보레이션 싱글 'Mr 수박'을 발매했다. 이 내용에 대한 부분은 박영웅의 밴드포커스 15회차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연주의 신' 에이퍼즈 2016년 석 장의 앨범 소개 및 공동리뷰

지난 2015년 미니앨범 'Fading Lights'를 발매하고 정식으로 데뷔한 에이퍼즈는 2016년 들어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해 나가는 모습이다. 컴필레이션 앨범 위주로 음악 활동을 했던 2015년과 다르게 올해는 현재까지만 총 3장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자신들의 이름을 내세운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 3장의 앨범은 이들이 가진 음악적 역량과 성장 과정을 담은 것들이라 의미가 깊다.

(1) 미니앨범 '문샤인'

첫 번째로 지난 1월 발매한 미니앨범 문샤인(총 5곡 수록)은 데뷔앨범과 비교해 더욱 고급스러워지고 '진짜 앨범'다워진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에이퍼즈 멤버들 각자의 매력이 중심이 된 앨범이라는 점이다. 모든 곡은 연주자 개인의 긴 솔로가 중심이 돼 있다. 개개인의 솔로를 팝과 재즈 기반의 사운드와 버무려 놨다.

"데뷔 앨범을 통해 K루키즈 톱6에 들어가게 됐죠. 톱6에 들어가게 되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앨범 내는 것을 도와줘요. 그래서 많은 지원을 받아 발매하게 된 앨범이 '문샤인'이에요. 사실 데뷔 앨범은 힘들게 연습실에서 직접 연주해서 발매했었는데 '문샤인'은 이런 애로사항 없이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아요."

"앨범 전곡은 모두 개인 연주 위주로 갈려고 했어요. 그래서 솔로가 길죠. 문샤인은 정말 연주 음악을 좋아하시는 팬분들이라면 만족하실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2) 싱글 '리빙 더 시티'

올해 두 번째 앨범은 4월 28일 발매하자마자 평단과 대중들에게 극찬을 받은 싱글 '리빙 더 시티'(Leaving the City)다.

'리빙 더 시티'는 거장의 숨결과 에이퍼즈의 연주가 결합하며 완성된 뛰어난 작품이다. 이번 싱글은 소녀시대 'Twinkle' 과 샤이니의 'Sherlock' 등을 탄생시킨 세계적 프로듀서 겸 기타리스트 데이브 클리블랜드(Dave Cleveland)가 곡 제공 및 제반 작업에 모두 참여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싱글은 데이브 클리블랜드가 의도한 재즈의 색이 강하게 살아 있다. 정확히 말하면 에이퍼즈가 이전에 보여준 팝과 록 성향의 연주곡에서 한 단계 진화한 '애시드 재즈' 혹은 '스무드 재즈'로의 변신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에이퍼즈가 어떤 앨범을 내놓든 'Leaving the City'는 이들의 작품 활동에서 '영원한 교과서'가 될 수밖에 없다. 그 정도로 수준 높고 세련된 음악이 태어났다.

(*에이퍼즈의 'Leaving the City'와 관련된 상세한 리뷰는 박영웅의 밴드포커스 5회차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매년 뮤콘에서 마스터클래스를 하는데 이곳에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데이브 클리블랜드가 함께 작업할 국내 뮤지션들을 찾고 있었어요. 사실 우리는 이번 마스터클래스를 신청도 안 했어요.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데이브가 우리의 음악을 듣게 됐고 꼭 에이퍼즈와 작업을 하겠다고 해서 만남이 성사됐죠.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처음에는 우리도 어리둥절했죠."

"하지만 막상 함께 작업하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데이브가 체류한 기간인 7일간 모든 음악 작업을 다 끝내야 했지만 정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는 데이브와 함께 문샤인을 리마스터링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가 큰 제안을 하더라고요."

"데이브는 너희가 더욱 꾸준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려면 반드시 대중성을 갖춰야 한다며 'Leaving the City'를 주더라고요. 너무 고마운 일이었지만 부담감도 있었어요. 우리가 쭉 해오던 스타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데이브가 많은 도움을 줬고 좋은 작품이 탄생한 것 같습니다."

"기존의 연주와는 다른 스무스 재즈곡이자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 아티스트가 만들어준 곡인 만큼 국제적인 노래라고 할 수 있어요. 연령대를 초월해서 들을 수 있는 곡인 만큼 편하게들 들어주시길 바라요."

 

(3)싱글 'Mr·수박'

에이퍼즈의 올해 세 번째 앨범은 6월 14일 발매된 'Mr·수박'이다. 루비레코드와 맺은 레이블 픽(루비레코드에서 밴드를 선정해 앨범을 발매하는)계약에 맞춰 나온 'Mr.수박'은 연주밴드 에이퍼즈와 홍대여신 리싸가 만나 만들어낸 팝재즈 성향의 보컬 곡이다.

에이퍼즈는 그동안 많은 유명 가수들과 공동 작업을 한 경험이 많지만, 이번처럼 정식 앨범을 발매한 것은 처음이다. 'Mr·수박'은 계속해서 노랫말이 담긴 연주곡도 들려달라는 팬들의 바람을 들어준 작품으로 볼 수 있다.

