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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쓴소리 카리스마' 캡틴 한혜령이 말하는 여자하키 메달 관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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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쓴소리 카리스마' 캡틴 한혜령이 말하는 여자하키 메달 관건은?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6.28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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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공과 연습으로 전원 공격…바뀐 규칙 잘 적응해 20년 만의 올림픽 메달 도전

[스포츠Q(큐) 글 강언구·사진 최대성 기자] "저는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많이 해요."

한국 여자하키대표팀 '캡틴' 한혜령(30·KT)이 밝힌 자신만의 팀을 이끌어가는 방식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일찌감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 여자하키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대표팀의 중심축이자 주장인 한혜령은 자신만이 갖고 있는 카리스마를 앞세워 한달여 남은 자네이루 올림픽에서 4강 이상의 성적을 자신했다.

28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대한하키협회 후원사 OK저축은행가 마련한 리우 올림픽 출정 여자하키 국가대표팀 격려 만찬 자리에서 만난 한혜령은 거침없이 "4강에 오르겠다"고 말했다. 일단 4강에 오르면 메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생각이다.

▲ 한국 여자하키 국가대표팀 주장 한혜령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대한하키협회 후원사 OK저축은행이 마련한 리우올림픽 출정 여자하키 대표팀 격려 만찬에서 1등을 뜻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경험과 카리스마로 무장한 리더십, 4강 진출의 열쇠

한혜령은 2008년 베이징 대회(9위)와 2012년 런던 대회(8위)에 이어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다. 22세에 처음으로 올림픽을 경험했던 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아 금메달 획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선수도 한혜령이다.

한혜령은 캡틴 역할에 대해 "저는 쓴소리를 많이 하는 주장이다. 정신 무장이 덜 된 선수들이 있으면 쏘아붙이는 스타일"이라며 "혼낼 때는 혼내면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을 다독일 줄 알고 가끔씩 분위기도 잡는다"고 남다른 책임감을 보였다.

경기 내적인 측면에서도 "감독님과 미팅할 때 전술을 빨리 파악해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상황마다 지시해야 한다. 틈틈이 선수 교체 시 벤치에 가서 감독님의 지시를 듣고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7일 국제하키연맹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8위에 올랐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네덜란드(1위), 뉴질랜드(4위), 중국(6위), 독일(9위), 스페인(14위)과 A조에 속해 만만치 않은 조별리그 행보가 예상된다. 각 조에서 4위 안에 들어야만 8강에 오를 수 있다.

한혜령은 첫 경기 상대 뉴질랜드에 대해 "선수들의 체격도 크고 스피드가 뛰어나다. 수비가 약하지만 거침없이 공격하는 팀"이라며 "뉴질랜드 선수들의 개인적인 특징과 전술 부분은 파악했다. 현지 적응 여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혜령은 "득점 기회를 잘 살리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 한국 여자하키 국가대표팀 주장 한혜령이 28일 리우올림픽 출정 여자하키 국가대표팀 격려 만찬에서 리우 구상을 밝히고 있다.

◆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역습, 장점 살려 4강까지 GO

한혜령은 대표팀의 장점을 역습으로 꼽았다. 한혜령은 "우리 선수들은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다같이 공격으로 올라가서 마무리하는 것이 주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수 대표팀 감독 역시 서양 선수들과 체격적 열세를 극복할 방법으로 스피드를 내세웠다. 한 감독은 "순간 스피드를 끌어올릴 수 있는 훈련을 할 것이다. 스피드마저 앞서지 못한다면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속공과 역습을 가다듬겠다"고 전했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은 GPS(위성항법장치)를 몸에 부착하고 땀을 흘린다. 한혜령은 GPS를 활용한 훈련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혜령은 "전에는 감각에만 의존해서 훈련과 경기를 했다. GPS를 이용하면 이동  거리, 위치 등이 그대로 나온다"며 "이를 통해 오버 페이스를 자제할 수 있고 힘을 언제 써야할지 알 수 있다. 전술 연습을 할 때 움직임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여자하키의 또 다른 걸림돌은 바로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맞붙었던 중국이다. 중국과 결전에 대해 한혜령은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 상대의 실수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 한국 여자하키 대표팀 주장 한혜령이 28일 대한하키협회 후원사 OK저축은행이 마련한 리우올림픽 출정 여자하키 국가대표팀 격려 만찬에서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에게 격려금을 받고 있다.

◆ 리우 올림픽의 바뀐 규칙, 대표팀에 기회

리우 올림픽부터 하키 진행 방식이 대폭 바뀐다. 기존에는 조별리그를 통해 4강까지만 뽑았지만 이번 올림픽부터는 조 4위까지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체력 부담이 있을 수 있다.

한혜령 역시 이를 인정하면서도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상대도 올림픽인만큼 전력을 다할 것이고 체력이 소진될 것이다. 회복을 빨리 해서 컨디션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진수 감독 역시 "8강으로 대회 제도가 바뀐 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조 4위까지 기회가 있고 조 2위를 차지한다면 B조 3위와 8강전을 하기 때문에 4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네덜란드를 제외하면 모두 해볼 만한 상대다. 메달 획득 가능성은 50%"라고 희망적으로 봤다.

시간도 전후반 35분 제도가 4쿼터 각 15분씩으로 변경됐다. 한혜령은 "그동안 35분 가운데 10~15분을 전력으로 싸웠다. 이제는 15분 안에서 교체도 잦아지고 템포가 빨라진다"며 "기존에 전력 투구를 2번 했다면 이제 매쿼터 승부수를 던져야하기 때문에 4번을 해야 한다.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자하키 대표팀은 다음달 17일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2주 동안 현지 적응 훈련에 들어간다. 또 세계랭킹 2위 아르헨티나와 세 차례 평가전도 치를 예정이다.

한진수 감독과 한혜령은 "주변에 도와주시는 분들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던지고 싶다"며 "최선을 다해 당당하게 금의환향하겠다"고 입을 모으는 것으로 리우의 영광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 올림픽 여자 하키, 대회별 금-은-동메달 / 한국 성적

△ 1988 서울 = 호주 - 한국 - 네덜란드 / 은메달

△ 1992 바르셀로나 = 스페인 - 독일 - 영국 / 4위

△ 1996 애틀랜타 = 호주 - 한국 - 네덜란드 / 은메달

△ 2000 시드니 = 호주 - 아르헨티나 - 네덜란드 / 9위

△ 2004 아테네 = 독일 - 네덜란드 - 아르헨티나 / 7위

△ 2008 베이징 = 네덜란드 - 중국 - 아르헨티나 / 9위

△ 2012 런던 = 네덜란드 - 아르헨티나 - 영국 / 8위

▲ 한국 여자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대한하키협회 후원사 OK저축은행이 마련한 리우올림픽 출정 여자하키 국가대표팀 격려 만찬에서 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기주, 서정은, 홍유진, 이영실, 장희선, 김종은, 박승아, 장수지, 백이슬, 정해빈, 이유림, 한혜령, 한효주, 박미현, 조혜진, 천은비, 김현지, 김보미.한국 여자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28일 서울 중구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대한하키협회 후원사 OK저축은행이 마련한 리우올림픽 출정 여자하키 국가대표팀 격려 만찬에서 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기주, 서정은, 홍유진, 이영실, 장희선, 김종은, 박승아, 장수지, 백이슬, 정해빈, 이유림, 한혜령, 한효주, 박미현, 조혜진, 천은비, 김현지, 김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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