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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과도기 맞은 FC서울, 그래도 급하지 않은 황선홍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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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과도기 맞은 FC서울, 그래도 급하지 않은 황선홍 감독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29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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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전서 스리백-포백 혼용, 연착륙 시도…황선홍 감독 "한 경기 버렸지만 선수들 파악한 의미있는 경기"

[상암=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황선홍 감독이 FC서울 데뷔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어쩌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서포터tm 수호신과 서울 팬들은 크게 실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아직 급하지 않다. 조금씩 자신만의 팀을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이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서울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성남FC와 현대오일뱅크 2016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에서 아드리아노가 선제 헤딩골을 넣고도 티아고와 황의조의 연속골에 골키퍼 유상훈의 자책골까지 더해 3-1로 역전패했다.

서울은 황선홍 감독이 정식 부임하기 전인 지난 포항과 주말 원정경기에서 진 것을 포함해 2연패를 당하며 선두 전북 현대와 승점차가 5로 벌어지게 됐다.

▲ [상암=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황선홍 FC서울 신임 감독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에서 날카로운 표정으로 선수들을 응시하고 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실수가 많았을 뿐이지 충분히 자신감과 가능성을 본 경기였다고 말한다. 황선홍 감독은 전임 최용수 감독이 잘 조련해놓은 팀을 물려받아 좋은 것은 그대로 취하면서 자신만의 축구 색깔을 입힌다는 생각이다. 얼마나 걸릴지는 황선홍 감독도 알 수 없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생각이다.

◆ 경기 초반에는 스리백, 나중에는 포백까지 혼용…변화보다는 수비 안정부터

황선홍 감독은 성남을 맞아 굳이 수비에 손을 대지 않았다. 황선홍 감독이 자신에 맞는 포백으로 변화를 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경기 직전 배포된 라인업은 스리백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용수 감독이 좋은 팀을 내게 물려주고 갔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당장 큰 변화를 주기 어렵다. 단지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뛰어달라고 주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용수 감독과 어제도 잠깐 만나 대화를 나눴다. 도움이 많이 됐다"며 "경기를 치르고 나도 팀에 적응해가면서 점진적을 바꿀 문제다. 갑자기 변화를 주진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팀이 역전당하자 포백을 쓰기도 했다. 전술을 유연하게 가져가겠다는 자세가 보였다.

이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경기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서 이럴 때 포백 실험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포백에 대한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다"며 "한 경기를 버리긴 했지만 서울이 포백으로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패배를 기록해서 팬들에게 죄송스럽지만 팀을 파악해야 하는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소득과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 [상암=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황선홍 FC서울 신임 감독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에서 꼼꼼하게 메모를 하고 있다.

또 황선홍 감독은 경기 내용과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도 선수들을 다독였다. 황 감독은 "너무 결과에만 집착하면 과정이 사라진다. 늘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기를 주문하고 싶다"며 "서울이 지난 16경기에서 너무 좋았기 때문에 선수들도 완벽하게 축구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 2, 3골차로 이기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담감을 버리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황선홍 감독이 바라는 서울은 '에너지 축구', 아직은 과도기 시점

서울을 상대한 김학범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서울은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 시간상으로 당장 서울을 바꿀만한 여유가 없다"며 "그래도 황선홍 감독이 서울을 잘 끌고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선홍 감독 역시 변화를 주기보다는 당장은 안정을 원한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는 따로 있다. 바로 '에너지가 넘치는 축구'다. 황선홍 감독은 "나는 정적인 축구를 싫어한다. 힘찬 축구, 에너지 넘치는 축구를 원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분명 과도기다. 그것이 얼마나 될지는 말하기가 애매하다. 시간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일부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도 생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오스마르를 미드필더로 올리는 것이다. 볼 컨트롤과 간수 능력이 좋기 때문에 수비쪽으로 너무 내리기보다 중원쪽으로 끌어올려 미드필드에 힘을 불어넣겠다는 계산이다. 오스마르는 성남전에서도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 [상암=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황선홍 FC서울 신임 감독(가운데)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FC와 2016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에 앞서 가진 취임식에서 꽃다발을 흔들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황선홍 감독의 테스트다. 황 감독은 "상주 상무와 경기에서 오스마르를 계속 미드필더로 기용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박용우가 돌아와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다"며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은 계속 생각해볼 문제다. 또 부상이나 선수들의 피로도도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선홍 감독은 또 "선수들이 너무 잘하려다보니 급한 것이 보인다. 공격진행할 때도 그렇고 천천히 해야 할 때 마음이 급하다보니 상대 압박에 걸리고 실수가 잦았다. 너무 서두른 것이 패인"이라며 "지금 당장 서두를 것은 없다. 어차피 과도기이기 때문에 조금씩 만들어가겠다. 선수들도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격언을 실천에 옮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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