'Mr·수박'을 간단하게 평하자면 뛰어난 연주와 보컬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곡이다. 보컬 중심으로 만들어진 다른 밴드들의 곡들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연주와 보컬의 목소리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부분은 'Mr·수박'만이 가진 뚜렷한 매력이다. 기타 솔로, 드럼연주, 베이스, 키보드의 기교가 리싸의 목소리에 전혀 묻히지 않았다.

이 밖에도 'Mr·수박'은 에이퍼즈가 전작에서 보여주던 수준 높고 진중한 재즈와는 다른 신나는 비트 외 신시사이저, 대중적 팝 사운드의 매력을 가득 담은 곡이다.

(*에이퍼즈의 ''Mr·수박'과 관련된 상세한 리뷰는 박영웅의 밴드포커스 14회차에서 확인하시면 됩니다.) 
 
"'Mr.수박'은 완벽한 팝 음악이에요. 레트로한 사운드를 추구한 팝 음악이죠. 특히 보컬 리싸와 호흡을 맞추며 가사를 집어넣었습니다. 사실 이 곡은 '내게로 와'란 미디엄 템포의 R&B 곡이었어요, 하지만 여름이라는 시기에 맞춰 좀 더 재미있고 대중적인 곡을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제목도 바꾸고 스타일도 다시 바꾼 노래예요."

"확실한 것은 이 곡이 누가 들어도 좋은 대중성을 갖췄다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대중들은 편안하고 즐겁게 이 곡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 연주밴드의 공연 매력을 느껴주세요

일반 대중들은 연주밴드의 공연을 쉽게 접할 길이 많지 않다. 그래서 인지 연주밴드가 과연 몇 시간 동안 관객을 사로잡으며 공연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뒤따른다. 하지만 에이퍼즈는 이런 의문이 잘못된 것임을 강조했다.

"꼭 가사가 없더라도 신나는 음악만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고요. 뜻밖에 대중분들 중에서는 음악 자체를 듣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래서 우리는 이런 분들을 위해 공연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합니다."

"신나는 록사운드, 감미로운 재즈사운드, 대중적인 팝사운드 등 공연 적재적소에 여러 연주 음악들을 포진시키고 이것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죠. 한번 와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얼마나 공연장의 분위기가 뜨거운지." (웃음)

◆ 역사

지난 2005년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동기인 송승기와 김진이가 스터디 밴드를 시작하면서 음악 활동이 시작됐다. 이후 두 사람은 졸업 후 미국으로 음악 유학을 떠났고 2012 국내로 돌아와 밴드 구성에 박차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드럼 신선미를 영입했다. 1년 후 베이시스트가 탈퇴하자 소개를 받고 2014년 5월께 정혜민을 영입하며 현 체제를 완성했다.

"스터디 밴드를 시작으로 현재의 에이퍼즈까지 온 것 같아요. 당시 우리가 하려던 음악의 기준과 방향성을 지켜나갈 겁니다."
 
◆ 한 줄 목표

송슬기= "올해 가을께 나오는 에이퍼즈 정규앨범 무사히 내길 바랍니다."

임혜민= "정규앨범과 개인앨범도 준비하는데 모든 것이 대박 나길 원합니다. 그래서 최고급 외제 차 두 대를 사고 싶어요."

신선미= "행복하게 즐겁게 악기협찬을 받고 싶습니다."

김진이= "세계적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한국의 산타나."

■ 개인 소개

 

리더 겸 건반 송슬기= 서울 출신. 한양여대 작곡 전공. 고3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다. 취미로 피아노 정도를 쳤는데 몇 달 만에 대학에 합격했다. 작곡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 재학시절 신시사이저 음악의 매력에 빠졌고 이후 미국 유학을 선택. 키보드 연주를 시작했다. 잠시 광고회사에 취업하기도 했던 특이한 경력이 있다. 타고난 멜로디 감각의 소유자.

 

기타 김진이= 서울 출신. 한양여대 기타전공.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타를 쳤다. 클릭비를 보고 기타를 무작정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펑크록과 헤비메탈의 매력에 빠지면서 닥터밴드라는 헤비메탈 밴드의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했다. 이후 2010년 송슬기와 함께 미국 유학 후 에이퍼즈를 시작했다. 최고의 여성 헤비메탈 기타리스트.

 

드럼 신선미= 서울 출신. 한양여대 드럼 전공. 신선미는 밴드 신에서 타마앤베가본드 드럼연주자로 이름을 알린 유명 인물이다. 이미 드럼 실력으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는 에이퍼즈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베이스 임혜민= 부천 출신.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중3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피아니스트가 꿈이었다. 이후 중학교 때부터 밴드부에 들어갔고 베이스를 배웠다. 대학 시절 미국 인디밴드 협연부터, 베이스 세션으로도 꾸준히 활동했다. 현재 임혜민은 작곡에도 관심을 보인다. 개인 1집 미니앨범 '한 번 더 이별'을 준비 중이다
 
■ 팀명

"거창한 뜻은 없어요. 펑크와 재즈를 합친 겁니다. 여기에 A를 넣었죠. A를 받는 밴드가 되겠다는 뜻이에요."

(*더 많은 인디신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의 밴드포커스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에이퍼즈에 대해 더 많은 궁금점들은 트위터 dxheroes@, 페이스북을 통해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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